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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 복음으로 한걸음 한걸음 걷고 있어 행복합니다”

선교자 자녀를 키우는‘미션맘’ 설애란 전도사

사랑하는 주님의 음성을 따라 한 걸음씩 순종하며, 자신의 인생 중 가장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고백하는 설애란 전도사(56.대전 노은대흥침례교회). 그녀는 열국의 어미 ‘사라’라는 새 이름으로 살아가고 있다.

장성한 두 아이를 온전히 주님께 드리고, ‘미션맘’이란 이름으로 선교지로 떠난 선교사 자녀를 이 땅에서 돌보고 있다. 또 이 땅에서 환난당한 사람을 섬기는 한 선교단체의 ‘긍휼사역’을 통해 노인을 섬기며 믿음의 삶을 경주하고 있다. <편집자>

– 지금 맡으신 역할이 ‘미션맘’이라고 하셨는데, 어떤 일인지 설명을 부탁드려요.

“부모님이 선교지로 떠나고 이 땅에 남은 아이들을 돌보는 일이에요. 한 마디로 ‘선교사 자녀의 임시 엄마’인 셈이죠. 작년에 개교한 헤브론원형학교에 다니는 학생 중 부모님이 선교사인 분의 자녀를 주말 동안 양육하는 일이에요. 저는 현재 파키스탄과 중국으로 떠난 선교사님들의 아이 2명을 데리고 있어요.”

– 자기 자식을 키우기도 쉽지 않다고 하는 세상인데, 어떻게 이런 일을 시작하셨는지요?

“저도 이 학교 관계자로부터 미션맘을 해보겠냐는 제안을 받았을 때, 조금은 멈칫했어요. 그동안 꽤 오랫동안 주님의 말씀에 순종하며 훈련을 받고 주님의 부르심을 찾던 중이었는데, 이 일인가 하는 마음에 잠시 주춤거렸어요. 그러나 주님이 창세기 21장에 사라에게 하신 말씀처럼 ‘이 아이들을 너의 자녀로 주겠다’는 약속의 말씀을 받으면서 기쁨으로 시작할 수 있었어요.

하는 일이란 단순해요. 아이들이 월요일에 학교에 갔다가 토요일에 집으로 돌아오면 그때부터 학교에 갈 때까지 주말 동안 ‘엄마’ 역할을 하는 거예요.”

– 이미 장성한 자녀들이 있으신데, 새롭게 아이들을 보시며 많은 일들의 감동과 에피소드가 있을 것 같군요.

“이미 선교사로 헌신한 아이들을 교육하는 곳이 헤브론원형학교인데, 그 학교 아이들은 조금 특별할 것이란 기대를 했어요. 실제 아이들과 주말에 생활하며 배운 것을 얘기하고 묵상한 내용을 나누는데 풍성한 은혜를 누려요. 아이들이 히브리어를 인용하며 배운 내용과 말씀을 나눠주는데 정말 놀라워요.

아이들의 심령안에 일하고 계시는 주님을 보면서 감격스럽고, 기쁨이 넘쳐요. 또 인생이 붙잡아야할 가치가 무엇인지를 아는 아이들을 보며 많은 도전을 받아요. 하지만 겉모습은 여느 아이들과 다를 바 없을 때가 많아요. 아직 부족하고 연약하고 부모의 보살핌이 필요한 영역이 많아요. 그럴 때는 훈계도 하고, 가르치기도 하고 그러죠.”

그런데 간혹 아이들을 보며 마음으로 판단할 때가 있어요. 생각하려고 해서가 아니라 본능적으로 제 마음에서 올라오는 생각들이에요.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저는 존재적으로 죄인인 것을 공동체 생활을 하면서 분명하게 보는거죠. 아이들도 저도 상황이 아니면 드러나지 않는 것들을 생활하면서 서로를 통해 알게 돼요. 이런 나를 십자가의 죽음으로 넘기게 하시고 오직 주님만 의지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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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일 예배 후에 두 선교사 자녀 예림(왼쪽부터), 승주와, 맏 딸, 어머니와 함께

– 그동안 믿음의 훈련을 많이 받으셨다고 했는데, 어떻게 믿음의 삶을 시작하셨는지 나눠주세요.

“살아온 세월이 많아서 어디서부터 얘기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저는 20대 중반에 결혼하면서 시어머니의 권유로 교회를 다니기 시작했어요. 당시는 그저 교회만 출석한 셈이죠. 하지만 결혼한 이후 남편의 삶에 대해 실망하는 일이 생기기 시작하면서 주님께 매달리기 시작했어요.

어려운 일이 생길수록 주님을 더욱 찾게 됐죠. 설교를 듣고 성경공부에 참여하고 그렇게 예수 그리스도를 알아갔어요. 그러다 정말 주님이 믿어졌어요. 고난을 통해 주님이 만나주신 것이죠.”

– 그런 믿음의 길을 걷다가 사역자로 주님이 인도해주셨군요.

“복잡한 가정사와 경제적인 어려움 등 우여곡절 끝에 40대에 들어 주님이 신학과 사회복지학을 공부할 수 있도록 인도하시고, 사역자의 삶으로 이끌어 주셨어요. 그리고 섬기는 교회에서 교육전도사로 사역을 감당했어요. 그러나 복음의 본질을 놓치고 사회복지 사역의 비중이 점점 강화되면서 회의를 느끼게 됐어요.

복음에 대한 목마름이 저의 영혼을 사로잡게 되면서 돌파구를 찾기 시작했어요. 그때 마침 딸의 친구 부부가 복음의 진리를 만나고 믿음의 길을 걷는 모습을 보게 됐고, 저도 그들이 소개하는 한 선교단체의 훈련을 받게 됐어요. 그렇게 십자가 복음 앞에 저의 온 삶을 부딪치게 되면서 믿음의 삶을 실제로 누리고 싶다는 열망을 갖게 됐어요.”

목마름으로 복음 앞에 서다

– 그 다음 어떤 순종의 길을 선택하셨는지 궁금하네요.

“하나님이 말씀하시면 그대로 순종했어요. 주님께 나를 온전히 드리고 싶은 소망이 일어났고, 해보지 않은 사역이 없을 정도로 순종했어요. 그러나 마지막 날 주님 앞에 섰을 때 ‘나는 너를 도무지 모른다.’고 하면 그것만큼 두려운 일이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정말 주님을 잘 따라가고 있는지 확인을 하고 싶었어요. 그 때 주님이 제가 여러 차례 가기를 꺼려하며 피하던 훈련과정에 말씀으로 인도해주셨어요.

그렇게 6개월 동안 공동체 생활을 하면서 믿음을 체질화하는 훈련과정인 복음사관학교라는 곳에 입소했어요. 그 훈련 기간 동안 제가 정말 존재적 죄인이라는 사실이 믿어졌어요. 주님의 은혜였어요. 그리고 제가 십자가에서 죽었고 주님이 제 안에 사시는 진리가 전부로 받아졌어요.”

– 공동체 훈련과정을 마치고 주님이 또 어떤 순종의 삶으로 인도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미션맘’으로 두 아이를 맡아서 양육하는 일 외에도 한 기관을 매주 방문해서 섬기는 일을 주님이 또 허락하셨어요. 한 선교단체에서 ‘긍휼사역’의 하나로 치매 노인을 섬기는 일이에요. 매주 1박2일로 대전에서 충남 서산에 있는 센터를 찾아가 섬기고 있어요.

저는 사회복지사 자격으로 장애인, 노인, 호스피스, 교도소 사역을 했기 때문에 소외된 분들과 함께 하는 것이 낯설지가 않았어요. 단순하게 순종했는데 섬기면서 많은 것을 깨닫는 기쁨이 있어요. 그런데 순종하면서 알게 된 것은 주님께서 일할 자가 필요해서 저를 부르신게 아니란 사실이었어요. 누구보다 긍휼이 필요한 자가 바로 저라고 말씀해 주셨고, 제가 얼마나 주님의 긍휼을 입지 않으면 살 수 없는 자인지 알려 주셨어요.”

– 오랫동안 구제와 복지사역을 섬겨 오신 것과 지금 하시는 긍휼사역은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요?

“이전에는 저의 열심이었다면, 이제는 주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시간이에요. 이 사역에 대한 약속의 말씀으로 사도행전 22장 14~15절을 주셨어요. 저를 택해 하나님의 뜻을 알려 주시고, 보게 해 주시고, 음성을 듣게 하시고, 이제 ‘네가 보고 들은 것을 모든 사람 앞에서 증인이 되게 하신다’는 말씀이에요.

제 편에서 보면 이것은 도저히 이루어질 수 없는 일이죠. 그러나 지금까지 그분은 저에게 신뢰할 수 있는 분이라는 것을 경험하게 하셨어요. 나는 할 수 없지만 이루시는 주체가 하나님이시기 때문에 신뢰할 수 있어요. 아멘으로 받고나니 이루실 주님이 기대되고 소망이 되요.

그 사역을 섬기는 한 선교사님이 자신을 참 과부라고 소개했는데, 아멘 되더군요. 참 과부는 신랑 되신 예수 그리스도만 기다리는 존재라는 것이죠. 저도 세상 그 어느 누구도 기댈 수 없는 참 과부임을 깨닫게 하셨어요. 정말 저의 순종을 통해 주님 오시는 날이 앞당겨질 것을 믿고 한걸음 한걸음 걷고 있어요.”

– 주님이 말씀을 어떻게 이루실지 기대가 되네요.

“네. 할머니를 섬기면서 주신 은혜가 있어요. 할머니께서 정신이 있을 때도 있고 없을 때도 있어요. 정신이 온전할 때는 ‘나 화장실 갈거야’ 하시면 손만 잡아드리면 스스로 가세요. 그러나 온전하지 않을 때는 온 몸이 경직되어 빳빳해지기 때문에 저 혼자 할머니를 봐드리기가 어려워요. 그 때 주시는 마음이 있었어요.

주님이 제 기억 속에 남는 분이라면 기억력이 떠나갈 때, 주님이라는 존재도 떠나갈 수밖에 없구나. 내 기억이 다 사라진다 해도 주님 얘기가 나오면 그냥 내 몸이 반응하고, 내 몸이 주님을 따라갈 수 있으면 좋겠어요. 기억력이 사라지기 전에 내게 주님을 더욱 나타내 보이고 알려 달라고 기도해요. 주님과 그런 관계면 좋겠다는 것이 저의 소망이에요.”

치매노인 섬기는 긍휼사역도 참여

– 자녀들도 선교사로 헌신했다고 들었습니다.

“큰 딸과 둘째 아들 둘 다 아직 미혼이에요. 하루라도 빨리 주님을 만나고, 정말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존재가 됐으면 좋겠다고 오랫동안 매일 울면서 기도드렸어요. 세상 복은 안주셔도 되는데 꼭 받아야만 하는 이 하늘의 복은 알았으면 했어요. 주님도 저의 그런 기도에 ‘내가 그들의 하나님 되겠다.’는 말씀을 주셨어요. 그 말씀이 마침내 성취됐어요. 그런데 복잡 미묘한 마음이 생기더군요.

딸이 선교사로 헌신하겠다는 말을 듣고 저의 첫 반응은 ‘아이고 주님!’ 하는 말이 튀어나오더군요. 사실 저는 그때까지 믿음 좋은 형제를 보면 사윗감으로 보이고, 믿음 안에서 딸 아이와 짝지어 주고 싶은 마음으로 가득 찼어요. 그러던 어느 날, 주님의 부르심 앞에 모든 것을 내려놓고 나아가는 딸을 보는데 정말 행복해 보였어요. 그런 모습은 처음 봤어요. ‘주님 저거면 됐지요. 제가 바라는 게 뭐였겠어요. 우리 딸이 행복해 하면 됐어요.’라고 기도가 되더군요.”

나는 받을 자격 없는 은혜를 누리는 자

– 그러면 자제들이 지금 어떤 과정을 밟고 있는지요?

“음악을 전공한 딸은 선교사로 헌신하려고 먼저 등록금으로 생긴 부채를 갚기 위해 일을 하고 있어요. 한때 음악을 전공해서 그런지 아주 우아한 생활을 하던 아이였어요. 그런데 주님의 부르심에 순종하기 위해 공장도 다니고, 레슨도 하고 주님이 허락하시는 일은 뭐든 하고 있어요. 하루는 팔이 퉁퉁 부어서 아프다며 만져달라는데 짠한 마음이 들더군요.

그런데 딸이 이렇게 고백했어요. ‘모든 것 내려놓고 주님께 가는 것이 처음에는 어려웠는데 엄마 안에도 주님이 계시고, 엄마 안에서 주님이 행하실 것이고, 그 분을 신뢰하기 때문에 이 길을 갈 수가 있어요.’
아들도 지금 믿음의 훈련을 하고 있어요. 다시 세상으로 갈 수 없는 그 강을 건너갔고, 선교적 존재 이하로는 살 수 없다는 결정을 하고 있더군요.

주님이 이렇게 까지 하실 줄은 상상도 못했어요. 저의 기대보다 더 어마어마하게 이루시는 놀라운 주님이세요.”

– 끝으로 기도제목을 나눠주시면 그 믿음의 길에 함께 기도로 동역하고 싶습니다.

“하루는 아이들이 ‘엄마도 선교사로 헌신하지?’ 웃으면서 이야기 하더군요. 그때 ‘나도 지금 서 있는 곳에서 선교사와 동일한 농도로 살아가고 있다’고 말했어요.(웃음)

생각하면 할수록 저는 너무 큰 복을 받았어요. 받을 자격이 전혀 없는 자인데 누리게 하심이 얼마나 큰 은혜인지 몰라요. 정말 주님이면 너무 충분해요. 이 행복을 누구한테도 빼앗기고 싶지 않아요.

그래서 정말 목자 되신 예수 그리스도의 목소리만 듣고 따라갈 수 있도록 분별력을 가질 수 있게 기도해주세요. 오직 기도밖에 없겠지요. 더 이상 뒤돌아서지 않고 저의 삶을 말씀과 기도로 순종할 수 있도록 기도해주세요.”

[GNPNEWS]

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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