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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구 칼럼] 갑질 共和國

사진: U Othman on Unsplash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기도 하지만, 또한 갑질 공화국(共和國)이다. 그래서 <갑질>이 무엇인지 알아봤다. 영어에는 갑질이라는 단어가 없다. 그냥 Gapjil이라고 번역되어 있지만, ‘갑질하다’라는 것을 풀어서는 ‘to overuse One’s Power’라고 되어 있다. 즉 자신의 권세를 과도히 사용하는 것을 갑질이라고 한단다. 갑질도 여러 가지가 있는데, 첫째, 일반적으로 갑질이라 함은,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자가 자기 상대방에게 오만무례하게 행동하거나, 이래라저래라 하며 제멋대로 구는 것이라 한다. 둘째, 갑질 고객도 있다. 갑질 고객은 직원에게 오만무례하게 행동하거나, 이래라저래라 하면서 제멋대로 구는 고객을 의미한다. 셋째, 울트라(Ultra) 갑질도 있다.

그러면 갑질은 어디서 올까?
갑질은 우월감에서 나온다. 상대보다 자기 자신이 우월하다는 생각은 따지고 보면 열등감에서 나온다. 자신감과 우월감은 서로 다르다. 자신감은 확신에서 오지만, 우월감은 상대를 낮게 보고 자기가 우위에 있다는 착각에 빠져 있는 것이 사실이다. 때문에 상대에 대해 우월감을 가지고 멸시하는 것은 정말 못난이들의 행동이라고 할 수 있다. 앞서 말한 대로 우월감과 열등감은 결국 한통속이다. 모든 인간은 타락했고 평등하지만 모든 인간은 타락했고 죄로 어두워져 있다. 그러므로 누가 누구를 정죄하거나, 상대에 대해 우월감을 가지고 갑질하는 것은 정말 잘못되었다고 본다.

때문에 우월감과 갑질은 사회적으로, 국가적으로 큰 문제가 된다. 할아버지가 3선 위원이니, 작은아버지가 무슨 판사니 하면서 상대방을 멸시하는 갑질은 참으로 역겹다. 본래 한문에서는 갑(甲)과 을(乙)은 오래 역사를 가진 단어로 갑골문자에서 나왔다고 한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수직 문화이기에 자신보다 조금만 아랫사람이라고 생각되면 인격적으로 대하는 것이 아니라, 위압적으로 상대방에게 마음에 상처를 주는 무례한 행동을 한다.

또 갑질은 부자가 가난한 사람에게서, 상사가 아랫사람에게서도 나타나고, 권력을 가진 자가 권력을 못 가진 자에게 갑질을 하고, 공권력을 가진 자들은 일반 민초들에게 갑질을 하되 상대방이 감당할 수 없는 모멸감을 갖도록 멸시하는 것이 오늘날 다반사이다.

뿐만 아니라 정치하는 사람들은 표를 구걸할 때는 천사처럼 한없이 낮아졌다가도, 일단 국회에만 입성하면 완전 다른 사람으로 바뀌고, 수백 가지의 특혜를 받으면서 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갑질을 한다. 그들은 자당의 유익을 앞세워 희한한 거짓 정보를 유통 시키고 마타도어 작전을 하는가 하면, 감옥에 가야 할 사람들이 버젓이 의정 단상에서 할 말 다 하고, 국민을 희롱하고 있는 것도 모두 갑질이다.

그러니 지금 대한민국은 <갑질문화>라는 질병에 걸려 있다. 쥐 꼬리 만한 권력만 있어도 아랫사람을 개무시하고, 이권을 챙기는 사회이다. 특히 민주화했다던 사람들이 권력을 잡으면, 어느새 그들은 갑질 전문가들이 다 되어 있다.

자유대한민국은 세계에서 가장 잘 나가는 진취적 국가인 것은 맞다. <K-POP>, <K-Culture>, <K-방산>으로 참 잘 나가는 국가인 것은 맞지만,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질병은 갑을 관계의 긴장과 아픔 속에 있다. 그래서 사람들의 가슴 속에는 권력을 잡든지, 떼돈을 벌든지 하면 삶의 목표가 갑(甲)이 되고 말았다. 그래서 모두가 권력 콤플렉스와 부자 콤플렉스에 빠져 있다.

그러다 보니 우리나라는 어디를 둘러 보아도, 정의와 윤리와 진리를 추구하는 자가 있다면 그는 등신 소리를 듣는 환경이다. 잘 산다는 것이 무엇인가? 그것은 아무에게도 무시당하거나, 멸시당하거나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으면서 자유를 누리며 사는 것이 행복한 나라일 것이다. 아모스 선지자의 말처럼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나라>가 우리의 소망이다.

그럼에도 최근에 서초구 어느 초등학교의 초임 여자 선생님을 향한 학부형들의 집단적인 갑질에 시달려 그만 스스로 생을 마감하고 말았다. 꿈 많은 25세의 젊은 여선생님이 오죽했으면, 그런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까 싶다. 교육 생활에 몸담았던 한사람으로 참으로 애처럽고, 민망하고 가슴이 아프다. 알려진 바로는 그동안 여교사는 <갑질 학부형>들에게 감당키 어려운 모멸감을 받고 있었고, 교사로서 자존감을 짓밟히는 갑질을 당해왔다고 한다.

지금 대한민국의 공교육은 죽어있다. 교사들 대부분이 전교조에 소속되어 있고, <학생인권조례>라는 것을 만들어, 선생이 학생들을 체벌하면 형사책임을 묻게 되어 있다.

전교조가 누구인가? 북한 사회주의 사상을 추종하는 세력들이다. 이러한 전교조 그룹이 한국 교육계를 장악하고 있으니 우리 대한민국의 공교육이 큰 위기에 노출되어 있다는 것이 명백한 사실이다. 들리는 말로는 학생들이 선생님들을 피멍이 들 정도로 두들겨 패도 체벌할 수 없단다. 그러니 이는 자기 아버지를 고발하는 공산당의 모습이 아닌가 생각하니 실로 섬뜩하다.

<학생인권조례>로 인해 <교사의 인권>은 바닥에 추락해 있다. 학부모들이 담임 선생님을 존중히 여기지 않고 있으니 그 아이들이 여선생을 놀림감으로 만들고, 남 선생님께 대들고 폭력을 행사해도 되는 나라가 되고 말았다. 제 자식 귀한 것만 생각하고 교사들에게 막말하고 갑질하는 학부모들은 반성했으면 한다. 사실 80이 넘은 나 같은 사람도 학생들이 무섭다. 우리 집 앞 공용주차장에 중학생들이 모여 흡연을 하고 꽁초를 함부로 마구 버려도 두들겨 맞을까봐 감히 말을 못 하고 있으니 말 그대로 세상은 말세다.

「갑질은 우월감에서 나오고 우월감은 열등감에서 나온다!」 갑(甲)이나 을(乙)이나 모두가 하나님의 형상(Imago Dei)으로 만들어진 평등한 인생이니, 서로 위로하고, 격려하고, 존경하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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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구 박사 | 전 총신대. 대신대 총장. 40여년간 목회자, 설교자로 활동해왔으며, 최근 다양한 국내외 시사를 기독교 세계관으로 조명한 칼럼으로 시대를 깨우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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