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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교회의 위기와 도전

시리아를 가다(2)

2천 년에 가까운 역사를 가진 중동 교회는 지금까지 수많은 박해에서 살아남았지만, 1900년대 초 2천만 명에 이르던 기독교인은 박해와 전쟁, 이주 등으로 현재 약 1천2백만 명에 그치고 있고, 2025년에는 6백만 명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1 이러한 쇠퇴의 흐름은 시리아 교회도 예외는 아니었다. 11년의 내전 동안 기독교 공동체는 흩어졌고, 수많은 기독교 문화유산이 파괴됐으며, 아람어까지도 자취를 잃어버릴 위기 앞에 놓였다.

시리아 기독교의 역사

해가 뜨는 곳이란 의미를 가진 레반트 지역의 중심부에 위치한 시리아는 사도바울이 회심했던 장소로 알려진 다메섹(현재, Damascus)과 역사상 처음으로 ‘그리스도인’이란 용어를 사용했다고 전해지는 안디옥(현재, Antakya)2으로 유명하다. 기독교의 번성 아래 비잔틴 문화를 꽃피웠던 시리아 기독교는 7세기 중엽부터 아랍 이슬람 세력의 확장 속에서 박해받기 시작했고, 1516년 시리아가 오스만 제국에 정복당하면서 기독교는 소수 종교로 남게 되었다. 그런 가운데 1차 세계대전 과정에서 발생한 아르메니안 기독교인 대학살을 피해 상당수의 기독교인들이 튀르키예(터키)에서 시리아 북부로 내려와 정착하기도 했다. 시리아의 개신교 선교는 1822년 런던유대인협회(London Jews Society)를 통해 처음으로 시작됐고, 1차 세계대전 후 30년간 프랑스 분할 통치를 받으면서 시리아에는 서구의 성공회와 가톨릭, 개신교 선교사들의 진출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졌다. 초대교회 전통을 지나 동방교회와 서방교회가 분열된 이후 현재에 이르기까지 시리아의 기독교는 그리스정교회, 아르메니안정교회, 시리아정교회, 아시리아동방교회, 가톨릭과 개신교 등 다양한 종파로 나뉘어져 있다.3 안디옥 교회에 뿌리를 두고 있는 가장 오래된 기독교 교회 중 하나인 시리아정교회는 시리아 전체 기독교인의 10% 정도에 불과하지만 아직도 아람어를 예배에서 사용해 오고 있다.4 그리고 유네스코 문화유산이자 비잔틴시대 교회 건축물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성시므온교회(Saint Simeon Church)도 시리아 북부 도시 알레포(Aleppo)에 위치하고 있다.

내전 이후 시리아 교회의 위기

전쟁에 휩싸이기 전, 시리아의 기독교 인구는 180만 명으로 전체의 10~12%를 차지했지만, 내전 이후 3~4년 동안만 기독교인 50만 명 이상의 난민이 발생했다.5 그리고 지금 시리아에 남아있는 기독교 인구는 전체 인구의 5% 미만으로 약 70만 명 정도에 불과하다.6 시리아에서 기독교인 수가 가장 많았던 알레포 지역은 정부군과 반군 등에 의해 34차례가 넘는 폭격이 가해졌고,7 15만 명에 달하던 기독교인은 75%가 감소해 2017년 추산으로 3만5천 명 밖에 남지 않았다.8 두 번째로 기독교가 부흥했던 홈스(Homs) 일대에는 반복적인 폭격으로 인해 많은 교회들이 파괴되었고, 부흥하는 교회로 꼽혔던 홈스장로교회 성도들은 90%가 쫓겨났다.9 이들립(Idlib)에도 1만 명이 넘는 기독교인이 있었지만, 수니파 색채가 강한 시리아 반군이 이들립을 점령하면서 단지 1%의 신자들만 남게 되었고, 그마저도 평균연령 70세의 고령자들뿐이다.10 지금까지 시리아에서 120개 이상의 교회와 성당이 파괴됐고,11 IS가 점령한 지역에서 기독교인들은 이슬람으로 강제로 개종하거나 종교 부과금을 내지 않으면 사형에 처해지기도 했다.12

IS 세력의 테러와 튀르키예의 공세가 계속되면서 시리아 북동부 위주로 남아 있는 아시리아 교회에도 위협이 가해지고 있다. 2015년에 IS는 탈탐르(Tal-Tamr) 마을을 습격해 아시리아 기독교인 100여 명을 붙잡아 갔고,13 2019년에는 쿠르드 점령지에 대한 튀르키예의 공격으로 3명의 기독교인이 사망하기도 했다.14 2022년 1월에도 알-하사카(Al-Hasakah)에서 IS와 시리아 민주군(SDF) 간의 무력 충돌로 인해 통행금지령이 내려졌고, 4월과 5월에는 튀르키예 군대가 이 지역을 공격해 여러 교회가 파괴되었다.15

더욱 안타까운 사실은 2천 년의 세월을 간직하고 전해 내려온 아람어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는 것이다. 2009년 유네스코가 멸종 위기에 처한 언어로 아람어를 지정했지만, 초기 기독교 수도원과 교회가 보존된 시리아 서부의 말룰라(Maaloula) 지역에서는 아직 7천 명의 사람들이 아람어를 사용하고 있었다.16 하지만 시리아 반군이 마을을 점령하면서 파괴와 약탈이 이어졌고, 기독교 주민 수천 명도 곳곳으로 흩어졌다. 현재 남아있는 말룰라 주민의 20%는 아람어를 사용할 수 있지만 대부분 60세 이상의 고령층이어서 아람어가 언제 사라질지 모르는 일이다.17

시리아 교회 재건을 위한 노력

내전 이후 시리아 교회는 커다란 위기에 직면해 있지만 여전히 그 땅에 남아 무너진 교회를 일으키고, 죽어가는 사람들을 살리며, 굳건하게 신앙을 지켜 나가는 사람들이 있다. 그리스정교회의 데메트리오스(Demetrios) 주교는 상대적으로 피해가 적었던 사피타(Safita) 마을에서 홈스와 알레포에서 온 실향민을 돕는 피난처 사역을 시작했고, 국제구호단체 지원에 힘입어 매달 250여 가정에 식량 지원을 할 수 있었다.18 국제오픈도어즈(Open Doors International)는 구호와 의료, 직업교육 등을 지원하는 희망센터(Center of Hope)를 세워왔는데, 2017년 이후에는 지역교회와 파트너십을 갖고 일하게 되면서 40개까지 확장시켜 나갈 수 있었다. 알레포(Aleppo)의 교회에서 희망센터를 운영 중인 압달라(Abdallah) 목사는 “우리는 고통받는 사람들 옆에 서서 이들을 도울 것이고, 기독교인들이 계속 머물 수 있도록 격려할 것”이라고 말한다.19 또한 시리아성서공회는 2017년부터 내전의 아픈 기억 속에서 힘들어하는 기독교 가정을 돕기 위해 성경을 기초로 트라우마 치유사역을 시작했고,20 2020년 12월에는 비록 시리아 국가위원회 주관이었지만 다마스쿠스 복음주의은총교회에서도 상담사 양성과정이 진행되어 자국민의 심리치료와 트라우마 극복을 지원하기 시작했다.21

가톨릭 구호단체인 ACN(Aid to the Church in Need)은 시리아 내전에서 폭격 피해가 컸던 알레포를 포함하여 시리아 재건 프로그램에 지금까지 5천만 달러를 지원했다. 특별히 2020년부터는 구호 사업뿐 아니라 가톨릭과 아르메니아정교회, 시리아정교회 등의 7개 대성당을 복구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22 또한 시리아정교회의 알네메(Petros Al-Nemeh) 대주교는 ACN의 지원을 받아 주택 재건 사역을 시작했고, 현재 홈스 일대에서 2,000여 채의 집이 수리되었다고 한다.23

시리아 교회에 주시는 도전

아랍의 봄을 기대했던 시리아 교회는 지금 기나긴 겨울을 통과하고 있지만 지난 2천 년 동안 무너지지 않고 이어져 왔던 인내와 믿음 위에서 위기를 새로운 도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2018년에 열린 세계기독교포럼(Global Christian Forum)에서 시리아정교회 수장인 아프렘 2세(Ignatius Aphrem II) 총대주교는 “시리아에서 기독교는 사라질 위기에 처해있지만 시리아 기독교인들은 여전히 그리스도에 대한 확실한 믿음 위에 남아있다”고 했다.24 또한 홈스 일대에서 사역하고 있는 엘리아스(Elias) 주교는 “기독교인이 없는 시리아인의 미래는 두려울 뿐”이라며 “우리가 이 땅을 떠나면 시리아는 더 큰 위험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25

대규모 이주로 젊은이들을 잃어버렸고, 지금껏 지켜왔던 교회와 수많은 유산들이 파괴되었지만 익명의 시리아 목사가 말하듯, 교회의 문제는 “생존이 아니라 영향력”에 달려있다.26 숫자는 줄어들었지만 무기를 들지 않았던 그리스도인들은 무슬림들과 달리 화해와 용서를 전파하면서 복음의 개방성을 높여왔고, 그 결과 무슬림 배경 신자(Muslim Background Believer, MBB)들이 늘어나고 있다. 자국에서 끝까지 복음을 전하기 위해 남았다는 시몬(Simon, 가명) 목사는 지난 몇 년 동안 셀 수 없이 많은 MBB들과 드루즈족(Druze)에게 세례를 주었고, 시리아와 중동에서 그 숫자는 수십만 명에 이를 수도 있다고 말한다.27

또한 시리아 교회는 지금의 위기 속에서 하나됨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지금까지 시리아 교회는 여러 기독교 분파 간에 불필요한 긴장과 갈등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캐나다 틴데일 신학교의 와픽 와바(Wafik Wahba) 교수가 말하듯, 이집트혁명 이후 이집트에서 기독교통일협의회(Egyptian Christian Unity Council)가 만들어진 것처럼 시리아뿐 아니라 중동에서 모든 기독교 종파들이 합심하는 계기가 마련될 것을 내다보고 있다.28 마찬가지로 아프렘 2세 총대주교도 “박해와 순교의 역사는 하나됨과 거룩함이라는 공교회성을 드러나게 한다”라고 말한다.29 앞으로 궁핍한 사람을 섬기고, 배고픈 사람을 먹이고, 병자를 고치고, 희망을 전파해 나가면서30 시리아 교회가 더욱 하나되어 하나님의 크고 놀라운 일을 성취해 나가길 기대해 본다.<끝> [복음기도신문]

출처 : AFP, Almonitor, ARAB News, Asianews, BBC, Christian Post, Christian Today, Christianity Today, Economist, EMQ, IBMR, LGA, New York Times, The Guardian, WCE

<자료제공: 한국선교연구원(KRIM) 파발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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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를 가다(1)- 끝나지 않은 전쟁의 땅 시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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