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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사법 당국, 목회자 벌 줄 꺼리 찾아 혈안

사진: 순교자의소리 제공

러시아 사법 당국이 교회 목회자들에게 법적으로 고발하려고 혈안이 돼 있다며 최근 한국 순교자의소리(VOM)가 한 목회자의 사연을 전했다.

러시아의 자포틸록 베니아민(Zapotylok Veniamin)은 2021년 12월, 미등록 침례 교단에서 목사 안수를 받고 불과 6개월 후부터 러시아 사법 당국과 충돌했다.

베니아민 목사에 따르면, 어느날 두 사람이 예배를 드리는 교회 건물에 찾아 왔는데, 한 사람은 러시아 연방 보안국 대표였고 다른 한 사람은 지역 검찰청 부검사였다. 당시 그 교회 건물에 살고 있던 청년들은 그들에게 어떤 정보도 줄 수 없다고 말했고, 대신 목사의 전화번호를 알려줬다. 이들은 목사에게 전화를 한 후 그가 일하는 직장으로 찾아왔다.

베니아민 목사의 전임자였던 은퇴한 목사도 현직 검사의 전임자인 은퇴한 검사의 방문을 자주 받았다. 은퇴 목사는 당시 방문한 전직 검사에게 “우리를 건드리면 매우 시끄러워질거라”고 얘기했고, 모든 일이 그런대로 잘 풀렸다. 그러나 지금 새로 부임한 검사는 어떻게 해서든지 교회에 어려움을 안겨줄 빌미를 찾고 있다.

베니아민 목사는 “공무원들이 전화하더니 제 직장을 찾아왔다. 이들과 ‘국제 복음주의 기독교 친교 교회 연합(International Union of Churches of the Evangelical Christian Fellowship)’이 무엇이며 침례교인이 어떤 사람인지에 관하여 대화를 나눴다. 그러나 이들은 함께 나눈 대화로 조서 혹은 다른 문서를 작성한 다음, 모든 자료를 법정에서 나에게 불리하게 사용했다.”고 말했다.

당국자들의 방문 직후, 베니아민 목사는 나딤 지방 검찰청으로 소환됐다. 검사는 등록하지 않은 교회가 해당 교회뿐이라며, 교회를 등록시키라고 했다.

이에 한국VOM 현숙 폴리 대표는 베니아민 목사가 겪은 일들이 현재 러시아 전역에 있는 목회자들에게 보편화되고 있다면서 “러시아의 신세대 목회자들은 선배 목회자들보다 목소리가 크지 않지만, 신세대 검사들은 확실히 선배 검사들보다 목소리가 큰 것 같다”고 했다.

VOM은 지난달, 나딤 교회 사건이 러시아 교회와 기독교를 저해하기 위한 2022년 6대 법원 판결 가운데 하나라고 강조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이러한 판결들을 ‘신앙세 인상(rising tax on faithfulness)’이라고 칭하면서 “2022년 러시아 연방 전역에서 예배를 위한 모임, 성경 및 기독교 문서 배포, 개인 전도 같은 기본적인 기독교 활동들이 경찰 조사를 받았고 러시아 법원에 의해 범죄로 처벌됐다. 베니아민 목사와 나딤 교회에 대한 최근 판결은 이러한 추세가 2023년에도 계속되고 있음을 증명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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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포틸록 베니아민 목사 가족. 사진: 순교자의소리 제공

베니아민 목사는 지방 검찰청에 출두했을 때 그의 교회를 등록시킬 것을 요구하는 검찰 조서에 서명하기를 거부했다.

베니아민 목사는 “사건 자료들은 우리 교회 주소가 기재된 기독교 신문을 바탕으로 작성됐는데, 검사가 이 신문들을 어디선가 발견한 것 같다.”며 “교회 건물 앞에는 ‘회개하고 복음을 믿으라.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라는 현수막도 걸려 있었다. 그리고 예배 드린 것을 녹음한 것도 법정에서 증거로 사용됐다. 그 녹음은 사유지에서 사전 통보와 동의 없이 이루어졌다.”고 말했다.

나딤 시 검사는 베니아민 목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며 교회를 등록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현숙 폴리는 “2022년 10월 31일, 베니아민 목사는 자신이 종교 단체를 만든 것이 아니며, 예배는 공동의 신앙고백을 목적으로 열린 것이므로 법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베니아민 목사 역시 러시아 법률에, 종교 단체 등록이 의무가 아닌 선택으로 규정되어 있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베니아민 목사의 변호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법원은 그에게 불리한 판결을 내렸고, 교회를 설립했다는 사실을 알리는 통지문을 한 달 이내로 러시아 연방 법무부에 발송하라고 명령했다.

베니아민 목사는 항소했지만, 2월 16일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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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딤에 있는 그 교회. 사진: 순교자의소리 제공

그러나 베니아민 목사는 많은 기독교인들이 자신을 지지하며 항소법원에 탄원서를 보내준 사실에 격려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재판이 시작될 때 판사가 탄원서 발송자들의 주소지를 읽는 데만 10분이 걸렸다. 검사는 이것이 사건과 관련이 없다고 이의를 제기했으나 판사는 탄원서를 사건에 첨부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베니아민 목사는 자신의 고향 첼랴빈스크의 한 가지 사건 및 다른 유사한 사건들에서도 법원 판결이 번복된 적은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지만 헌법재판소에 상고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베니아민 목사를 비롯한 다른 목회자들은 광장에서 시위를 하거나 길모퉁이에서 행인들을 전도하다가 벌금형을 받은 것이 아니다. 이들은 오랫동안 살던 집과 사적인 교회 건물에서 예배를 드리고 있었다.”며 “변하고 있는 것은 러시아의 신세대 교회와 목회자가 아니라, 복음주의 개신교 활동 중에서 가장 기본적인 활동을 더욱 더 탄압하며 옥죄고 있는 러시아 신세대 검사와 당국자들”이라고 설명했다.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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