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를 높이라 Prize Wisdom 잠 4:8

[현장 리포트] 가난한 기독교인들이 생존을 위해 유대교로 개종하고 있다

▲ 원정하 목사가 감독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원정하 제공

인도 유대인 귀환작전 ‘알리야 사역’ 현장을 가다 (2)

인도 마니푸르에 자신들을 북왕국에 거주하던 므낫세 지파에 속하며 ‘브네이 므네세’라고 믿는 쿠키 종족의 후예들이 거주하고 있다. 이들을 성경의 말씀대로 고토로 돌아가도록 돕는 ‘알리야 사역’에 한국교회가 적지 않은 규모의 재정과 노력을 투입하고 있다. 이들에 대한 현지 기독교인들의 견해를 인도 선교사로서 본지 통신원 원정하 목사가 현장을 찾아가 들었다.<편집자>

<인터뷰 1. 마니푸르 복음 루터교단 본부>

마니푸르 복음루터교단(Manipur Evangelical Lutheran Church)의 감독(Bishop)인 Rev. Dr. S.K. Manlun 목사와의 인터뷰이다. 이 자리에는 마니푸르 복음루터교단의 선교국 총무(Mission Director)인 Rev. Kam minthang 목사, 차오 선교사와 그 아들 데이브, 쿠키 부족장의 아들인 제리 형제가 함께 했다.

– 마니푸르에는 유대교를 믿는 쿠키 종족이 많다고 들었다. 지난해 한국의 많은 기독교인들이 그들을 위해 약 218만 루피(27만 6000달러)를 모금해서 548명의 이 지역 유대교인들을 이스라엘로 보냈다는 소식을 들었다. 하지만 쿠키족은 거의 100%에 가까운 기독교인들인데, 이로 인해 기독교에서 유대교로 개종한 사람들은 없는지 우려가 된다.

감독 : “마니푸르에는 기독교에서 개종한 유대인들이 있다. 그들은 여러 해 전부터 개종하기 시작했으며 최근에도 계속 개종자들이 나타나고 있다. 그들은 개종한 연도에 따라 이스라엘로 보내진다. 일부는 이미 이스라엘로 보내졌고 일부는 이스라엘로 보내지기 위해 대기자 명단에 올라 있다. 위키디피아에 따르면, 약 1만의 베네이 메나셰 사람들이 있으며, 그 중 4000여 명은 이미 이스라엘에 정착했고, 6500명은 아직도 인도에 있다. 지난 2021년에는 548명이 한국 모 기관의 지원으로 이스라엘에 정착했다.”

필자는 마니푸르 사람들의 입에서 한번도 ‘베네이 메나셰’라는 단어는 들어보지 못했고, 보통 ‘사바트 피플(안식일 지키는 이들)’ 혹은 ‘주다이즘 피플(유대교 믿는 이들)’이라는 표현을 쓰곤 했다. 그들이 혈통적으로 ‘주이시(유대인)’나 ‘므낫세’라고 믿지 않기 때문인 듯하다.”

회당에는 since 1976이라고 쓰여있다. 사진: 원정하

-언제부터 마니푸르에 회당이 세워졌나?

감독 : “오래전에 세워졌다. 예전에는 그 수가 적었지만 지금은 그 수가 날로 증가하고 있다. 이 지역의 여러 교파의 그리스도인들이 유대교로 개종하는 중이다. 추라찬푸르 인근의 캉그라(Kangra) 지역에서는 이런 일도 있다. 보통 쿠키 종족에서는 가난한 사람들이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다른 지역으로 이주해 오면, 이주한 지역의 추장(King, 보통 이 지역에서는 Chief보다는 King이라는 표현을 더 많이 쓰는 듯하다.)에게서 땅을 빌려야 한다. 그런데 소작료나 토지 이용료를 낼 수 없는 경우, 그들은 정착도 할 수 없고 떠나온 마을로 돌아갈 수도 없는 경우가 생긴다. 이때 유대교를 믿는 추장이 땅을 주면서 소작료나 이용료를 깍아주며 정착을 지원하는 대신 유대교로 개종하게 만든다. 유대인으로 개종한 대부분의 기독교인은 인도(마니푸르)에서 생계 수단이 없는 가난하고 궁핍한 사람들이며 그들은 생존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유대교로 개종을 한다.”

참고사항

인도 북동부에는 여러 종족들이 있는데, 모두 각기 왕(King)들이 있다. 그 중 ‘알리야’ 운동의 중심지인 ‘추라찬푸르’의 쿠키족의 경우, 부족의 모든 땅은 왕의 것이라는 ‘왕토사상’이 타 부족보다 강한 편이다. 그래서 한 부족의 영역에 들어와서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추장에게 땅을 사거나(파는 일은 드물다.) 빌리는 수밖에 없다고 한다.

감독 : “그런데 요즘은 부족 간의 전쟁을 위한 머릿수가 그다지 필요하지 않고(가장 최근의 부족전쟁이 90년대 후반) 소작료를 통한 수입이 그다지 크지 않은 데다 농사 기술이 발달해서 인력도 더 적게 든다. 또 야생동물 보호법으로 인해 사냥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경우도 거의 없다. 게다가 왕들이 아무리 부족 공동체로부터 대대로 그 땅의 주인으로 인정받는다 해도, 인도 정부로부터 공식적인 직위를 받은 것은 아니다. 그러니 한 토지에 오래 살았던 누군가가 작정하고 분란을 일으키면 골치가 아파질 수도 있다. 이제는 왕이 재판하고 군대를 동원할 수 있는 시대도 아니기에, 최대한 미래의 토지 분란 소지를 줄이고 싶어 하는 분위기다. 그러다 보니 대부분의 쿠키족 왕(기독교인)들은 자신들의 영토에 이주민을 받아들이는데 아주 소극적이 되었다.

그런데 유대인 부락들은 외국에서 지원받은 돈으로 주기적으로 핵심 멤버들이 몇 백명, 몇 천명씩 이스라엘로 이주를 하고 있다. 왕 본인과 그 가족들을 비롯, 유대교를 믿은지 오래된 이들부터 먼저 이주하다 보니, 왕위가 먼 친척으로 승계되기도 한다. 땅 크기는 그대로인데 인구는 적어지고, 새로운 왕들도 등장하다 보니 외부 인원을 받는데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것이다. 그러다가 그들이 또 이스라엘로 가면, 그 자리들은 다른 개종자들이 채우게 되는 상황들이 발생한다.”

– 유대교로 개종해서 이스라엘에 갔다가, 다시 마니푸르로 돌아오는 경우도 있나?

감독 : “아니다. 그들은 이스라엘에 도착하면 이스라엘 시민권을 부여받았기 때문에 돌아오지 않는다. 가끔 친척을 만나거나 하러 올 뿐 인도로 재정착을 한 경우는 알지 못한다.”

추라찬푸르의 거리. 사진: 원정하

차오 선교사 : “잃어버린 부족으로 속하거나 주장하는 특정 부족이나 마을이나 공동체가 있는가? 예를 들면 어떤 사람들은 추라찬푸르의 쿠키족이 유대인의 혈통이라 하는데, 내가 살고 있는 ‘세나파티’ 지역의 쿠키족들은 전혀 그런 전승도, 그런 말도 하지 않는다. 100% 기독교인들이다. 그들이 정말 오래된 유대 공동체라면 추라찬푸르가 아닌 다른 지역 쿠키 종족들에게도 동일한 전승이 있어야 하는데…”

감독 : “그렇지 않다. 누구든지 유대교로 개종하면 유대인으로 취급받는다. 특히 기독교인이기는 하나 뿌리가 굳건치 못한 이들이 유대교를 받아들인 친구들과 어울리다가, 개종하면 언젠가 이스라엘에 가서 시민권을 받게 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다 보면 쉽게 기독교를 떠난다. 그러나 유대인을 다시 기독교인으로 개종시키는 것은 참 어렵다. 우리는 열심히 복음을 전하고 있지만.”

캄 민 탕 목사(루터교 선교국 총무) : “마니푸르 주의 세 부족, 즉 추라참푸르 지역의 ‘쿠키’ 종족의 일부와 ‘미조’, ‘친’ 종족의 일부가 자신들을 유대인으로 믿고 있다. 하지만 그들은 기억할 수 없는 옛날부터(SInce time immemorial) 기독교인들이었던 사람들이다. 만일 한 종족이 모두 므낫세 지파의 후손이라면 종족 단위로 유대교인이어야지, 어떻게 세 개의 다른 종족에 므낫세 지파가 퍼져있을 수 있는가? 기독교인으로서 우리 쿠키 루터교회는 여덟 명의 선교사를 메이테이족(마니푸르에서 유일하게 기독교가 다수가 아닌 종족)들이 사는 계곡으로 파송해서 복음을 전하고 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도리어 이곳, 추라찬푸르의 기독교인들은 유대교로 개종하고 있다.”

– 혹시 유대교로의 개종사태로 인해 가족이 찢어지는 문제는 없는가?

감독 : “우리 교회에도 사례가 있다. 부모는 여전히 기독교인이지만 아들은 유대인으로 개종했다.”

– 그리스도인으로서, 우리가 이 유대교로의 개종 사태를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감독 : “우리는 우리 민족(Kuki족)을 철저히 보호해야 한다. 여호와의 증인, 제7일 안식일, 유대교 등 모든 잘못된 가르침을 차단하고, 온전히 성경적인 가르침을 전파해야 한다. 우리 교단의 경우, 바로 이 사무실(감독 사무실)에서, 나의 허가를 얻지 않고는 그 누구도 우리 교단 산하의 교회에서 말씀을 전할 수 없게 되어 있다.”

– 한국의 많은 기독교인들이 마니푸르의 유대인들을 후원하는 것이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것이라고 믿고 있다. 그들을 위한 메시지가 있는가?

감독 : “우리는 한국인들이 마니푸르 유대교인들을 돕는 데에 거액의 돈을 쓴다고 시기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우리가 기독교인으로서 재정을 집행한다면 세 가지 기준이 있어야 한다. 첫째,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 쓰여져야 한다. 둘째, 복음을 전하는 데에 쓰여야 한다. 셋째, 성도들의 유익을 위해서 쓰여야 한다. 그런데 한국의 교회가 마니푸르의 유대인을 돕는 것은 그 중 어느 것에도 해당되지 않는 듯하다. 한국의 선교단체나 그리스도인들은 먼저 그들의 기금이 사용될 장소와 사람들에 대한 제대로 된 역사를 공부할 필요가 있다. 여러분이 모금한 기금은 정말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 제대로 사용되어지고 있는가? 우리(마니푸르 복음 루터교단)는 핀란드의 루터교단과 동역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 왔다. 그러나 양해각서(MOU)를 맺기까지 1년 정도의 시간이 걸렸다.

핀란드 루터교단 분들은 우리 마니푸르 복음 교단에 대해서 열심히 공부하고, 관찰하고, 굉장히 신중하게 그들이 보낼 재정이 이곳에서 쓰일지를 알아보았다. 그렇게 MOU를 맺은 후에도, 우리는 항상 줌으로 모임을 갖고 지속적으로 정보를 나누고 있다. 그런 것처럼, 한국의 기관들도 먼저 그들의 재정이 사용될 환경에 대해서 제대로 공부하는 것이 필요하다.”

좌측부터 필자, 루터교 주교, 데이브, 차오 선교사, 루터교 선교총무. 사진: 원정하

인터뷰를 마치며

감독님은 처음에는 아주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셨다. 한국이나 미국에서 온 이들이 이 문제를 꺼낼 때, 원하는 답(이 지역에는 잃어버린 유대인들이 있다면 하는 단서를 붙이기도 했다)을 정해놓고 묻는 경우가 종종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했다. 사실 추라참푸르는 마니푸르 유대교인을 제외하면, 세계에 전혀 알려질 일이 없는 마을이다. 하지만 인터뷰 후반부로 갈수록 진심을 보여주셨고, 말미에 한국 교회 성도들을 위한 메시지를 부탁드렸을 때에는 꾸짖듯 아주 준엄하게까지 말씀을 해 주셨는데, 죄송해서 몸 둘 바를 몰랐다. 하지만 그만큼 마음을 열어주셔서 감사했다. 다음 편에서는 지역 교회 목회자와의 인터뷰를 나눌 예정이다. <계속> [복음기도신문]

원정하 | 본지 인도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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