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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간 매월 한 주간 열방을 위해 기도해요”

기도의 불을 꺼트리지 않는 박재례 권사 (압해열방선교센터)

박재례 권사(압해열방선교센터)

284호 / 사람풍경

신안 압해도 열방선교센터를 찾았다. 태풍으로 무너진 창고가 안식관이 된 이곳. L국 선교사로 나가 있던 첫째 아들이 한국에서 지낼 곳을 마련하기 위해, 그러나 그보다 하나님을 위한 공간으로 쓰이길 바라며 손수 벽돌 한 장 한 장을 쌓아 지은 곳. 돈이 없어 미장도 못하고, 겨울엔 춥고, 여름엔 덥지만 지금 이곳에서 1년 12달 기도의 불이 뜨겁게 지펴지고 있다. 14년간 매월, 1주 동안 144시간 쉬지 않고 열방을 위해 기도하고 있는 박재례 권사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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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느헤미야 기도 중인 박재례 권사. ⓒ 복음기도신문

올해 85세의 박재례 권사는 6.25 전쟁이 일어나던 1950년, 12살에 예수님을 믿게 됐다.

“그때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문준경 전도사님이 옆 마을 병풍리에 오시면서 순교기념교회가 세워졌어요. 그 무렵부터 예수를 믿었어요. 뭔지 몰라도 열심히 다녔어요. 그 당시는 목사님들이 섬에 들어와서 교회를 섬겼어요. 그런데 식량이 없어서 가족이 다 같이 못왔어요. 그래서 제가 그분들 밥을 해드렸어요. 그때는 목사님이 가장 좋아 보여서, 우리 자식들을 다 주의 종으로 바쳤어요. 감사하게도 지금은 두 자녀가 주의 종이 됐죠.”

문준경 전도사님이 옆 마을에 오시면서 예수님 믿어

박 권사가 느헤미야52 기도를 알게 된 것은 막내 딸인 강은선 전도사가 순회선교단 훈련을 받으면서부터다. 느헤미야52 기도는 기도24·365본부가 제안한 기도의 식양 중 하나로, 일주일 동안 복음의 영광, 박해를 이긴 교회, 다음세대, 열방에서 일어나는 죄와 선교, 영적 전쟁 등의 6가지 주제를 가지고 연속해서 진행되는 기도식양이다. 강 전도사는 어느 날 한 가정집에서 느헤미야52 기도를 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을 보게 됐다. 강 전도사는 심장이 두근거렸다고 했다. 이런 기도는 큰 교회 같은 곳에서 하는 것이라고만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것을 하라고 하시는 거구나. 느헤미야52 기도!’ 강 전도사는 안식관을 지어놓고 이곳이 하나님을 위해 사용되기를 바라고 있었다.

2009년, 기도24·365 완주예배에 참석한 강 전도사는 안식관에서 느헤미야기도를 하겠다는 작정서를 냈다. 그 당시 안식관의 이름은 없었다. 그 자리에서 이름을 지었다. “우리는 열방을 위해 선교하면서 살아야 하니까 ‘열방선교센터’로 해야겠다.” 처음 기도를 하는 사람들은 1년에 한두 번만 해도 된다고 안내가 됐다. 그러나 1년에 한 번만 하고 나머지는 기도를 안 한다는 것이 마음에 걸렸다. 적어도 계절마다 1번은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4번을 작정했다. 그렇게 2010년부터 느헤미야기도가 시작됐다.

– 쉽지 않은 결단을 하셨네요.

“1년 동안 기도를 하고, 2010년에 기도24·365 완주예배에 갔어요. 거기서 느헤미야 기도를 또 작정하라고 했을 때 힘들었어요. 처음엔 나는 못한다고 했어요. 계속 작정하라고 하길래 작년에 한 것처럼 4번만 하자고 했어요. 그런데 김용의 선교사님 말씀을 듣는데, 믿음으로 발걸음을 떼라는 거예요. 거기서 내가 졌죠. 그러면 1년에 6번을 하겠다고 작정했어요. 우리집이 겨울에는 춥거든요. 봄부터 한 달에 한 번씩 6개월 하면 되겠다고 생각했죠. 한 달에 한 번씩 해보니까 괜찮더라고요. 나중에는 1년에 12번을 하자고 했어요.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까 내가 이 기도를 안 했으면 맨날 농사일만 하다가 인생이 끝났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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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하는 남편, 막내딸과 함께. ⓒ 복음기도신문

처음에는 1년에 4차례 한 주간 기도

– 기도하면서 주님이 주신 은혜도 많을 것 같은데요?

“혼자서는 기도를 못 한다고 생각했어요. 막내딸이 있으니까 기도를 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나는 배운 게 없는데, 손자들은 말씀도 잘 나눴어요. 그러면 내가 위축돼요. 손녀들에게 얕잡아 보일 것 같기도 하고. 기도를 할 때 많이 졸기도 했어요. 하루는 밤 12시에 나와서 기도를 하고 있는데, 비몽사몽간에 주님이 ‘너는 네 일을 그만하고 내 일을 해라.’는 마음을 주셨어요. 속으로 ‘나 같은 사람한테 어째서 기도를 계속 하라고 하냐.’라고 생각했어요. ‘네 기도는 마음에 안든다.’고 하실 것 같았거든요. 기도도 잘 못하고 늘 죄송한 마음이었는데, 하나님은 잘하는 걸 원하지 않으시고 순종하기를 원하시는구나 깨닫게 됐어요. 잘 할 줄도 모르는 나에게 주의 일을 하라고 하는 게 감사했어요. 그러고 나니까 이 기도를 하는데, 많은 시간을 기도한다고 해도 상관이 없어졌어요. 복음학교에서 은혜 받기 전에는 나는 여러 시간 못한다고 딸에게 으름장을 놓기도 했거든요.”

– 복음학교에서 어떤 은혜를 받으셨나요?

“2006년도에 처음 복음학교에서 훈련을 받고, 십자가에서 예수와 함께 나의 죄된 옛 자아가 죽었다는 것을 믿게 됐어요. 그런데 예수와 함께 죽었다면 화가 나지 않을 줄 알았는데, 여전히 화가 나는 것을 보면서 안 죽었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다시 복음학교 섬김이를 갔는데, 그 때 2000년 전에 나의 옛 자아를 죽은 자로 여기라는 말씀을 듣게 됐어요. 화가 안나는 게 아니고 믿음으로 죽은 것을 여기라는 것이구나 깨달아졌죠.

그리고 얼마 후, 기도를 하려는데 딸이 광주에서 열리는 중보기도학교 섬김이를 간다는 거예요. “나는 혼자 기도 못한다.”고 했어요. “난 아직 애기 수준이다. 나를 도와줘야지, 애기한테 혼자 하라고 하면 되겠냐. 못한다.” 그런데 어떻게 하겠어요. 어쩔 수 없이 혼자 기도했어요. 아침도 안 먹고, 점심도 안 먹고 기도를 하고 잠깐 나와서 하우스에 가봤어요. 과일 모종들과, 고추 모종은 4000주를 키우고 있었기 때문에 매일 잘 돌봐야 했어요. 그런데 전날까지 잘 있던 모종들이 기도하다가 문을 못 열어 줘서 한낮 뜨거운 열기에 다 죽어버렸어요. 그걸 보는데 ‘고추가 다 죽었네. 나도 2000년 전에 십자가에서 다 죽었지.’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더니 마음에 평안이 와버렸어요. 고추가 살아있을 때보다 더 평안해요. 하나님께 다 맡겨버려야지, 내가 스스로 하려고 하면 속에서 올라오는 것들이 많은데, 다 죽었다고 생각하니까 마음에 평안이 온 거예요.”

– 고추가 죽은 것을 보고서 복음을 깨달으신 거군요.

“손주들이 학교에서 돌아올 때까지 혼자 기도를 하는데 그 전에는 기도를 내 힘으로 하니까, 딸 없이 혼자서는 못할 것 같았는데, 옛 자아가 죽었다고 여기니까 24시간이 아니라 일주일도 혼자 하겠더라고. 말씀을 보고 기도하다가 좀 힘들면 잠깐 누웠다가, 다시 일어나서 기도했어요. 말씀을 보고 묵상한 내용을 제대로 나누지는 못해도, 본문을 읽고 혼자 은혜받고 기도를 하는 거예요. 주님이 내 수준을 아시니 나는 전심으로, 하나님 보시기에 합당하게 하는 걸 원하시는구나 생각하고. 지금은 기도할 사람이 있든지 없든지 상관없이 기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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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도 아웃리치에서 느헤미야 기도로 함께 한 현지인 성도. 제공: 박재례 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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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도 아웃리치에서 느헤미야 기도로 함께 한 지체들. 제공: 박재례 권사

– 기도하면서 어려우신 적은 없으셨어요?

“한번은 중보기도학교를 섬기고 대만 아웃리치를 다녀왔는데 고추가 마을에서 제일 잘컸더라고요. 그래서 하나님을 찬양하며 고추를 따고 벌레약을 쳤는데 다음 날 약이 뿌려진 고추들이 다 말라 죽은 거예요. 누가 농약통에 제초제를 부어놓았더라고요. 그동안 우리를 괴롭혀왔던 이웃이 있었는데 그분들 소행이 아닌가 생각해요. 우리가 느헤미야기도를 하겠다고 작정한 첫날부터 가장 사이가 좋았던 그 이웃이 원수가 됐어요. 우리가 기도만 하면 소리를 질렀어요. 우리집 전선도 잘라서 며칠 동안 전기가 들어오지 않은 때도 있었어요. 어느 날은 우리집 연탄불을 빼놓기도 하고, 우리 비닐하우스도 몇 번 찢었어요. 기도를 하는데, 이들과 어떻게 싸우겠어요. 아무 말도 못하고 기도만 했어요.”

해코지하던 이웃도 기도하며 축복하게 돼

강 전도사는 제초제로 고추가 말라 죽은 때를 회상했다. 선교 훈련을 받으며 강 전도사와 박 권사는 오만과 대만으로 선교 아웃리치를 다녀왔다. 집에 돌아와 고추 농사가 풍년이 된 것을 보고 ‘우리가 주님의 일을 하고 왔더니 주님이 우리의 일을 해주셨구나.’라며 기쁘게 고추를 땄다. 그리고 그날 저녁 제초제가 든 농약을 뿌린 것이다. 다 말라 죽은 고추를 보고 강 전도사는 부모를 어떻게 위로해야 될지 몰랐다. 기도도 안됐다. 무작정 성경을 펴고 아무 데나 읽기 시작했다. 디모데전서를 읽는데 ‘죄인 중에 내가 괴수’라는 말씀이 들어왔다. 자신이 믿음이 있어서 구원받은 게 아니라 주님의 은혜로 구원을 받았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그리고 열방의 미전도종족을 위해 기도하면서도 이웃집 아저씨를 위해 기도해 본 적이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강 전도사는 어머니에게 이웃을 위해 축복하고 기도하자고 제안했다.

“그 집을 향해서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찬양을 부르고 기도해줬어요. 그런데 그렇게 힘들게 하던 사람들이 일찍 모두 세상을 떠났어요. 그들이 가고 나니까 하나님께 죄송하더라고. 그들에게 예수 믿고 천국 가라는 소리 한번 해줬어야 했는데, 그 사람들이 뭐라고 할까봐 계속 전도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말을 못했어요. 그게 제일 하나님께 죄송해요.”

– 어려운 시간을 통과하셨네요. 오랫동안 열방을 위한 기도를 하신 소감이 어떠세요?

“14년 동안 하나님의 특별한 은혜가 아니었다면 이런 기도를 할 수 없었을 것 같아요. 하나님이 우리를 얼마나 사랑하시는가. 기도하는 것이 얼마나 기쁜 일인가 깨닫게 돼요. 이 기도를 10년이 넘게 했는데도 몇 년 안 된 것 같아요. 다른 것은 못해도 기도는 할 수 있겠구나 생각해요. 상부에서 오라 그럴때까지요.”

– 끝으로 기도 제목 말씀해주세요.

“열방이 회복되기를 위해 기도해주세요. 우리 자녀들과 손자들 모두 주의 일을 앞서서 할 수 있는 사람들이 되도록 기도하고 있어요.” [복음기도신문]

Y.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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