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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매체, 한국 여성 자살률 조명…“모순되는 기대 강요받아”

▲ 폐쇄못한 '우울증갤러리'에서 또…모방범죄 우려 (CG) (연합뉴스 자료 사진)

수년째 감소세를 보이던 한국의 자살률이 젊은 여성들의 자살 증가로 인해 다시 늘어나고 있다고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코노미스트는 10년간 줄어들던 한국의 자살률이 2018년을 기점으로 다시 늘기 시작, 리투아니아를 제치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1위로 올라섰다는 점에 주목했다.

한국 남성의 자살률은 증가하지 않은 만큼 이러한 통계는 한국 여성, 특히 젊은 여성의 높은 자살률이 영향을 미쳤다는 게 이코노미스트의 분석이다.

실제 이코노미스트가 18개국 40세 미만 여성의 2018~2020년 자살률 통계를 분석한 결과 한국은 나머지 국가들과 증가 폭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한국에서는 자살률이 10만명당 13.6명에서 16명으로 급격히 증가한 반면, 그외 17개국 평균 자살률은 4.6명에서 4.7명으로 소폭 늘어난 데 그쳤다.

이코노미스트는 특히 한국의 10대 여성들이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는 과정을 소셜미디어(SNS)로 중계한 사례를 소개하며 심각성을 부각했다.

한국에서는 지난달 16일 10대 여학생이 건물 옥상에서 극단적 선택을 하며 이를 SNS로 중계한 데 이어 이달 5일에도 10대 여성 2명이 한남대교에서의 자살 시도 장면을 중계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이러한 자살률 증가의 원인 가운데 하나로 “(한국) 여성들이 점점 더 모순적인 기대를 강요받고 있다”는 점을 짚었다.

그러면서 “그들(한국 여성)은 집에선 대부분의 가사노동과 육아를 짊어지고 있고, 외벌이 가정이 줄어들면서 밥벌이까지 해야 한다는 기대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한국 여성들은 ‘초경쟁 교육 시스템’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인다고 해도 직장에서는 차별에 노출되고, ‘여자는 일보다 육아’라는 시선 속에 살게 된다고도 덧붙였다.

이 밖에 “많은 이들(여성들)이 성차별적인 미적 기준과 여성혐오, 성적 학대, 몰래카메라 포르노 등에 노출된다”며 “불안정한 직장을 가질 확률도 높다”고 꼬집었다.

이코노미스트는 지난달 정부가 발표한 ‘제5차 자살예방기본계획(2023~2027년)’에 대해서는 “그들이 고통받는 근본적 원인을 해결하려면 보다 진지한 계획이 필요하다”고 평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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