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를 높이라 Prize Wisdom 잠 4:8

[현장 리포트] 인도 유대교인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교회나 선교단체는 없다

▲ 세바 이스라엘 히브류 센터. 사진: 원정하 목사 제공

인도 유대인 귀환작전 ‘알리야 사역’ 현장을 가다 (3)

인도 마니푸르에 자신들을 북왕국에 거주하던 므낫세 지파에 속하며 ‘브네이 므네세’라고 믿는 쿠키 종족의 후예들이 거주하고 있다. 이들을 성경의 말씀대로 고토로 돌아가도록 돕는 ‘알리야 사역’에 한국교회가 적지 않은 규모의 재정과 노력을 투입하고 있다. 이들에 대한 현지 기독교인들의 반응을 청취했다. <편집자>

인터뷰 두번째. 쿠키족 침례교 중앙교회

이번 인터뷰는 ‘추라찬푸르’ 지역에서, 그리고 ‘쿠키’ 종족에서 가장 강력한 교단인 침례교의 센터가 되는 교회에서 진행됐다.

▲ 쿠키족 침례교 중앙교회가 사용하던 구 예베당. 마당에 신축 예배당과 구 예배당이 함께 공존하고 있다. 사진: 원정하 목사 제공
▲ 현재 사용하는 새 교회. 사진: 원정하 목사 제공

이 교회 내부는 천 명 이상의 성도가 들어올 수 있을 정도의 큰 규모였다. 주일 예배에 참석해 보니 그 의자들이 꽉 차서 정말 살아있고 열정적인 예배가 있었다. 주일 대예배를 7시에 시작하고, 또 대예배가 끝난 후에는 주일학교가 성인들까지 교실별로 나누어져 이뤄지곤 했다.

이 교회가 위치한 곳은 추라찬푸르에서 가장 오래되고 큰 유대교 회당(시나고그)이자 인도 유대교인들을 이스라엘로 보내는 ‘셰바 이스라엘’의 본부에서 겨우 걸어서 3분 거리에 있었다.

이 교회는 앞서 인터뷰한 교회와 성격이 조금 달랐다. 앞서 인터뷰한 루터교의 감독이나 선교국 총무는 자신이 교회를 담임하지 않고 거시적인 행정을 주로 맡았다. 그러니 이 교회는 성도들을 직접 섬기는 현장 목회자여서, 그를 통해 더욱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현장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 ‘알리야’ 프로젝트에 대해서 들어보았는가? 많은 한국 크리스천들이 마니푸르의 유대인에 대해 관심과 애정을 갖고 있다. 그래서 그들은 마니푸르의 시나고그(유대교 회당)들을 방문하고, 그들을 이스라엘로 보내기 위해 거액을 기부했다. 2021년에는 한국에서 최소한 218만 루피(27만 6000달러)가 모금됐고, 이는 548명을 이스라엘로 보내는 데에 쓰였다.

(여기까지 이야기했을 때, 목사님의 표정은 좋지 않았다. ‘또 마니푸르 유대인에 대해서 물으러 온 외국인인가?’와 같은 생각을 하시는 듯 했다. 그래서 급히 다음의 말을 덧붙였다.)

그러나 나는 인도 선교사로서, 쿠키족이 기독교인들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목사님이 보시기에 그들이 정말 유대인인지, 아니면 다른 나라에서 지원받는 자금 때문에 개종한 기독교인들은 아닌지에 대해서 질문하고 싶었다.

▲ 원정하 목사가 쿠키족 침례교 중앙교회(KBC) 목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 원정하 목사 제공

KBC 목사 : “사실 이 지역에 제대로 된 시나고그는 우리 교회 옆에 있는 곳, 단 하나뿐이다. 그리고 이곳은 마니푸르 유대인의 주요 중심지다. 본인들을 유대인으로 생각하는 쿠키, 미조, 친 등 많은 부족민들이 있지만 아직 나는 그들과 많은 대화를 해 보지 못했다. 하지만 그들은 기독교에서 개종한 유대교인들이기는 해도, 실제로는 신앙 때문이 아니라 가난 때문에 그렇게 선택한 것으로 알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만일 외국(이스라엘)에서 더 좋은 삶이나 직업이 예비되어 있다고 하면 얼마든지 유대교로 개종할 준비가 되어 있다.”

참고사항

구글로 마니푸르의 회당들을 검색해보면 몇 개 더 나온다. 하지만 구글 뷰가 아예 없거나, 간혹 제공된 사진들을 보아도 제대로 활동하는 곳으로 느껴지지 않는 곳이 많다. 게다가 ‘메시아닉’이라고 붙은 시나고그들은 사실상 교회로 봐야 하기 때문에 더더욱 시나고그로 보기 어렵다. 아마 유대교 신앙이 확실해진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대규모로 이스라엘로 옮겨지는 상황이다 보니 제대로 관리되지 못하는 듯하다. 그러나 쿠키 침례교회 옆의 회당은 ‘알리야 운동’을 주도하는 ‘세바 이스라엘’의 본부를 겸하고 있다. 또 읍내 중심부에 있어 그나마 활동이 활발해 보이지만, 필자가 방문했을 때에도 랍비는 없었다. 그곳에서 안내하는 분은 마니푸르인 랍비가 몇 명 있지만 모두 이스라엘에 살며 회당 관리인들과 그 가족들이 있을 뿐이라고 했다. 그런 면에서 이 KBC 목사님이 ‘회당이 한 곳’이라고 하신 것은 크게 틀린 말이 아닌 것 같다.

▲ 부족 전통과 현대 교회의 조화. 북이 달린 제단. 사진: 원정하 목사 제공

– 그렇다면 유대교인이 다시 기독교로 돌아온 사례도 있는가?

KBC 목사 : “있다. 2020년에 우리 교회에서 한 가정이 유대교에서 기독교로 돌아와서 내가 그들에게 침례를 주었다. 사실 그들은 유대교 가정에서 태어났지만, 유대교 신앙이 아주 강하지는 않았다. 이제 그들은 헌신적인 기독교인이 되었다. (이 교회는 성인들도 주일학교를 하고 주기적으로 시험을 보는데) 그 아내는 주일학교 시험에서 늘 1등을 놓치지 않는다. 군인 가정으로, 지금은 다른 지역에 파병되어 있다.

– 개종으로 인해 가족이 분열된 사례가 있는가?

KBC 목사 : “있다. 방금 언급한 그 가정의 경우, 그 부모들은 아직도 유대교인들이다.”

– 그렇다면 목사님의 교회에서 유대교로 개종한 사람도 있는가?

KBC 목사 : “있다. 2020년, 한 성실한 성도가 유대교로 개종했다. 교회의 선교 헌금 관리까지 맡던 분인데, 그는 성실하고 정직한 사람이었지만 신앙의 뿌리가 매우 약한 사람이기도 했다. 가족 문제로 상당한 갈등을 격고, 별거를 하던 중에 그렇게 된 것으로 알고 있다. 현재 그는 오토릭샤(택시 대용으로 쓰이는 세발 오토바이) 운전수이다.”

참고사항

이곳 인도 북동부에서 부족은 절대적인 삶의 근간을 이룬다. 그리고 대부분의 부족들이 100%에 가까운 기독교인이 된 이상, 각 부족의 교회는 곧 그 부족의 집단의 일원이나 다름 없다. 부족의 족장들도 그 교회를 다니고, 또 몇 대에 걸쳐서 한 교회를 다닌다. 그러므로 인간관계에서 문제가 생겨서 부족을 떠나려면, 그 교회를 떠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쿠키족이 언어도 문화도 다른, 타 부족의 교회로 가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기에 아예 유대교라는 새로운 사회로 들어가 버리는 사람들도 있는 것이다. 유대교인들 역시 대부분 쿠키족이기 때문이다.

– 혹시 이 지역 유대교인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교회나 선교단체가 있는가?

KBC 목사 : “없다. 우리 침례교의 복음적 사명은 잃어버린 영혼들(The Lost – 이 대화에서는 미전도종족을 뜻하는 것 같았다.)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이다. 아직까지 인도 유대교인을 그리스도인으로 돌이키기 위한 특별한 사역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 쿠키 종족에 ‘시그푸이(shik pui)’라는 추수 축제 노래에 구름기둥, 불기둥도 나오고 홍해가 갈라지는 내용이 있다고 들었다. 그런 노래로 볼 때, 그들이 잃어버린 므낫세 지파의 증거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KBC 목사 : “내가 쿠키족인데 들어본 적이 없는 이야기다.”

참고사항

이 노래에 대해서는 다음 인터뷰, 쿠키족 추장의 가정에서 자세히 언급될 예정이다.

– 사실 중국 등에서 유대인들의 후손이 발견된 적이 있다. 그들은 자신들이 무슬림의 한 일파인줄 착각하고 있었을 정도로 정체성을 많이 상실했지만, 이스라엘 전통 촛대(메노라)라던가, 돼지고기를 안 먹는 것은 물론, 소고기나 양고기에서도 환도뼈 큰 힘줄을 먹지 않는다. 이렇게 자신들도 의미를 망각한 전통들이나 히브리어 어휘들을 지켜나가기도 했다. 혹시 마니푸르 쿠키족이나, 친족, 미조족에 그런 증거가 따로 존재하는가?

▲ 인도 북동부 부족 문화. 사진: 원정하 목사 제공

KBC 목사 : “우리 부족들의 역사들은 글로 쓰여진 것들이 아니다. 그러나 일부 노인들은 자신들이 중국에서 온 것으로 상상하기도 한다. 이로 인해 때로는 본인들이 중국까지 흘러왔을 것으로 추측되는 므낫세의 후손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생각으로 그들은 젊은 세대들을 설득하고 캠페인을 시작한다. 하지만 신학적으로나 역사적으로나 그들이 므낫세 지파라는 증거는 전혀 없다. 그들은 할례를 받지도 않았고, 할례라는 단어도 없었고, 모두 돼지고기를 먹어왔다.

참고사항

쿠키족을 비롯한 북동부 여타 종족들은 대부분 몽골리안의 얼굴을 갖고 있다. 보통의 인도인들과 생김새가 완전히 다르다. 또 개나 돼지, 뱀 등 대부분의 인도인이나 유대인들도 먹지 않는 음식을 즐겨 먹는다.

– 만일 한 언어, 문화종족이 자신들을 므낫세라고 주장하면 조금 납득할 수도 있지만, 미조, 친, 쿠키 이 세 종족에서 각기 1% 미만의 사람들이 모여 자신들이 유대인이라고 하는 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

KBC 목사 : “이 논쟁은, 사실 옛날 한 강력한 쿠키족 지도자들 중 한 사람이 자신의 추측으로 자신들이 모든 사람들이 찾던 ‘잃어버린 종족’일 것이라고 선언하면서 시작됐다. 그러나 어떠한 기록이나 신학적인 지식으로도, 우리는 우리 쿠키족이 므낫세 족이라고 주장할 증거를 찾지 못했다. 그러나 이 주장과 몇몇 지도자들의 목소리 때문에 어떤 사람들은 확신을 갖게 되기도 했다. 그리고 어떤 이들은 빈곤 때문에 더 나은 기회를 찾아 유대교로 개종하기도 했던 것이다. 그리고 주기적으로 이스라엘에서 랍비들이 와서 새로운 전통들을 가르치기도 한다.”

참고사항

기록된 역사가 없는 입장에서 부족 사회에서 추장 급의 노인이 전설이나 신화를 이야기하면, 후손들이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다. 게다가 백인 선교사들이 여타 인도인들과 생김새가 다른 사람들을 보고, 혹여 그런 의견을 섣불리 말했던 게 와전된 것일 수도 있다. 게다가 상시적으로 다른 부족간의 전투가 있었고, 또 주류 인도인들로부터는 종교(기독교)와 인종으로 무시를 당하다보니, 나름의 국수주의(nationalism)적인 도구로 유대인 관련 이야기들이 돌았던 것 같다.

– 인도에는 ‘반개종법’이 있어서 한 종교를 다른 종교로 개종시키는 것을 거의 불법으로 제재하고 있다, 특히 물질적인 이익을 통해 개종을 시도하면 투옥까지 된다. 한국 선교사들은 한국 시민권이나 미국 유학 기회같은 것은커녕, 쌀자루 하나만 주며 복음을 전해도 감옥에 갇힌다. 그런데 왜 인도인들을 유대교로 전도하는 이스라엘 선교사들은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고 있는가? 심지어 자국민(인도인)을 이스라엘로 귀화시키기까지 하고 있는데 말이다.

차오 선교사 : “반개종법은 거의 힌두교도가 기독교나 이슬람으로 개종하는 것을 막는 데에만 악용된다. 인도 정부는 기독교가 유대교로 돈 때문에 개종하거나, 기독교인이 인도를 떠나는 것에는 별로 큰 문제로 보지 않는 듯하다.”

– 세나파티 지역은 물론, 나갈랜드나 미조람 등 다른 주 심지어 미얀마 등 다른 나라에도 쿠키족(+미조족, 친족)들이 아주 많이 산다. 그들 중에도 자신들이 유대종족이라 믿는 이들이 있는가?

KBC 목사 : “아니다. 그들은 대체로 여기, 추라찬푸르에 집중되어 있다.(이곳에 개종한 유대인을 이스라엘로 보내는 ‘세바 이스라엘’의 본부가 있기 때문이다.)

– 만일 한국이나 미국, 이스라엘 등 다른 나라에서 더 이상 기금이 오지 않는다면, 현재 추라찬푸르에 있는 유대교인들은 계속해서 유대교인들로 남을까, 아니면 사라지게 될까? 어떻게 생각하는가?

KBC 목사 : “많은 이들이 이스라엘로 갈 수만 있다면 언제든지 유대교로 개종할 준비가 되어있고, 또 이미 개종한 이들은 이스라엘에 갈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비록 그들이 가지 못하게 되더라도, 이미 할례를 받고 개종한 이들은 계속 신앙을 유지할 것이다. 이미 할례를 받았기 때문이다.”

– 그리스도인들이 유대의 전통으로 회귀해서는 안 된다는 바울 사도의 가르침이 다시금 전파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안타까운 이야기지만 혹시 기독교인들의 삶이 거룩한 모델을 보여주지 못해서 그들이 더 거룩하게 사는 유대인들의 모습에 영향을 받아 개종을 하는 경우는 없는가?

KBC 목사 : “(모처럼 엷은 웃음기를 보이며) 아니다. 이 추라찬푸르를 비롯해서 개신교가 90%를 넘어가는 지역들은 대부분 술과 담배가 엄청난 금기이지만, 유대교인들은 술과 담배를 전혀 금하지 않는다. 그래서 유대교로 개종하기 전에 술 담배를 하지 않던 이들도 개종 후에는 많이들 즐기기 시작한다.”

참고사항

실제로 내가 주일 예배 후 회당에 방문했을 때, 그곳의 대부분의 여성들은 담배를 물고 있었다. 보수적인 기독교 사회인 추라찬푸르에서는 흔히 보기 힘든 장면이었다.

– 내가 한국 교회를 대표할 권한은 없지만, 그래도 한국인 목사요, 선교사로서 한국 성도들의 재정이 마니푸르 기독교 사회를 어지럽히는 데에 쓰인 것을 대신 사과드리고 싶다. 목사님과 마니푸르 성도님들의 목소리가 한국에 들려지는 데에 최선을 다 하겠다.

▲ 인터뷰를 마치고, 추라찬푸르 기독교인들의 유대교 개종이 그치기를 위해 기도했다. 사진: 원정하 목사 제공

인터뷰를 마치며

며칠 후, 우리는 이 교회의 대예배에 참석했다. 목사님은 많은 성도들 앞에서 우리 일행을 소개하고 기독교인들을 유대인으로 개종시키는 일을 막기 위해 왔다며 우리를 위해 간절한 기도를 해 주셨다. 또 성도들도 장의자에서 내려와 무릎을 꿇고, 한국식 통성기도로 우리와 영으로 함께 해 주었다.

이처럼 이들 현지의 기독교 관계자들을 만나면서, 억대의 예산을 집행하면서도 한번 와 보지도 않거나 혹 왔더라도 근처의 기독교인들을 만나볼 생각도 하지 않은 한국의 알리야 관련 기관들에 대한 아쉬움이 크게 느껴졌다.  <계속> [복음기도신문]

원정하 목사 | 본지 인도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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