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를 높이라 Prize Wisdom 잠 4:8

[오영철 칼럼] “그들은 돈을 잘 구합니다”

사진: 오영철 선교사 제공

이 세상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모으는 것이 ‘돈’일 것이다. 태국의 깊은 시골에도 돈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태국의 소수부족인 카렌 교회도 이런 영향을 받고 있다. 우려스러운 것은 ‘돈’에 관한 관심이 헌신보다는 외부로의 의존성이 커진다는 것이다. 오늘 솜차이 목사와의 대화에서 그것을 다시 확인한다.

솜차이 목사와 오랜만에 만나서 여러 이야기를 나눈다. 그는 카렌 침례총회의 중요한 기관인 청년회(면려회) 총무를 역임했다. 그 총회 청년회(면려회)는 총회에 속한 청소년과 청년들 뿐만 아니라, 일부 어른들도 속해 있다. 전체 만 명이 넘는 회원들을 섬겼던 지도자로서 총회의 상황을 잘 파악한다. 그는 목회자 훈련원에서 훈련을 2년 동안 받았기에 나의 제자인 셈이다. 그 교회 청년의 결혼식에 초대를 받았는데, 오기 전부터 꼭 본인 집에서 하루 묵으라고 하였다. 밤 늦게까지 이야기를 나눈다.

“그들은 돈을 잘 구합니다.”
그가 이야기의 주제를 돈으로 이끈다. 돈과 관련된 심각한 문제가 교회 안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느끼고 있었다. 일부 교회 지도자들이 교회일을 할 때 외부에서 돈을 구해온다는 것이다. 돈의 중요한 출처는 ‘면 사무소’이다. 면 사무소는 지방 자치 단체의 풀뿌리라고 할 수 있다. 그곳에서 지역 발전을 위한 예산을 교회 지도자들이 끌어온다는 것이다. 물론 이런 기금은 교회 사역에 유용하게 사용되기도 한다. 문제는 때론 지역발전을 위한 기금 성격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런 경우 면 사무소 위원 선거와 관련되곤 한다. 그런 지원 연결을 통해 다음 선거에 유리한 입장을 기대하는 것이다. 교회 안에는 정치적으로 다른 편이 있기 때문에 교회 내부가 하나 되는데 방해가 된다. 심한 경우는 반대편에 있는 교인들이 교회에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돈의 출처가 면 사무소만이 아니다.
“어떤 지도자들은 외국 선교단체나 선교사들에게 돈을 잘 구합니다.” “언어도 잘하고 자유롭게 일하는 현지 지도자들이 그렇게 합니다.”
그들의 이름을 거론하는데, 익히 알고 있었던 사람들이다. 돈의 출처가 선교단체 또는 선교사들이라고 하는데, 긍정적인 의미가 아니었다. 다음의 이야기가 그것을 증명한다.

“그런데 그런 경우는 영적인 성숙함이 덜하고 스스로 헌신은 부족합니다.”

그는 단지 재정지원 받는 것만 보는 것이 아니다. 그것을 주관하는 지도자들과 행동과 도움을 받은 후의 교회의 현상까지 관찰하고 있었다.

사진: 오영철 선교사 제공

선교지에서 ‘돈’은 큰 이슈이다. 흔히들 돈으로 선교하지 말아야 한다는 말에 모두가 동의한다. 이것은 돈이 필요 없다는 것이 아니라, 돈을 사용한 결과가 부정적인 결과가 많기 때문이다. 이런 평가 기준은 다양하다. 외부자의 관점도 중요하지만 내부자의 관점은 더욱 중요하다. 내부자가 주인이기 때문이다. 그 내부자의 관점도 동일하지 않다. 여러가지 이해관계가 내부자의 상황에 따라 다르기 때문이다.

솜차이 목사의 관점은 몇 가지 면에서 적합하다고 본다. 그는 카렌 침례총회 청년회 전체를 책임지면서 큰 그림을 이해하고 있다. 지방회 리더십으로 오랫동안 섬겨왔다. 그리고 농사를 지으며 자립하는 지역교회 목사로서 큰 규모의 교회당을 스스로 건축하였다. 주위에 다양한 선교사들을 알고 있고 그들의 사역을 관찰하였고 나름의 기준을 가지고 있다. 카렌 교회의 기초부터 총회까지 두루 경험하였고 건실한 목회를 하고 있기 때문에 그의 관점은 의미가 있다.

그런 그가 선교단체나 선교사를 통하여 돈을 구하는 현지 지도자들의 모습을 평가한 것이다. 사실 돈은 잘 사용하면 큰 유익이 될 수 있다. 적어도 그의 눈에는 그렇지 않게 보인 경우가 있었던 것이다. 결과적으로 교회는 헌신을 하지 않았고 선교기금을 의존하게 되었다. 스스로 헌신하면 가능한 일들도 도움을 요청하기 때문이다. 선교 기금이 현지 교회의 열심과 헌신을 오히려 약화시킨 것이다.

선교 기금을 더 심각하게 사용한 경우도 있다. 선교사가 자신의 사역을 확장하기 위해서 기존 교회나 전도처에 선교 기금을 지원하므로 선교사 단체로 소속을 옮기는 경우이다. 대개 교회건축 지원과 목회자 사례비 지원을 통한 선교기금 사용이다. 선교사는 교회 개척이라고 표현하지만 사실은 교회가 분열된 것이다. 솜차이 목사가 속한 지방회에 그런 경우가 몇 번 있었다. 솜차이 목사는 그것에 대하여 문제를 지적한 적이 있었다.

선교사의 그런 행동을 보고 그 선교사 전체를 평가하는 것은 섣부를 수 있다. 다른 부분에서 나름 유익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교사의 윤리차원에서 이런 행동은 매우 심각하다. 선교사가 선교 재정을 통하여 현지 교회의 분열을 촉진하였기 때문이다.

선교를 위해서 돈은 필요하다. 사람을 세우고, 긴급구호를 하고, 지역을 개발하고, 질병을 해결하기 위해 돈이 필요하다. 그렇지만 그보다 더 앞서 해야 할 것이 있다. 선교사는 현지 문화를 익히고 현지 언어로 설교나 강의를 할 수 있어야 한다. 선교 단체는 선교사들의 정착, 사역, 재정 사용에 대한 분명한 지침과 실천이 되도록 해야 한다. 후원 교회는 현지 상황을 좀 더 객관적으로 이해하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좋은 목적으로 선교 기금을 보내지만 전혀 다른 결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태국 카렌족의 상황이 많이 변했다. 카렌 교회들과 지도자들이 많은 선교단체와 선교사들과 관계를 맺는다. 모두가 그리스도가 머리가 된 교회의 지체들이다. 서로 의지하고 서로 도와야 한다. 이 때 솜차이 목사의 우려는 모두가 새겨 들어야 할 대목이다. 그의 우려가 상호간에 협력을 하지 말라는 의미는 아니다. 먼저 현지 교회가 헌신하고 희생하여야 함을 강조한 것이다. 그렇지 않은 외부의 지원은 오히려 신앙 성숙을 방해한다는 것이다. 그가 그것을 직접 보고 확인한 것이라는 점에서 더욱 경각심을 주고 있다. 돈은 필요하지만 참 묘한 존재이다. [복음기도신문]

오영철 선교사 | 1995년 GMS 선교사로 태국에 파송된 뒤, 현지 신학교에서 학생과 목회자를위한 교수사역을 감당하고 있다. 이곳에서 소수부족인 카렌족교회가 주민족인 타이족을 위한 선교적 교회를 세우는데 관심을 갖고 이들을 섬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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