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로운 자와 동행하면 지혜를 얻고(잠 13:20)
본지가 [동행] 코너를 통해 믿음의 삶을 소개합니다. 노년의 독자들에게는 추억과 재헌신의 결단을, 다음세대의 독자들은 도전과 권면의 글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편집자>
그가 나를 데리고(27)
신학교 새벽기도회는 학생들이 돌아가면서 한다. 나는 설교학 설교 실습을 통과는 하였지만 다시는 내 생애에 설교는 안하겠다고 결심을 단단히 했다. 설교 작성 시 우리 담임 목사님 설교를 3분의 1정도 섞어서 설교를 했다. 근데 뒷맛이 그렇게 떫을 수가 없었다. “아이구 이런 것이 설교라면 난 다시는 안 한다.” 누구한테 고백도 못하고 혼자 다졌다. 근데 과대표가 내 차례가 되었다고 기숙사생 새벽예배 때 설교를 하라고 했다. 안 한다고 버텨도 안 들어주고 떠맡겼다. 나도 모르게 필통을 냅다 던지면서 성질을 냈다.
그 후 학교에서 어떤 과목을 듣다가 마음이 어지러워서 기숙사로 돌아왔다. 성경을 펴니 시편 23편이 눈에 들어왔다.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가 부족함이 없으리로다.”(한글 개역본) “내가”라는 주체적 단어가 확 들어왔다. “아니 하나님이 목자신데 나를 부족함 없이 해주셔야 해요.” 태도였던 것이 보였다. 여기서 다윗은 당당히 “내가”라고 하는데 나는 뭐하고 있나? 나도 부족함이 없다. 하나님이 내 목자시니까. 이렇게 생각하니 감사해서 눈물이 줄줄 나왔다. 다시 이 말씀을 천천히 암송하니 꿀맛 같았고 정말 하나님은 내게 모든 것을 채워주셔서 나는 부족함이 없어서 암송하고 또 암송하며 눈물로 은혜를 누렸다.
이 일을 동양선교회 사무실에 와서 멘토님에게 얘기했더니 설교는 그렇게 내게 와닿은 말씀을 함께 나누는 거라고 교제해 주셨다. 그때 “아! 나도 설교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과대표에게 가서 사과하고 설교하겠다고 했다. 시편 23편으로 내게 주신 은혜를 나누는데 성경이 더 환하게 열리는 것처럼 설교하는 그 시간에 여러 말씀이 이해가 되며 쏟아지는 것이었다. 그 설교로 제일 은혜받은 사람은 나였다. 이미 열린 말씀이 설교 그 시간에 또 열리고 더 열리는 은혜는 대단했다. 꼭 하나님께서 큰 잔칫상을 내게 차려주시고 여러 진찬 메뉴를 더 베풀어주시는 기분이었다. 이렇게 나의 신학교 시절 첫 설교는 주님과의 교제를 나눔으로 시작되었다. <계속> [복음기도신문]
황선숙 | 강변교회 명예전도사. 서울신학대학교 졸. 강변성결교회 30년 시무전도사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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