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안에 하나님 나라, 진리로 세계를 열어주는

   - Prize Wisdom 그를 높이라 (잠4:8) -

[동행] 무명의 천사들

사진: UnsplashSigmund

지혜로운 자와 동행하면 지혜를 얻고(잠 13:20)
본지가 [동행] 코너를 통해 믿음의 삶을 소개합니다. 노년의 독자들에게는 추억과 재헌신의 결단을, 다음세대의 독자들은 도전과 권면의 글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편집자>

그가 나를 데리고(18)

전도한다고 지방에 한 번씩 가는 일이 다였지만 기약도 없으나 주님이 주장하시는 것은 알 것 같았다. 차비가 떨어지면 사당동에서 제기동 회관까지 기도회는 꼭 가리라 다짐하면서 걸어서라도 죠이선교회 목요기도회에 갈 각오로 지냈다.

그래도 목요일만 되면 우리 집은 부흥회 하는 날이다. 기도회에서 간증, 기도, 설교 말씀이 얼마나 은혜가 되는지 집에 오면 늦은 밤인데도 나는 은혜받은 것을 어머니와 나누느라 뜨거웠다.

OMS 성경통신학교 근무할 때부터 신학교 때는 아침에 신약 5장 저녁에 구약 10장 정도를 늘 읽었다. 아무리 성경을 읽어도 모자란다. 읽으면 읽을수록 모르고 새로운 말씀이 너무 많다. 휴일 날은 연탄 쌓아 놓은 광에 들어가서 신문지를 깔고 하루 종일 성경과 기도로 교제한다. 성경 한 권을 한 번에 읽으려고 씨름을 한다. 소주제를 노트에 문단마다 적고 세부사항을 노트하고, 장 명을 정해서 기록하며 읽으면 열왕기상, 하가 손에 잡히고, 역대상, 하가 무엇을 말하는지 열왕기와 역대기의 차이가 무엇인지 한눈에 보이며 그 두꺼운 책이 한 줄 문장으로 들어온다. 그 기쁨은 천하를 얻은 것 같이 내 영혼을 밝힌다. 마치 성경 한 권의 사람이 되겠다고 외친 요한 웨슬레와 친구가 된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 당시 한국에 다녀가시는 훌륭한 하나님의 사람들이 거의 다 우리 선교회에 와서 특강을 해 주시곤 했다.

성경을 읽는 법, 신앙생활일지를 기록하는 법, 죄에서 승리하는 법, 신앙생활의 가치 등을 눈이 반짝거리는 대학생들과 청년들에게 그들은 눈물로 얼굴을 도배하며 아낌없이 가르쳐 주었다. 이 말씀들은 보석으로 내 가슴에 차곡차곡 쌓였다. 부흥의 불길이 일렁거렸다.

어느 기도회 날이었다. 끝나고 오려는데 회계를 담당한 형제가 보자고 하더니 하얀 봉투 몇 개를 내민다.

그 당시 우리는 헌금하고 싶은 사람은 그 헌금함에 자유로 넣곤 했는데 여기에 내게 전달해 주라고 이름 쓰여 있는 지정 헌금이니 받으란다. 전달하는 형제가 오히려 겸손하고 몸 둘 바 모르는 얼굴이라 무슨 소리도 못하고 받았다.

모두 발신자는 없고 내 이름만 적혀 있었다.

액수를 보고 나는 입을 딱 벌리고 “오! 주님!” 하며 감격의 눈물이 핑 돌았다.

내가 성경통신학교 일할 때 선교사님께 받은 월급 액수보다 더 많았다.

하나님 살아계심을 경험하며 구름 위를 걷는 것 같았다.

이렇게 만 9개월을 하나님은 광야의 이스라엘 백성을 만나와 메추라기로 배불리 먹이시듯 나에게 강도 높은 특공대 훈련을 하셨다.

때 거리 없고 차비 없고 생활비 없어도, 집안 식구들의 암암리에 들어오는 압박 등을 찬송하며 광야를 걸어야만 ‘목회지’라는 엄청난 전쟁터에 투입될 수 있음을 훗날 알았다.

없고 없고 없는 것을 견디고 찬송하며 가는 훈련!

이 쓰라린 혹독한 훈련을 주신 하나님께 두고두고 감사했다.

졸업을 앞두고 4학년 말에 나는 목회자로 부르심이 맞나 확신을 갖고 싶어서 기도원에 들어가 묻고 또 묻고 부르짖었다. 확실한 답을 못 들으면 난 신학교 졸업장을 안 받을 예정이었다.

한탄강을 바라보며 기도 바위에서 기도하는데 갑자기 찬송이 터져 나왔다.

“나의 갈 길 다 가도록 예수 인도하시니
내 주 안에 있는 긍휼 어찌 의심하리요
믿음으로 사는 자는 하늘 위로받겠네
무슨 일을 만나든지 만사 형통하리라,
나의 앞에 반석에서 샘물 나게 하시네,
영영 부를 나의 찬송 예수 인도 하셨네”(찬송 384장)

이 찬송을 부르면서 내 속에 강한 인상을 주셨다.

어머니 태중에 잉태한 때부터 하나님은 나를 하나님의 전도자로 DNA를 심어 부르셨다. 하나님의 종은 이 세상 많은 직종 중에 최상위급 일이며, 그 일을 내게 맡기셨다는 것을 알게 하셨다. 하나님의 일을 전문적으로 하는 것은 내가 취사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나를 부르시고 그 은사를 이미 심어주신 자가 되는 것이라는 깨달음이 왔다.

내 지나간 생애와 하나님의 만지시는 손길이 필름 영상처럼 스쳐 지나가며 확신이 들었다. 그 이후 나는 최상의 일을 하는 자부심으로 주님의 일에 감사함으로 참여했다.

졸업 때는 정말 기쁨으로 “나의 갈 길 다 가도록 예수님이 인도하신다.”를 외쳤다. <계속>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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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숙 | 강변교회 명예전도사. 서울신학대학교 졸. 강변성결교회 30년 시무전도사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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