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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모든 아이는 세상 모든 어른의 선물이다

사진: 김봄

[선교 통신]

한 달 전, 어린 동생을 업고 처음 교회에 온 자와디(Zawadi)가 한 달 4주를 빠짐없이 예배시간에 참석, 개근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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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김봄

이곳에서 부모가 기독교인이 아닌 집안의 아이가 한 달을 결석하지 않고 교회에 온다는 것은 거의 기적에 가까운 일이다. 학교에 가지 않은 일요일은 밀린 일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일요일이 일하기 더 좋은 날이다뿐이지 학교에 가는 평일이라고 해서 이곳의 아이들이 노동에서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학업에서 벗어난 아이들의 일요일은 노동의 날이다. 대부분 아이들이 부모를 따라 논과 밭으로 일을 나가거나 밀린 집안일을 해야 하며 동생을 봐야 한다.

설사, 부모가 기독교인이라고 해도 한 발자국도 걸으려 하지 않는 고집불통인 동생을 업고 한 시간을 걸어 교회에 온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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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김봄

그런데도 자와디는 동생을 업고, 한 달을 빠짐없이 한 시간이 넘는 거리를 다 떨어진 슬리퍼를 끌고 먼지 흙밭 길을 걸어 교회에 왔다. 예배 시간 한 시간 전부터 교회 마당에서 어린 동생과 놀고 있는 8살 자와디의 표정에는 입에서 단내가 나도록 노동을 하고 잠시 쉼을 누리는 어른의 피곤함이 묻어 있다.

하지만 자와디의 쉼은 잠시, 예배가 시작되면 칭얼대는 동생을 달래고 어르느라 제대로 앉아 있을 수도 없다. 다른 사람에게는 절대 가지 않는 언니 껌딱지인 동생 때문에 자와디의 예배는 육아의 연속이다. 그런데도 자와디는 한 번도 예배를 포기한 적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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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김봄

뒤에서 동생을 업고 예배를 드리고 찬양을 했고, 포대기로 동생을 칭칭 감싸고 뛰면서 율동도 드린다. 자와디가 뛸 때마다 등의 동생이 떨어질 것 같아 위태해 보이지만, 자와디는 상관하지 않고, 자신이 낼 수 있는 힘을 다해 뛰고 춤추며 예배를 드린다. 환하게 웃는 표정으로.

선물이라는 자신의 이름처럼, 자신의 모든 것을 하나님께 선물을 드리는 것 같다.

자와디(Zawadi)는 선물이라는 뜻이다.

분명, 자와디가 세상에 태어났을 때, 모두의 기쁨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세상의 선물처럼 살라는 모두의 소망이었을 것이다. 자와디의 부모는 자신들 인생의 선물처럼 자와디를 안았을 것이다. 사랑하며 잘 키우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가난한 나라의 가난한 시골 마을, 가난을 유산으로 대대로 이어받은 그들의 삶은 녹록지 않았을 것이다.

가끔, 젖먹이 양육의 책임을 8살 어린 딸에게 전가시켜버리는 무책임한 부모가 원망스러울 때가 있다.

하지만, 바람 한번 불면 바스러질 것 같은, 가축의 우리보다 못한 자와디의 집을 찾아갔을 때, 자와디의 어린 등에 동생을 짊어지게 한 부모의 삶을 이해했다.

무너지기 일보 직전의 집이라도 지키기 위해, 적어도 아이에게 하루 한끼라도 먹이기 위해, 무슨 일이라도 해야 하였으리라.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어쩔 수 없었으리라.

하긴, 자와디뿐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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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김봄

아이를 업은 아이는 빨래를 하거나 장작을 패거나 물을 긷는 아이처럼 우리 동네에서 흔히 볼 수 있다. 가난을 대대로 물려받은 아프리카 가난한 마을 아이라면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노는 아이들은 거의 볼 수 없다. 놀 만한 장소도, 놀이기구도 없고, 일도 하지 않고 노는 아이를 당연하게 봐주는 어른도 없다.

이곳에서 아이들은 노동력이다. 지금의 어른들도 노동력으로 자랐다. 아이들의 손바닥은 마치 평생을 노동 현장에서 일한 인부의 손 같다. 겨우 열 살이 넘은 남자아이들의 몸은 노동으로 야무지게 다져져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학교에 가기 위해서는 더 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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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김봄

초등학교, 중학교까지 의무교육이라고 해서 학비는 없다고 하지만, 교재비, 식비가 만만치 않다. 게다가 이곳은 시험을 쳐야 다음 학년으로 올라갈 수 있다. 또 시험을 치기 위해서는 시험비가 있어야 한다. 아무리 공부를 잘해도 돈이 없어 시험을 칠 수 없으면 다음 학년으로 진학을 할 수가 없다.

사정이 이러다 보니 가난한 시골 마을의 아이들은 교재비, 식비, 시험비가 없어 진학하지 못해 학교에 다니지 않은 아이들이 부지기수다.

겨우 돈을 마련하여 진학하다 보니 중학생들의 나이가 18, 19살이다.

그렇게 겨우 중학생이 되었다고 하더라도 교과서가 없다 보니 빌려보고, 베껴 써야 한다. 수업이 끝났는데도 교과서를 필사 해야 하기 때문에 아이들은 휴일에도 학교에 가야 하고, 집에서 일해야 하는 아이들은 이마저도 할 수 없어 낙오될 수밖에 없다.

이러다 보니, 교육을 받지 못한 상태로 어른이 되고, 배우지 못한 어른이 되어 숙명처럼 가난을 자식에게 물러줄 수밖에 없게 된다.

그래서 우리는 학교를 세우고, 구제하고, 교회를 세우고 복음을 전한다.

세상은 이야기한다. 그런다고 가난과 무지의 굴레가 끊어지냐고. 왜 세상에는 자와디가 같은 아이들이 수없이 살고 있냐고.

하지만 하나님의 사랑과 일하심은 인간의 연약함이나 무능함으로 실패될 수 없다. 그렇기에 우리는 포기하지 않아야 한다. 이미 하나님은 자와디의 인생 가운데 깊이 개입하고 계신다.

동생을 업고 한 시간을 걸어 교회에 오고, 칭얼거리는 동생을 달래고 어르면서 예배드리고 뛰고 찬양하는 자와디는 이미 하나님이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으로 사신 하나님의 선물이다.

그렇기에 자와디는 이름처럼 이미 세상의 선물이다.

자와디뿐 아니라 세상의 모든 아이는 어른의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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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김봄

아이들이 세상의 선물처럼 살 수 있게 하려면, 우리는 더욱 복음을 전해야 한다.

복음 외에는 방법이 없으니까.

교회 안에서 복음을 듣고 찬양하기를 기뻐하며 자란 수많은 자와디들이 가난으로 쓰러져가는 집안을, 마을을, 나라를, 예수 그리스도의 빛으로 세울 것이다.

하나님이 하실 것이다.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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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봄 | 기록하는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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