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기간 혼란·때려도 처벌 안 받는다는 인식 탓”
미국에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중단됐던 대면 수업이 재개된 뒤 학생에게 맞는 교사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위험관리 서비스 업체 갤러거 바셋 자료에 따르면 작년 9월부터 지난달까지 한 학년 동안 미국 내 학교 2천곳에서 폭행 관련 산재 보상 청구 건수는 1천350건으로 5년 내 최고치를 기록했다.
산재 청구액도 평균 6천700달러(878만원)로 2018~2019학년도보다 26% 증가했다.
갤러거 바셋의 공공 부문 담당자인 그레그 맥케너는 “폭행 관련 산재 청구가 5년 내 가장 높은 빈도와 심각성, 복잡성을 보였다”고 말했다.
지난 1월 버지니아주 뉴포트뉴스에서는 수업 중 6살짜리 초등학교 1학년 학생이 쏜 총에 맞아 교사가 다치는 일이 있었다. 총을 쏜 학생의 어머니는 아동 방치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지난 3월에는 콜로라도주 덴버의 이스트 고등학교에서 행정직원 두 명이 17살짜리가 쏜 총에 맞아 다쳤다.
네바다주 워쇼 카운티의 딜워스 중학교에서는 작년 12월 한 영어 교사가 비상구 문을 통해 몰래 들어오는 학생 3명에게 돌아가라고 했다가 학생들에게 욕을 들었다. 이어 학생들은 비키라며 교사를 밀쳤고 교사는 얼굴을 사물함에 부딪혀 바닥에 피를 흘리며 쓰러졌다.
이 학교 또 다른 교사는 이번 학년 동안 지난달 중순까지 20건 이상의 싸움을 말렸다고 한다.
이 지역 학교 경찰에 따르면 워쇼 카운티에서는 이번 학년 동안 학생들이 교직원을 상대로 폭력을 행사한 사례가 30건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심리학회(APA)가 2020년 7월부터 2021년 6월까지 교직원 1만5천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교사의 14%는 학생에게서 물리적 폭행을 당했다고 답했으며 학교를 그만두거나 옮기고 싶다는 교사도 절반(49%)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대면 수업 재개 이후 학생의 교사 폭행이 증가한 이유로 팬데믹으로 인한 사회적 혼란과 정신 건강 등을 꼽았다. 또 잘못된 행동에 대한 전통적인 처벌이 경시되면서 학생들 사이에 처벌받지 않는다는 인식이 퍼지게 된 것도 학생들의 폭력적 행동이 늘어난 원인으로 꼽혔다.
워쇼 교육구의 수전 엔필드 교육감은 요즘 학생들이 전보다 물리적인 힘에 더 빨리 의지한다며 “이름을 부르고 밀치는 것부터 시작했을 일이 요즘은 얼굴에 주먹을 날리는 것부터 시작한다”고 말했다.
또 팬데믹 관련 혼란과 트라우마의 여파가 학생들의 폭력 행위의 원인이 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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