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를 높이라 Prize Wisdom 잠 4:8

“이제는 진리를 붙잡는 이 길 외에는 없어요”

기도의 자리에서 부흥을 소망하는 조성환 목사.김옥선 사모(효성동감리교회)

1991년 12월. 신학교 4학년에 교회를 개척했다. 부흥에 대한 열망으로 뜨거웠다. 그리고 부흥을 ‘개척해서 3년 만에 교회 짓기’, ‘1년 만에 성도 100명 만들기’ 같은 책 제목처럼 여겼다. 그 목표를 향해 열심히 뛰었다. 제자훈련, 교회성장 세미나 등 다녀보지 않은 유형의 세미나, 모임, 집회가 없었다.

몇년 지나지 않아 교회성장의 모범사례로 꼽히기도 했다. 그 즈음 어린시절부터 출석했던 모교회의 교회 건물 매각요청을 받았다. 덜컥 계약을 했다. 그러나 감당할 수 없어 적잖은 계약금만 날리고 포기했다. 얼마 후 다시 교회를 짓기 시작했다. 그리고 부흥을 거대한 교회로 생각했던 것이 십자가 복음 앞에서 마침내 깨어졌다.

그는 모태신앙이다. 어릴 때부터 ‘너는 하나님께 바쳐진 존재다.’라는 말을 귀에 달고 살았다. 그런데 한 명밖에 없는 동생을 이런저런 이유로 타박하곤 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아버지께선 인자함과 관대함 없는 모습에 ‘너 그렇게 해서 목회자 될 수 있겠냐’라고 말씀하시곤 했다. 시간이 흐르며 초등학교 때부터 품었던 목회자의 꿈은 어느 순간 사라졌다. 새로운 꿈을 품고 공고에 진학했다.

– 어떻게 목회자의 길로 들어서게 되셨나요?

조성환 목사(이하 조): “학교 다닐 때 기술 과목을 참 좋아했어요. 실습을 하면 거의 ‘수’를 받고, 다른 과목을 못해도 장학금을 받을 정도였어요. 그런데 자격증 시험을 볼 때면 어처구니 없게 떨어졌어요. 그런 상황이 몇 번 있었죠. 3학년 1학기 말에 아버지께서 말씀하셨어요.

“하나님이 그 길 가지 말라고 막으신 거다.” 그 순간, 목회자의 길을 걸어야겠다고 그냥 받아들이게 됐어요. 이미 제 마음도 항상 순종하지 않은 목회자에 대한 부담이 있었던 거죠.”

– 운명처럼 받으신 거군요.

조: “그렇죠. 몇 개월 직장생활을 했지만 곧 신학교에 갔어요. 그리고 아내를 만나 결혼하고, 4학년 마지막 시험이 끝나자마자 개척을 했어요. 열심히 전도했어요. 개척한지 3년쯤 되었을 때 성도가 많이 늘어났어요.

그 무렵 모교회가 새 성전을 지어 옮기면서 건물 매입 의향을 물었어요. 사람들은 채워지겠지 하는 마음에 덜컥 계약을 했어요. 몇 억 원의 잔금은 아무리 노력해도 채워지지 않았어요. 결국 포기했죠.”

잘못된 교회부흥에 대한 열망

– 목회 초기에 상실감이 크셨겠네요.

조: “그러나 그 이후에도 인간적인 열심을 멈추지 않았어요. 건물을 키우고, 성도수가 늘어나는 것을 부흥으로 여기고 계속 노력했어요. 어떻게든 부흥하겠다는 일념으로 많은 것들을 시도했죠. 안되면 다른 것을 가져다가 또 해보고.

그런데 훈련을 통해 은혜 받고 돌아와 적용하고 목회를 하다가 그만 두는 일이 늘 반복되었어요. 그 과정을 거치면서 이제 더 이상 세미나 따라다니지 않고 목회만 하리라 마음먹었어요.”

김옥선 사모(이하 김): “목사님이 세미나를 정말 많이 다녔어요. 기본적인 제자훈련, 여리고 70일 작전 등등 셀 수도 없어요. 주일 낮 예배가 끝나면 “오늘 저녁 설교는 사모님이 하시겠습니다.”하고 바로 비행기를 타고 부산으로 가곤했어요.”

조: “그런데 그 무렵 같은 지방에 소속된 한 목사님이 복음학교라는 과정을 권하셨어요. 더 이상 세미나는 안가겠다고 스스로 결심했기에 계속 거절했어요. 교회건축과 재정문제로 가장 어려움을 겪고 있던 시기인데다 행정적인 문제가 굉장히 많은 때였죠. 그런데 거듭 권유하셨어요. 결국 2006년초에 저 나름대로는 엄청난 대가를 감내하면서 참석했죠.”

– 어떤 은혜가 있으셨나요?

조: “요한복음 3장 16절. 하나님의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마음이 녹아내렸어요. 가족들조차 사랑해 주지 않은 비참한 자를 사랑하신, 그 하나님의 사랑에 대한 간증을 들을 때부터 깨지기 시작했어요.

복음은 하나님의 사랑이었구나…. 사실 저는 그런 것을 경험하지 못했어요. 그렇게 마음의 벽이 무너지면서 말씀이 심령 가운데로 들어왔어요. 선악과, 복음, 은혜… 그리고 내가 예수님과 같이 죽은 것. 목회자였지만,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관점으로 말씀을 듣게 됐어요.”

– 어떤 내용이었나요?

“십자가에서 나를 위해 돌아가신 것은 알았지만 그게 나하고 어떻게 연관되는지 사실 목회하면서도 쉽게 설명하기 어려웠어요. 말은 늘 성경대로 하는데 실제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었죠. 그런데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나니(갈 2:20)’ 이 말씀이 그때서야 이해된 거죠.

그게 그런 말이었구나! 그 이후 복음을 소중하게 다뤄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왜냐하면 성도들에게 이 복음에 대해서도 이전에 받은 훈련들의 내용과 동일하게 취급을 받을까봐 조심스럽게 나누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아내와 교회 성도들이 함께 복음 앞에 서기를 기다렸어요.”

엄청난 은혜에 함부로 말할 수 없어

▶ 남선교회 성도들과 함께 거리에서 노방전도에 앞서 기도하는 모습

– 삶에는 어떤 변화가 있으셨나요?

조: “지나고 보니 저의 열심으로 한 일이 많았어요. 어려운 사람들을 섬기겠다는 마음으로 카드로 현금을 대출받아 빌려주고 또 받지 못해 결국 다른 카드로 돌려막기를 했어요. 아내 모르게 이자에 이자를 물다가 결국 들키곤 했어요. 십자가 복음 앞에 서면서 그런 영역들에 대해 많이 회개했어요.

그때 카드도 다 없애고, 이후에 선교관학교 아웃리치 다녀오면서 핸드폰도 없애고, 교회연락을 위해 폴더 폰 하나만 남겨두었어요. 그렇게 죄의 끈, 제 마음을 빼앗는 것들이 하나씩 끊어졌어요.”

– 그 이후 주님이 어떻게 인도하셨는지요.

조: “얼마 후 아내도 동일한 과정을 거치며 복음을 붙잡고 함께 믿음의 걸음을 떼기 시작했어요. 아내와 함께 선교단체의 기도학교에서 훈련을 받으며 복음을 살아내는 법, 열방의 회복을 위해 기도하는 24.365기도를 시작했어요.

또 교회를 만민의 기도하는 집으로 세우는 비전을 품고 느헤미야52기도도 꾸준히 참여했어요. 기도자들이 줄어들기도 하고 저 홀로 기도할 때도 있었지만 기뻤어요.”

– 어려움은 없으셨나요.

김: “‘전 세계를 위해 기도하기’라고 교회 표어를 붙여놓고서도 기도를 하지 못할 때 참 어려웠어요. 우리가 복음으로 생명이 변화되고 다시 오실 주님을 기다리는 신부라면 이 기도를 해야 하잖아요. 그런데 그렇게 순종하지 못할 때 굉장히 마음이 힘들었죠.”

조: “먼저 복음과 기도로 순종해온 분들이 복음이 실제 되는 것은 열방을 위한 기도24.365 자리에 달려있다고 했어요. 그 말이 마음에 확 다가왔지만 사역현장에서 그 한 시간 지키기가 참 쉽지 않았어요.

그러나 기도는 저의 능력으로 하는 것이 아니었어요. 주님이 제 안에서 친히 그 일을 하시도록 순종하는 것밖에 다른 길이 없어요. 내 마음 중심으로 주님이 일하시도록 나를 내어드리며 기도하는 것이 관건이었죠. 그러다 작년 10월에 교회에서 일일기도학교를 열게 되면서 회복의 계기가 되었습니다.”

기도의 자리는 복음이 실제되는 자리

– 어떤 회복들이 일어났는지 들려주세요.

조: “사실 그 전에 선교관학교를 마치고 아내에게 획기적인 변화가 있었어요.”

김: “목사님과 저의 관계를 주님이 회복시켜주셨어요. 한 동안 관계가 어려울 때는 복음이 아무 것도 아니구나, 훈련은 다 뭔가? 하는 회의가 들었던 때가 있었어요. 그런데 재작년 선교관학교를 하면서 한 주 한 주 강의 듣고 에세이를 쓰면서 복음에 대해 들었던 진리의 말씀들이 저를 사로잡았어요.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었는데 알제리로 아웃리치 다녀오면서 하나님께서 우리 둘 안에 있는 문제들을 해결해 주셨어요. 그 이후로 열방을 향한 기도도 달라졌어요.”

조: “아내를 알제리로 보내며 정말 열심히 기도했어요. 아내가 돌아올 땐 너무 기뻤어요. 꽤 긴 시간 동안 아내에게 잘못했던 죄에 대한 대가를 치르면서, 수치와 아픔이 실제가 됐어요. 수없이 들었던 진리가 제게 실제 되지 않았던 부분들이 기도하는 시간을 통해 많았음을 알았어요. 수시로 주님 앞에 울면서 저의 죽음을 선포했어요. 이제는 진리를 붙잡는 이 길밖에 없어요.”

김: “24.365기도를 회복하는 게 우리의 관계회복의 정점이었어요. 그리고 우리의 회복된 생명이 교인들에게 흘러갔죠. 이제 교인들 안에 기도의 초점은 항상 분명한 것 같아요. 열방기도를 빠뜨리지 않고, 선교에 대한 마음도 달라졌어요.”

– 사모님은 그 후 기도가 어떻게 달라지셨나요?

김: “기도정보책자에 소개된 나라 정보들이 오늘은 왜 이렇게 길어? 할 때가 있었어요. 평균수명, 문자해독률 같은 자잘한 정보들이죠. 사실은 그 나라를 이해하는데 굉장히 중요한 것들이죠. 아프리카 어느 나라의 평균수명은 49세에요. 저는 이미 50이 넘었으니까 그 사람들 평균수명보다 오래 살고 있는 거죠.

그렇게 생각하니 기도하면서 제 마음에 담겨지는 게 다르더군요. 함께 기도하는 성도님들에게도 은혜가 풍성해요. 깨알 같은 글씨의 기도정보를 떠듬떠듬 보시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기도책을 가지고 기도하시는 모습을 볼 땐 많은 은혜가 되요. 이 과정을 거치며 리더가 회복되지 않으면 생명이 흘러가지 않음을 실감했어요.”

조: “느헤미야52기도를 진행하던 중 자정부터 새벽 4, 5시까지 기도자가 없어 혼자 기도할 때가 있어요. 그 나라를 생각하고 정보를 읽어 갈 때 그 나라들이 품어졌어요. 놀라운 일이죠.”

기도의 가치를 알게 되면서 기쁨이 넘쳐

“사실 목회하면서 기도가 가장 어려웠는데, 이제는 기쁨이 됐어요. 중보기도하면서 기도가 이렇게 좋은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됐어요. 비로소 하나님의 그 마음이 부어지자 그 기쁨과 가치를 알게된 것이죠. 예전에는 기도하다 졸기도 했는데, 이제 졸리지 않아요. 성도들 없이 혼자 새벽기도 할 때도 힘 있게 기도하게 됐어요. 정말 힘든 것이 없어요.”

– 기도하는 교회로 회복되신 거군요.

조: “교회에 기도가 끊이지 않아요. 교회팀으로 매일 열방을 기도하고, 함께 모여 느헤미야52기도를 드리고, 금요예배와 주일예배 때 긴급한 열방의 기도제목으로 기도해요. 또 영성일기를 쓰면서 주님과 동행하는 삶을 살려고 해요.

작년 1월부터는 저희와 동역하는 선교사님들과 함께 중동.북아프리카를 위해 말씀으로 기도해요. 선교사님들을 모시고 현장의 생생한 소식도 듣고요. 바라는 것은 성도들이 더 기쁨으로 자발적으로 참여는 것이에요.”

– 교회를 개척하시면서 바랬던 진정한 교회의 부흥을 지금 보고 계시는 건가요?

“마틴 로이드존스의 책 <부흥>에서는 부흥을 이렇게 설명해요. “부흥은 하나님의 능한 손이 행한 것을 보는 것. 진짜 부흥은 하나님이 하셨다는 것을 모든 사람이 알게 하고 보게 하는 것이다. 또, 부흥의 목적은 여호와 하나님을 경외하기 위함이다.” 아멘이에요. 이제 교회 규모, 성도 수, 그런 숫자에 마음을 빼앗기지 않아요.

목회를 하다보면 여러 어려움도 있어요. 그러나 복음의 길을 걸어가면서 믿음의 길을 가겠다고 마음을 확정했어요. 하나님은 섬세하게 인도하셨어요. 그리고 감당하게 하셨어요. 내 교회가 아니라 주님의 교회에요. 복음의 가치가 너무 크다는 것을 분명히 알고, 꾸준히 함께 하고 있는 성도들이 계셔 큰 힘이 돼요. 바라기는 성도들이 다 같이 열방을 위해 더욱 뜨겁게 기도하고 싶어요.” [GNPNEWS]

E.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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