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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오피아 통신] 연방 정부와 티그라이의 휴전, 그 이후

▲ 에티오피아 티그레이로의 비행이 재개되면서 가족들의 재회와 눈물이 잇따르고 있다. 사진: 유튜브 채널 Al Jazeera English 캡처

오랫동안 기다렸던 소식이 들려왔다. 12월 28일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와 티그라이의 주도인 메켈레 간 왕복 항공 여객기 운항이 18개월만에 재개됐다. 아디스아바바는 에티오피아 연방국가의 수도이고 메켈레는 에티오피아 연방군과 싸운 티그라이 주의 수도이다. 전쟁 이후로 첫 비행일자가 발표되자마자 몇 시간도 안되어 비행기 좌석이 매진되어 버렸다. 현재는 1월 14일까진 좌석이 없다. 전쟁 통에 가족의 생사조차 확인할 수 없었던 티그라이인들이 줄을 섰다.

그리고 이 날 메켈레를 포함해 28개 도시에 전화도 개통됐다. 반가운 소식이다.

에티오피아 연방군과 티그라이 주 군과의 휴전이 선포된 후에도 에리트레아 군은 여전히 티그라이 지역에서 철수하지 않고 많은 티그라이 민간인들을 살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티그라이 정부는 에티오피아 연방정부와의 협의에 의해 자체 군 인력을 65%나 줄였다.

그러나 이제는 에리트레아 군이 티그라이 주에서 철수하는 것 같다는 반가운 소식도 들린다. 이것은 아직 더 지켜봐야 하지만 반드시 철수할 것으로 보인다. 에티오피아 정부의 행동이 이렇게 급격히 빨라진 것은 최근 2주 사이에 있었던 일련의 회담 때문이다.

첫 번째 회담(?)은 주 에티오피아 미국 대사가 에티오피아 남쪽에 있는 아주 큰 한 공단을 방문했을 때였다. 아마 에티오피아 연방 정부는 자신들의 심각한 경제 실상을 미국 대사에게 보여 주고 도움을 요청하고 싶었던 모양이었다. 현재 그 공단의 공장들 중에 가동되고 있는 곳이 30%가 채 안된다. 그 이유는 에티오피아의 내전이 있은 후 미국 정부가 에티오피아에서 미국으로 수출하는 모든 제품에 면세해 주었던 법(AGOA)을 없애 버렸기 때문이다. 미국이 이러한 조치를 한 이유는 에티오피아 정부가 티그라이 주와의 전쟁을 멈추라고 한 미국 정부의 요청을 무시했기 때문이다.

에티오피아 연방 정부는 미국에게 이제 휴전을 했으니 AGOA법을 살려 달라고 미국 대사에게 요청했다. 미국 대사는 그 자리서 에티오피아 연방 정부 관료들에게 “그런 요청을 미국에게 하기 전에 먼저, 국제 인권 조사단이 티그라이 주로 들어가서 전쟁 범죄를 조사할 수 있도록 길을 열라”고 말했다. 에티오피아 연방 정부는 지난 번에 국제 인권 조사단이 에티오피아에 들어 왔을 때 대담하게 그들을 쫒아냈다.

며칠 뒤 미국의 국무장관인 블링컨이 아비 총리를 워싱턴으로 불러 만났다. 그 자리에서 블링컨은 아비 총리에게 몇 가지를 요구했다. 첫째, 국제 인권 감시단이 티그라이 주에서 독립적으로 전쟁 인권 침해에 대해 조사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라. 둘째, 에리트레아 군과 암하라 민병대를 티그라이 주에서 철수시켜라. 셋째, 티그라이 주에 기본 서비스를 빨리 복구하라. 기본 서비스란 전기, 통신, 물, 의료 등을 말한다.

그리고 그 회담이 있은 후 즉시 아프리카연합(AU) 분쟁 조정 대사가 티그라이 주를 방문하고 그 다음에 에티오피아 연방 정부의 대표단이 티그라이 주 수도 메켈레로 가서 티그라이 정부 관료들을 만났다.

에티오피아 연방 정부 대표단은 방문한 다음 날 메켈레로 가는 민항기 취항 발표를 했고, 전화가 바로 개통되었다. 민항기는 발표한 다음 날인 12월 28일에 재개됐다. 이 모든 일이 2주 만에 이뤄졌다. 평화 협정 후 아비 총리는 질질 끌면서 움직이지 않았다. 돈 때문이다. 아비 총리는 하고 싶지 않은 일들을 강대국의 압력에 밀려 행하고 있다.

현재 에티오피아 경제는 바닥을 모르고 내려 가고 있다. 아비는 그와 절친인 중국과 러시아에는 돈을 빌리러 가지 않는다. 그런데 그가 싫어하는 미국이나 유럽에는 돈을 빌리러 간다. 그리고 이 땅에 사는 에티오피아 국민들도 마찬가지다. 미국 정부는 매년 에티오피아인들 수 천명을 아주 간단한 서류만 제출하면 추첨에 의해 뽑아 미국으로 이주하는 프로젝트를 실시하고 있다. 여기에 어마어마한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다.

그런데 그들은 입으로는 미국을 싫어한다. 참 이상하다. 좋아하는 중국이나 러시아는 가지 않으면서 미국에 가려고 기를 쓴다. 물론 이들이 이해가 안 되는 말과 행동을 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국영방송에서 수시로 미국을 비난하는 방송을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욕망은 원칙도 체면도 바른 판단력도 없앤다.

이제는 에티오피아 남부지역이 난리다. 이전부터 있었던 연방군과 오로모 지역 반정부군과의 전쟁이다. 연방 정부는 오로모 지역의 반정부군을 축출하려고 더 많은 군을 남쪽 오로모 지역으로 보내고 있다. 여러 국회의원들이 오로모 내전에 대해 연방 정부가 평화적으로 해결해 주기를 촉구했다. 소 귀에 경 읽기다. 연방 정부는 티그라이와의 전쟁에서 무력으로는 아무 것도 해결 안된다는 것을 체험했다. 그런데 안되는 줄 알면서 또 무력으로 해결하려고 한다.

얼마 전 개신교 교단이 아비 정부가 발표한 법령으로 인해 둘로 쪼개졌다. 연방 정부는 기독교협의회라는 단체를 만들고 이 단체를 통해 모든 교회들에게 사업자등록증을 만들게 하려고 한다. 이를 통해 교회와 교회에 속해 일하는 모든 자들에게 세금을 걷기 위해서이다. 그래서 기존의 복음주의협의회에 속한 교단들은 이것에 반발하고 더욱 결집했다. 복음주의협의회는 에티오피아의 큰 교단들이 모두 속해 있다. 그러자 연방 정부는 외국 선교사 입국을 제한하는 법안을 공표했다. 명목상의 이유는 이제 에티오피아에는 교회도 많고 교인수도 많기 때문에 선교사들이 더 이상 필요 없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모든 개신교 선교사들이 비자를 받으려면 오직 새로 설립한 기독교협의회로 통해서만 받을 수 있다고 발표했다. 이게 진짜 하고 싶은 말이었다.

그래서 복음주의협의회는 분열이 일어났다. 복음주의협의회에 속한 교단들 사이 많은 다툼 끝에 많은 외국 선교사들에게 비자를 내주고 있던 교단들은 외국 선교사들의 도움을 지속적으로 받기 위해 복음주의협의회를 탈퇴하고 정부가 설립한 기독교협의회로 가버렸다.

전에는 한 교단에서 부흥회를 하면 다른 교단에서도 함께 참석했는데 이제는 이런 광경을 볼 수 없게 되어 버렸다.

그리고 이제는 기독교협의회를 통해 비자를 받은 모든 선교사들은 국가에 세금을 내야 한다. 돈을 벌지 않고 자원 봉사하는 데도 세금을 내야 한다.

아비 총리는 스스로 그리스도인이라고 했다. 교회를 더욱 하나로 묶는데 힘을 쓰지는 못할 망정 그의 권력으로 분열시키고 있다.

이처럼 에티오피아는 소망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악함이 넘쳐 모든 것을 집어 삼킬듯하지만 이런 상황 속에서 주님께서는 목마른 자들을 부르고 계신다. 기대했던 사람에게 오는 실망과 믿을 수 없는 정부와 교단으로 인해 정말 주님만 의지하는 사람들이 하나 둘 생겨 날 것을 확신한다. 내 주변에서 그런 신음소리가 들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복음기도신문]

에티오피아=다니엘 정(본지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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