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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바 칼럼] 눈물짓게 하는 5월을 보내며

사진: pixabay

지난 어버이 주일 예배에서 ‘룻과 나오미’의 이야기를 나눴다. 말씀 전에 곱게 늙어 한 사람을 먼저 화장터로 보내야 했던 혼자 남은 노인의 짧은 동영상을 봤다. 예배 마치기 전 ‘나실 때 괴로움 다 잊으시고 기르실 때 밤낮으로 애쓰는 마음’ “어머니 은혜”를 함께 찬양하는 중 대부분의 권사님들 눈이 촉촉히 젖은 것을 나는 보았다.

이방인임에도 불구하고 홀로 된 시어머니 나오미를 죽기 까지 따라가서 복을 받은 룻과 좋은 며느리였지만 끝에는 자기 길을 가는 선택을 하여 복에서 누락된 오르바.

두 노인네가 다리가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서로 의지하고 살다가 때가 되어 화장터의 불길과 재만 남기고 사라진 평생 배필을 그리워하며 남은 삶을 살아가야 하는 노인의 외로움.

권사님들은 먼저 떠난 영감 생각, 기억이 흐릿할 정도로 훨씬 일찍 떠난 부모들, 어버이 날이라고 짜장면 한 그릇과 봉투 하나씩 전달하고 바쁘게 돌아가는 자식들과 손주들. 그리고 나도 부모님과 영감 따라 곧 갈텐데, 왜 어릴 때는 몰랐고 나이 들어서는 바쁘단 핑계로 알면서도 부모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는가 불효와 회개의 마음. 홀로된 자기의 처지와 홀로 떠나야 할 그 순간, 그 생각하며 잠시 그리움과 회한의 눈물이었다.

예배 시간이 아니었으면 아무 생각 없이 흘려보냈을 5월의 어느 한 날. 주위를 둘러보아도 깊은 슬픔과 추억을 나누고 들어줄 영감도 부모님도 안계시고 사랑하는 자식들은 돈 봉투와 냄새만 남기고 가버렸다. 철든 후 하나님 생각하며 살았지만 하나님은 보이지 않는다.

‘권사님들 제가 그 마음 압니다.’그렇게 말하고 싶었다. 돈 봉투나 짜장면 한 그릇보다 마음을 알아주는 부모님, 영감, 아들, 딸 손주들과 함께 있는 시간이 귀한데 옆에 있어도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 없고 옛날에 먹고 살 걱정하며 싸우다가 보낸 영감도 철없던 어릴 때 등짝을 후려패며 혼내던 부모님 그림자도 이제는 다시 느낄 수도 없다. 철 들어서 잘 해드리려 해도 남지 않으신 분들. 애들은 나처럼 인생 후회하지 말길 원하여 가르쳐주고 싶어도 왜 곧 후회할 인생을 반복하며 사는가. 슬픔과 잠시 헛된 것에 기뻐하다 사라지는 안개와 수증기 같은 인생.

누군가를 잃어버린 적 없는 아이들은 5월이 좋기만 하고 자식 키우는 젊은 부모들은 바빠서 사치스러운 회한의 감정에 빠질 여유조차 없고. 돈 봉투 드리는 것도 없는 중에 자식이 짜낸 최선의 효도.

그러나 잘 풀리는 삶, 봄날 꽃 구경과 따스함 속에 만족하고 사는 사람들은 인생이 슬프다는 말에 동의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좋은 날도 많은데 왜 잠시의 슬픈 사람들 얘기로 분위기 만들어서 억지로 눈물 짜내려 하는가.

성경은 전도서 7장에서 아래와 같이 말한다. 초상집에 가는 것이 잔칫집에 가는 것보다 낫다.

아무 것도 모를 때는 행복하지만 부모에게 혼나도 슬프고, 뭔가 결핍감을 느껴도 슬프고, 먹고 살 걱정하며 세월 지나가는 것도 슬프고, 이마에 새겨진 주름살과 흰 머리를 발견해도 슬프고, 몸 아파도 슬프고, 돈 걱정까지 하면 더 슬프고, 앞날을 생각하면 더 슬프고. 남의 초상집에 가서 억지 슬프고 엄숙한 표정 짓고 나와 다시 평상의 삶으로 돌아와 억지 웃음도, 집에 와도 달라지는 것 없는 인생도 슬프다. 그러는 사이에 낙엽 떨어지는 가을이 되고 을씨년스런 겨울 날 누구의 초상집에 가면 그 날이 내가 주인공이 될 날도 상상하게 되고 그러는 사이 홀로 남았다.

인생의 슬픔은 사랑하는 사람을 하나 둘씩 떠나보내는 것에서 시작된다. 헤어짐이 이렇게 아픈것 알았다면 정을 주지 말 것을. 부모님이 그리울 줄 알았다면 살아있을 때에 잘해드릴 것을. 떠나보낸 남편과 아내가 이렇게 사무치게 보고 싶을 줄 알았다면 있을 때에 잘했을 것을 왜 보내놓고 후회하는가.

태어나지 말 것을, 정주지 말았을 것을, 알았을 때 잘했을 것을, 사소한 것 중요한 것을 위해 시간을 냈어야 했을 것을…. 이것을 미리 아는 자가 지혜로운 사람이다. 자꾸 보아야 순간의 깨달음이나 맹세가 잊혀지지 않고 남은 날을 더 충실하게 살 수 있다.

며칠 전은 대만에서 활동하던 어떤 여선교사가 뇌출혈로 쓰러졌다가 세상을 떠났다. 단 한번의 초상이나 헤어짐을 통해서 헤어짐의 슬픔과 흙으로 돌아갈 본인 인생의 결국을 알고 긴 세월 버티기 보다는 언제 가더라도 후회 없는 인생을 살겠다고 오늘의 삶을 사는 사람들이 있다. 요한복음 10:17, 18절의 주인공은 확실하게 살았다.

더 오래 살았다고 우리가 더 행복하다고 할 수 있을까? 꺼져가는 촛불 심지처럼 조금 더 남은 날을 붙잡고 있는 사람은 죽은 사람이나 잠든 사람이다.

(전 7:1, 2) 1 태어나는 날에 좋은 이름을 얻는 것이 죽는 날에 좋은 기름을 바르는 것보다 더 낫고 죽는 날이 태어나는 날보다 더 낫다. 2 초상집에 가는 것이 잔칫집에 가는 것보다 낫다. 결국은 누구나 죽을 것이니 아직 생각할 시간이 남아 있는 동안에 다른 사람의 죽음을 보고 자신의 죽음을 생각하는 것은 유익한 일이기 때문이다.

(엡 5:14) 그러므로 그가 말씀하시기를 “잠자는 자여 깨어라. 그리고 죽은 자들로부터 일어나라. 그러면 그리스도께서 네게 빛을 주시리라.”고 하셨느니라.

[복음기도신문]

바나바 | 선교사. 인도차이나 지역과 국내를 순회하며 섬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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