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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철 칼럼] “헌신과 순종, 어떻게 하면 될까요?”

치크 목사의 말은 거침이 없었다. 약간 흥분된 감정마저 들어간 듯하다. 주제는 돈이었다. 그의 강조점은 선교지에 있는 교회가 어떤 자세를 가지고 가야할 지를 보여준다. 그것은 주인으로서 헌신의 자세이다.

“초등학에 다니는 자기 아이들의 하루 과자 값으로 20받은 줍니다. 그런데 1년 총회를 위한 헌금은 5받도 되지 않습니다.”

카렌 교회 각 지방회가 총회를 위한 상회비의 차이가 너무 많은 것에 대한 언급이다. 시골에서도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의 과자 값으로 하루에 20받(약 700원)을 아까워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런데 일부 지방회의 총회 상회비를 보면 개인당 평균이 1년에 5받(200원)도 안되는 곳도 있다고 한다.

태국 카렌 침례 총회의 2021년 총회 보고서를 보면 그것을 잘 알 수 있다. G 지방회는 침례 교인이 4314명인데, 총회 상회비로 2만 받이다. 개인 평균 4.63받으로 한국 돈 가치로 약 185원이다. 반면 그가 속한 빠이 지방회는 침례교인 2157명이며, 상회비는 71만 6680받이다. 개인 평균 332받으로 약 1만 2200원이다. 두 지방회의 총회상회비의 차이는 무려 71배 이상 차이가 난다. 총회에서는 교회 십일조의 10%를 총회를 위하여 상회비로 보내자고 결의한지가 20년이 넘었다. 그런데 일부 지방회는 결정대로 실천하지만 어떤 지방회는 거의 역할을 못하고 있다. 총회 교인 전체 평균은 93받(3255원)이다.

“말로는 총회를 사랑한다고 하는데, 실천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어서 하는 그의 말은 현실을 적절하게 파악하고 있었다.
“그 지방회 교인들이 정말 가난할까요?”
“교인들 집에 가면 오토바이도 있고 차 있는 집도 많습니다.”
“태국 카렌침례총회 정기 총회 할 때 보면 차가 너무 많이 와서 주차할 공간이 없을 정도입니다.”
3천 명 정도 모이는 태국 카렌침례총회에 수백 대의 차량들이 오는 것을 하는 말이다. 태국의 카렌도 이제 과거처럼 가난하지 않다고 한다. 가난한 카렌도 여전히 있지만 태국 경제 발전의 영향을 받아 이전과 다른 경제 환경을 말한 것이다.
“사랑한다고 하면 실천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요?”

그 다음에 하는 그의 말은 미래의 상황을 실감나게 예측한다.
“미래도 일부 지방회처럼 헌신하지 않으면 태국 카렌침례총회는 생존할 수 없습니다.”
“국가는 세금으로 운영하듯이 교회와 총회는 교인들의 헌금으로 운영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교인들은 십일조를 해야 하고 그 10%는 총회로 보내야 합니다.”
그의 이야기는 총회지도자들을 향한다.
“교회는 회사가 아닙니다. 총회 지도자들은 먼저 헌금의 본을 보이지 않고, 도움이 필요하면 선교사들에게 요청을 합니다.”
사실 총회 사무실의 임직원들은 박봉에도 불구하고 나름 열심히 일하고 있다. 그렇지만 그의 눈에는 여전히 부족함이 있는 것 같다.

이어서 하는 그의 말이 깊이 다가온다.
“미얀마에 있는 카렌은 내전이 계속되는 상황에도 태국 카렌 교회를 돕고 있습니다.”
“그들보다 더 잘 살고 있는 태국의 카렌들이 오히려 더 가난한 미얀마 카렌 교회로부터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미얀마의 빠떼인(Pathein) 카렌 침례교 지방회가 태국 카렌 선교를 위하여 돕는 것을 언급하였다. 그들은 태국 카렌 선교를 위해 매년 약 3000불을 후원하고 있다. 그들의 경제 상황은 태국의 경제 상황보다 훨씬 어렵다. 그들은 마치 성경의 마케도니아 교회의 모습처럼 과분한 헌금으로 선교일에 참여하고 있다. 그가 볼 때 이런 여러 상황들이 너무 안타까운 것이다.

사실 태국 카렌 침례 총회 안에는 선교사들이 배울 점들이 적지 않다. 자립이 대표적인 경우이다. 약 230곳의 지역교회는 모두 자립한다. 교회가 된다는 것은 자립이 기본이다. 교회 구조도 태국 카렌 상황에 잘 토착화되어 있다. 교회 건축도 외부 도움을 받지 않고 스스로 하였던 전통이 여전히 많이 남아 있다. 카렌에서의 전도와 교회 개척은 선교학자들도 배워야 할 정도이다. 각 지방회는 원칙적으로 자립을 하고 있다. 그런데, 지역교회와 지방회의 총회에 대한 헌신은 그가 지적한 것처럼 부족하다.

이어서 나에게 질문을 한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이것은 나에게 돈을 구해달라는 것이 아니다. 어떻게 하면 현지 교인들과 지방회가 교회와 총회를 위하여 헌금을 잘 할 수 있을지 조언과 자문을 부탁하는 것이다.
그의 질문에 대하여 나는 간단한 답을 하였다.
“치크 목사님은 이미 답을 가지고 실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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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크 목사와 함께. 사진: 오영철 선교사 제공

그의 목회를 보면 답이 있다. 그가 담임하는 껩께우 교회는 60여 명의 침례 교인들의 1년 십일조가 60만 받(약 2만 불)이 넘는데, 교인 1명이 십일조로 1년에 평균 1만 받 정도를 하고 있다. 이것은 약 300불인데, 300불의 10%인 30불(약 1000받)을 총회 상회비로 보내고 있다. 만약 태국 카렌침례 총회가 그 교회처럼 헌금을 한다면 총회는 선교사로부터 지원이 필요 없을 뿐만 아니라 선교사도 파송 할 수 있다. 그는 교인들에게 하나님과 교회 그리고 총회에 대한 헌신을 강조하고 그가 먼저 실천하고 있다.

가만히 보면 그의 질문은 현재 대부분의 한국 선교사들이 하고 있는 질문이다. 어떻게 하면 현지 교회가 자립할 수 있습니까? 이제 현지인들에게 이양을 해야 하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이런 질문은 한국 선교사들이 사역지에서 어렵지 않게 들린다. 이제 한국 선교사들의 급격한 노령화와 선교자원 감소 상황은 이 질문이 더 크게 들릴 것이다.

선교지에서 참 묘한 그림이 연출된다. 이미 답을 가지고 있는 치크 목사가 그 답을 찾고 있는 한국 선교사에게 질문하고 있다. 많은 한국 선교사들이 현지 교회의 자립을 위한 연구와 실천 방안을 노력하고 있다. 이것들이 구체적으로 자립교회가 되는 결과는 많지 않은 것 같다. 왜냐하면 여전히 자립을 어떻게 할지에 대한 질문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미 그것을 현지에서 실천하고 있는 교회들이 있다. 그들은 현지 상황에 더 적합한 대답을 가지고 있다. 치크 목사가 대표적인 경우이다. 그의 질문은 대학 도서관의 많은 참고 도서나 대학원생들의 토의와 거리가 멀다. 아주 일상적인 생활의 질문으로 시작되었다. 어린 아이를 위한 하루 과자 값 700원과 총회 상회비 200원을 비교하였다. 그러기 때문에 누구나 이해할 수 있다. 그는 단지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의 교회에서 구체적으로 실천하고 있다. 그 안에 눈에 보이지 않은 깊이 박힌 뿌리가 있다. 그것은 희생, 자립, 주인의식이다. 혹여나 나의 태도나 자세가 그의 주인의식을 조금이라도 해치지 않고 있는지 두렵다. 그의 헌신과 주인의식이 너무 소중하기 때문이다.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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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철 선교사 | 1995년 GMS 선교사로 태국에 파송된 뒤, 현지 신학교에서 학생과 목회자를위한 교수사역을 감당하고 있다. 이곳에서 소수부족인 카렌족교회가 주민족인 타이족을 위한 선교적 교회를 세우는데 관심을 갖고 이들을 섬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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