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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오피아 통신] 혼란하고 불안한 상황… 작은 교회에서 피어나는 희망의 기운

사진: Mesfin Tesfaye on unsplash

왕들은 네 양부가 되며 왕비들은 네 유모가 될 것이며 그들이 얼굴을 땅에 대고 네게 절하고 네 발의 티끌을 핥을 것이니 네가 나를 여호와인 줄을 알리라 나를 바라는 자는 수치를 당하지 아니하리라 (이사야 49:23)

만신창이가 되어도 소망은 있다

에티오피아 아비 총리는 요즈음 특히 바쁠 것 같다. 여기저기에서 자신의 적들과 싸움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수도인 아디스아바바에서 택시를 타면 기사들이 하나 같이 아비 총리를 욕한다. 어떤 기사는 내가 묻지도 않았는데 혼자서 그에 대해 욕을 하면서 열을 내다가 교통사고를 낼 뻔 한 적도 있다.

수도에 한 때 식용유가 동이 난 적이 있었다. 현재 이들 입장에서는 기본 식량 가격이 오르는 것도 화가 나는데 이것마저도 부족했다. 이에 대한 아비 총리의 대답이 더욱 걸작이다. “인제라가 없으면 바나나와 빵을 먹으면 된다.” 인제라는 이들에게 한국인의 쌀과 같은 것이다. 이 실언 때문에 요즈음 민심이 더욱 부글부글 끓고 있다. 곡식이 부족한 이유가 있다. 곡창지대가 전쟁터였기 때문이다.

티그라이 주는 아직도 일부 지역에선 전쟁 중이고 새로운 전쟁을 준비 중이라는 소식이 들린다. 티그라이 서쪽은 현재 암하라 군의 통제를 받고 있고 옆 나라인 에리트레아가 여전히 티그라이를 괴롭히고 있기 때문이다. 아비 연방 정부도 다시 티그라이와 전쟁을 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이뿐 아니다. 아비 연방군은 현재 오로모 해방군과도 전쟁 중이다. 오로모 해방군은 처음은 아비의 지지자였다가 지금은 반대 세력이 되었다. 그래서 그는 티그라이 종족을 말살시키려고 했던 작전을 오로모 해방군에게도 적용하고 있다. 오로모 해방군은 현재 집권 종족 중의 일부 세력이다. 아비, 그에게도 오로모의 피가 흐르고 있다.

수도인 아디스아바바 주요 도로는 꽃 단장이 아주 잘 되어 있다. 그 사이를 누비고 다니는 사람은 구걸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이 더 많아졌다. 걸인들 중에는 본드를 흡입하고 있는 어린아이들도 눈에 보였다. 예전에는 거리에서 본드를 흡입하는 아이들을 본 적이 없었다. 너무 마음이 아팠다. 한 분이 이렇게 말했다. “저들은 배고픔을 잊으려고 본드를 마신다.” 주님! 저 아이들을 긍휼히 여겨 주십시오! 꽃 단장 할 돈은 있고 여러 가지 이유로 거리로 버려진 사람들을 생각할 돈은 없는가? 이 나라 정부는 거리에서 구걸하는 사람들에게 무언가를 주는 것을 법으로 금지시켰다. 교통사고가 난다는 이유를 들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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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디스아바바의 주요 도로의 중앙선 대신 이렇게 화단으로 단장되어 있다.(좌)
그리고 꽃과 나무로 단장된 곳을 누비는 사람은 구걸하는 자들이다. 제공: 다니엘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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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 지어진 국방부 건물 입구. 제공: 다니엘 정

하지만 아비 정부에게 대우 잘 받는 집단이 있다. 국방부와 연방 경찰이다. 다른 정부기관의 건물은 예전 그대로 허름하다. 그런데 국방부와 연방 경찰건물만은 새로 지어졌다. 국방부 건물은 일류 호텔 못지 않다. 이들이 타고 다니는 차들은 도요타 신형차들이었다. 국민들은 그를 싫어해도 장기 집권할 발판은 이 길이라고 생각한 모양인 것 같다.

3개월 8일 만에 다시 곤다르 집으로 돌아왔다. 인터넷이 안된다. ‘무슨 일이지?’ 하고 생각하다 순간 그럴만한 이유가 생각났다. 수도와 무슬림이 많은 지역들에서 무슬림들이 폭동을 일으켰다. 그 폭동들의 발원지가 곤다르였다. 폭동의 원인은 아주 사소한 일에서 발생했다. 물론 이 문제가 이들에게는 사소한 일이 아니다.

무슬림들로부터 아주 존경받는 사람이 곤다르에서 살다가 얼마 전에 사망했다. 그의 무덤을 쌓기 위해, 한 무슬림이 정교회의 돌을 가져다 간 것이 이 소동의 시발(始發)이다. 그것은 정교회 교인들의 격분을 사는 행동이었다. 특히 오래 전부터 곤다르 시를 정교회 교인만 사는 성지로 만들려고 노력하는 무장단체의 심기를 건드렸다. 그들은 그의 장례식장을 폭탄으로 폭파시키는 것을 시작, 모스크들과 무슬림 상점들 중 일부를 태워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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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닫혀진 상가들을 앞에서 연방군인들이 무장하고 지키고
있다. 제공: 다니엘 정

에티오피아에서는 정교회가 인구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지만, 경제권은 무슬림이 장악하고 있다. 현재 에티오피아 경제부 장관도 이 나라에서 가장 부자이면서 무슬림이다. 때문에 이들은 서로 공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런 그들이 서로 건드리지 말아야 할 것을 건드린 것이 발단이다. 언제나 눈에 보이는 것에 목 매는 것이 문제다.

그런데 무슬림은 이것을 단순히 종교적인 갈등차원에서 그치지 않으려는 듯이 보인다. 하나의 예를 들어, 수도 아디스아바바에 매쓰껠 광장이라는 유명한 광장이 있다. 매쓰껠의 뜻은 십자가다. 그런데 무슬림들은 이번 기회에 광장의 이름을 다른 것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들의 문제를 아비 총리가 어떻게 해결할지 궁금하다. 싸움박질에 일가견이 있으니까.

이 와중에 희망의 소식이 들린다. 이 땅의 아주 작은 교회에서 그들 스스로 선교사를 파송하려고 기도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것 저것 따지기 전에 기쁜 소식이다. 비록 지금은 만신창이가 되었을지라도 하나님의 뜻만 구하고 그분의 은혜만을 간절히 구하는 길만이 살 길이다. 맞다! 우리 편에서 전혀 살 능력도 소망도 없다는 것을 뼈 속 깊이 알 때에야, 생명의 복음이 선포된다. 주님께서 포기하지 않으셨는데 누가 이 땅을 포기 할 수 있겠는가?  [복음기도신문]

그가 내게 이르시되 인자야 이 뼈들이 능히 살 수 있겠느냐 하시기로 내가 대답하되 주 여호와여 주께서 아시나이다 또 내게 이르시되 너는 이 모든 뼈에게 대언하여 이르기를 너희 마른 뼈들아 여호와의 말씀을 들을지어다 주 여호와께서 이 뼈들에게 이같이 말씀하시기를 내가 생기를 너희에게 들어가게 하리니 너희가 살아나리라(에스겔 37:3~5)

에티오피아=다니엘 정(본지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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