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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철 칼럼] 전쟁 상황이지만 선교는 계속되어야 합니다

사진: 오영철 선교사 제공

전쟁은 일상의 삶을 피폐하게 만든다. 전투 지역에서는 말할 것도 없고 전투가 없는 지역의 시민들도 극심한 결핍을 겪을 수밖에 없다. 미얀마 군이 쿠데타를 일으켜 내전이 발생한지 2년이 지났다. 쌀, 식용유 등의 생필품 가격이 내전 이후 3배나 올랐다. 한달 열심히 일하여도 40여kg 쌀 한자루를 겨우 살 수 있을 정도이다. 인간 존엄성의 박탈은 물론이고 생존이 위협을 직접 받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교회 사역도 위축되는 것은 정상적이다. 그런데 복음이란 그런 전쟁 중에서도 상식을 넘어선 생명의 역동성이 있다. 오늘은 그 생명의 능력에 사로잡혀 살아가는 전도자들을 만났다.

그들은 미얀마의 남서부에 위치한 빠떼인(Pathein)을 중심으로 구성된 빠떼인 카렌침례 지방회에서 온 12명의 카렌 교회 지도자들이었다. 이들은 1856년부터 타민족인 친족에게 선교를 시작하였다. 지금부터 167년 전 한국에 교회가 하나도 없었을 때 이들은 선교사를 파송했다. 이후에도 이들의 선교역사는 시들지 않았다. 1880년에 태국에 선교사를 3명 파송하여 태국 카렌교회를 세웠다. 그리고 약 10년 전부터 태국 카렌교회와 협력하여 선교사역을 하고 있다. 이후에 매년 단기팀을 보내다가 코로나와 미얀마의 내전으로 잠시 중단된 상황이었다. 그 지방회가 다시 12명의 지도자를 보낸 것이다.

사실 현재 미얀마의 상황을 볼 때 한 명의 지도자도 오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전쟁은 교인들의 수입은 급감했고, 하루하루 연명하기도 버겁게 되었다. 그 지방회의 전도 선교국의 부룻 포(Blute Poh)국장의 말에서 얼마나 어려운지 짐작할 수 있었다.

“교인들의 삶이 너무 어렵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다시 특별 헌금을 부탁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작년에 올해 방문에 대한 계획을 의논하였다. 이번 방문을 위하여 늘 하였던 것처럼 방문 경비를 교회들에게 특별 헌금을 부탁해야 했다. 그런데 교회들은 총회와 지방회를 위하여 어려운 중에 헌신하고 있다. 다시 이번 방문은 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매우 상식적인 의견이다.

이 때 몇 분의 영향력 있는 지도자들이 자문했다.

“교회의 생명력은 전도와 선교인데, 그것이 없으면 죽은 교회입니다.”
“복음을 전하는 것은 교회의 축복입니다.”
“상황이 어렵지만 복된 선교는 해야 합니다.”

그 이야기를 듣고 그는 마음을 다시 굳게 먹었다. 전도 선교국 운영위원회에서 이번 방문건을 다루었고 사찰회와 교회에게 부탁을 하였다. 그래서 이번에 12명의 지도자들이 이곳을 방문했다.

이 가운데 8명은 8개의 시찰회에서 대표들을 보냈다. 이들을 위하여 시찰회에서는 최소 60만짣에서 100만짣까지 후원했다. 이 액수는 시골에서 한 개인의 1년 수입에 가까운 것이다. 나머지 4명은 지방회의 관계자들이다. 모두가 교인들의 헌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들은 그러지 않아도 가난한데, 전쟁으로 더욱 힘겨운 중에도 선교를 위하여 엄청난 헌신을 다시 한 것이다. 예수님의 발에 비싼 향유를 붓고 발을 씻긴 마리아의 헌신을 보는 것 같았다.

그들의 헌신은 그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혹시나 하여 선교국장에게 질문을 한다.

“혹시 빠떼인 지방회가 태국 카렌 교회를 위한 헌금은 어떻게 되었나요?”

그들은 태국카렌침례총회와 협력사역을 하면서 매년 선교헌금을 하고 있었다. 지금은 전쟁 중이라 아마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그의 대답은 예상외였다.

“이번에 우리는 11만받을 태국카렌교회에 헌금했습니다.”

11만받이면 약 3200불인데 현재 그들의 상황에서 엄청난 헌신의 결과이다. 일부 교인들은 쌀도 부족한 형편이다. 160명 정도의 지방회 임직원 가운데 개인 차량을 가진 사람은 없다. 사실 태국 카렌침례교회의 경제적 형편이 더 좋다. 더 가난한 그들이 그들의 형제를 위하여 넘치는 헌금을 한 것이다. 그 이야기를 듣고 잠시 할 말을 잃었다. 그들의 선교를 위한 순수한 헌신 앞에 나의 모습이 초라했기 때문이다.

지난 며칠 동안 국경지대에서 치열한 전투가 발생하여 카렌 피난민들 1000여 명이 태국으로 넘어왔다. 전쟁 상황은 무고한 시민들이 미얀마에서 태국 국경을 넘어오지 않으면 안되게 되었다. 카렌 난민들의 넘어옴이다. 이들의 상황이 빨리 안정이 되어 정상적인 일상의 생활이 되기를 기도한다.

미얀마에서 또 한 넘어옴을 본다. 그것은 전도자들의 넘어옴이다. 12명의 전도자들은 도저히 넘어올 수 없는 상황에서 넘어온 것이다. 왜냐하면 전도와 선교를 하지 않은 교회는 죽은 교회라는 그들의 신앙이 있기 때문이다.

하나님 나라의 복음역사는 참 묘하다. 상식과 예상을 뛰어넘는 신비가 있기 때문이다. 미얀마에서 온 12명의 무명의 지도자들을 통하여 그것을 다시 확인한다. 도저히 올 수 없는 상황에서 왔다. 전쟁의 상황 중에도 하나님 나라의 일은 계속됨을 본다. 세상의 뉴스에 전혀 관심의 대상이 아니다. 가난하고 외진 곳에서 조용히 부르심의 자리를 감당하고 있다. 그들의 헌신은 하나님 나라의 능력은 실제임을 다시 확인한다. 복음의 신비는 그 초라함 때문에 하나님의 복음의 능력을 더 분명하게 드러내고 있다는 것이다.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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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철 선교사 | 1995년 GMS 선교사로 태국에 파송된 뒤, 현지 신학교에서 학생과 목회자를위한 교수사역을 감당하고 있다. 이곳에서 소수부족인 카렌족교회가 주민족인 타이족을 위한 선교적 교회를 세우는데 관심을 갖고 이들을 섬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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