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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세례 받은 아이가 먼저 천국에 갔다

▲ L국의 아이들. ⓒ 복음기도신문

286호 / 선교 통신

최근 한 사건을 통해 내 마음은 다시 주님 앞에 세워졌다. 지난 3월 말, 고아공동체인 ‘휘장안에(히 6:19) 공동체’ 형제 중 ‘퍼은’이 복음을 전하고 돌아가는 길에 교통사고가 났다. 그때는 수술이 잘 되어 회복되고 있었다.

그러나 호전되던 퍼은은 한 달 전에 천국으로 갔다. 사망원인은 신장병 4기였다. 몸에 깨끗한 피가 부족하고, 투석이 시급해진 상황이 되어서야, 병원에서 발견된 것이다.

한국 의사에게도 자문을 구했는데, 교통사고로 인해서 몸 안에 있었던 병이 발견된 만성인 경우라고 설명을 해 주었다. 나중에 알았지만, 엄마도, 누나도 같은 병으로 일찍 사망했다. 그래서 고아가 된 것이었다.

그날 병원에서 사망 진단을 받은 시간이 새벽 한 시경이었다. 운구차를 불러 묘지로 가려고 했지만, 새벽이라 차도 없고, 그러다 보니 운송비를 너무 많이 불렀다. 퍼은의 친형은 고향까지 시신을 옮겨 주기를 원했다.

그래서 나의 차에 시신을 놓고, 함께 섬기고 있는 현지인 목사님과 사모님, 리더를 데리고 퍼은의 고향으로 출발했다. 쉼 없이 달렸다. 4시간 반 정도를 달려 도착했다. 동네 사람들이 다 모여서, 함께 울며, 함께 장례식을 치렀다.

퍼은이 남긴 말이 기억난다. 나를 만나고 복음을 들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이렇게 말했다.

“아짠(선생님), 나는 선생님이 믿고 있는 그 하나님을 믿고 싶어요!” 그리고 때가 되어 세례를 받았을 때는 이렇게 말했다. “아짠, 나는 아짠하고 있을 때가 내 평생에 가장 행복했어요!” 그랬던 아이를 직접 차에 태워서, 고향에 가서 장례를 치렀다.

그곳에 있던 책임자도 한 마디 했다. “퍼은이 한 기독대학에 입학한 이후, 완전 변했어요. 교회에 와서 크리스마스 행사를 열심히 섬겼어요.” 퍼은은 세례를 받고, 고향에 가서 크리스마스 기도 행사를 섬겼던 것이다.

이제 한 달이 지났다. 이제야 감정을 추슬렀다. 주님은 내가 이 땅에 살아야 할 이유를 확실하게 가르쳐 주셨다.

하나님을 전혀 모르던 고아, 퍼은을 불러와서 함께 했던 날들, 선생님이 믿고 있는 그 하나님을 믿고 싶다고 했던 날, 복음으로 감격했던 날들, 평생에 선생님과 함께 한 날들이 가장 행복했다고 했던 날. 그리고, 죽은 아이를 차 트렁크에 실어서 고향에 가던 날. 이렇게 그날, 그날은 지나갔지만, 여전히 먹먹한 내 가슴에 남은 울림이 있다.

“주님, 저는 이 땅에 남아 있네요.” 이 울림은 나의 이 고백을 이끌어 내었다. “저 힘에 부칠지라도 주님이 허락하실 때까지 이 땅에서 생명의 통로가 되겠습니다. 멈추지 않겠습니다!”

이제 이 사역을 멈출 수 없다. 나를 통해서 예수님을 만나고, 세례를 줬던 아이가 먼저 천국에 갔기 때문이다. 이 아이가 남긴 사역을 잘 감당할 수 있도록, 남은 ‘휘장안에 공동체’ 아이들과 현지 짠싸왕 교회를 말씀으로 잘 섬길 수 있도록 두 손 모아주시길 부탁드린다. [복음기도신문]

L국=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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