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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 이상 믿음 지킨 라오스 원로의 요청 “라오스 기독교인들을 잊지 말아주세요”

▲ 지금은 분샌이 젊었을 때처럼 핍박이 심하지는 않으나, 라오스의 새 신자들은 종종 마을에서 쫓겨난다. 분샌은 젊은 세대들에게 믿음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사진: 한국VOM

예수를 믿는다는 이유로 핍박받는 나라의 성도들을 격려하며 이들을 돕고 있는 한국 순교자의소리(VOM)가 최근 공산국가 라오스에서 수많은 박해 가운데 굳건하게 서서 믿음을 전하고 있는 한 고령의 전도자를 소개했다. 올해 101세로 추정되는 라오스 교회의 원로 분샌(Bounsaen)이 그 주인공이다. 현재 라오스 교회의 원로인 그는 정확한 자신의 생년월일을 기억하지 못했지만, 스무살에 예수님을 믿기 시작했다는 사실은 알고 있다.

청년시절에 애니미즘(정령숭배신앙)을 믿는 주술사였던 그는 남부럽지 않은 삶을 살았다. 사람들이 예수님 이야기를 할 때 매우 싫어했던 그는 기독교인 여성 텀(Term)과 교제하면서 그녀의 신앙을 인정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예수님을 영접하게 됐다. 이후 가족과 이웃 사람들을 주님께로 인도한 그는 병에 걸린 정령숭배 신앙을 가진 이웃들을 위해 기도하자 회복되는 일이 벌어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눈을 뜨게 됐다.

분샌은 70년대 공산주의 ‘파테트라오(Pathet Lao)’ 반군과 라오스 황실 군대 사이에 내전이 일어나는 동안에도 아내가 살던 옴준 마을 기독교인들과 계속 예배를 드렸다. 라오스가 프랑스 식민지 시절 무렵 기독교 신앙을 받아들인 그 마을 주민들은 대부분 기독교인들로서 인근의 태국 성도들이 전해주는 격려와 사랑과 성경과 찬송가를 기쁘게 받아들였다.

그러는 동안 내전은 공산주의자들의 승리로 끝났다. ‘파테트라오’의 정당인 ‘라오스 애국전선(Lao Patriotic Front)’은 1975년 집권한 후, 자신들이 장악한 나라에서 기독교를 뿌리뽑기 위해 수십 년간 기독교인으로 살아온 주민들을 가혹하게 핍박했다.

분샌은 “당시 많은 사람이 믿음을 부인했다. 당국자들은 학교 같은 건축 현장에서의 노동을 강요했고, 기독교 신앙을 부인하라고 끊임없이 압박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라오스 당국자들이 자신을 먼저 굴복시켜서, 다른 기독교인들도 믿음을 부인하게 만들고 싶어 했다. 그는 “공산주의자들은 다른 기독교인들이 나처럼 되는 것을 바라지 않았다“고 그를 찾아간 순교자의 소리 동역자에게 말했다.

그러다 그는 1980년 12월에 체포 돼 3개월 수감되면서 기도했다.

“주님, 핍박 때문에 주님을 배반하지 않게 해주세요. 그리고 힘든 시련을 이겨내고 승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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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수감자들에게는 담요나 옷이 제공되지 않았고 심지어 음식도 가족들이 공급해주어야 했는데, 분샌은 가족들이 음식을 갖다주러 왔을 때 교회에 보내는 메시지를 받아적게 했다.

그는 마을의 기독교인들이 주님을 향한 마음을 잃어 낙담해 결국 믿음을 포기하려고 할까 봐 그 편지를 썼다.

“감옥에 있는 동안 두렵지 않았고 경찰 앞에서도 주님이 주신 기쁨과 행복이 넘쳤다. 주님께서 도와주실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두려워하지 말라. 성령이 너와 함께하시고 너를 준비시켜주실 것이다‘라는 말씀을 믿었다. 계속 주님의 말씀을 생각하면서 굳건하게 버틸 수 있었다.”

당국자들은 약 3개월 후, 분샌의 굳건한 믿음에 진저리가 나 공산주의 원칙에 관한 ‘세미나’를 다 들으면 풀어주겠다고 분샌에게 약속했다. 공산주의의 ‘진리’를 제대로 보여주면 분샌의 마음이 바뀔 것이라고 생각하고, 분샌이 교육자료를 다 읽은 것을 확인하고 그를 석방했다.

분샌은 “그들은 내가 공산주의 세미나를 이해했다고 생각했다. 왜 그런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내 믿음은 흔들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분샌은 1980년대에도 목회 사역으로 두 차례 더 체포됐고, 매번 체포될 때마다 감옥에서 더 오랜 시간 수감생활을 했다.

밀림 속 예배

이후 10년은 옴준 마을 교회의 고난의 시기였다. 공산주의자들은 교회를 폐쇄하려 했다. 그러나 분샌은 교인들에게 이전과 변함없는 메시지를 전했다.

“공산주의자들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할 수 있다. 우리를 죽일 수도 있고 살려둘 수도 있다. 우리는 이 마을에서 굳건해야 한다. 우리 육신을 사랑하면 안 된다. 우리 육신은 결국 땅으로 돌아가고 우리 영혼만이 주님과 함께할 것이기 때문이다. 주님 안에서 흔들리지 않고 살아가야 한다.”

당국의 압박이 거세지자 교회는 비밀리에 모였다. 매주 교인들은 마치 숲에서 먹을 것을 찾는 것같이 가방을 메고, 시간 격차를 두며 마을을 출발했고, 몇 갈래 다른 길을 이용해 예정된 모임 장소로 이동했다. 교인들은 마을에서 도보로 30분 정도 소요되는 곳을 정기적인 예배 장소로 선택했으나, 특별히 기념할 일이 있을 때는 밀림으로 더 깊이 들어갔다.

그러다 1983년 말, 분샌은 교회 지도자 몇 명과 함께 지방 주지사를 찾아가 그들의 새 마을에 교회를 건축하고 싶다고 말했다. 당국은 그들의 요청을 마지못해 승인했고, 교회는 공산당의 지속적인 압박에도 계속 성장해 많은 사람이 그리스도를 알게 됐다.

분샌이 이끌었던 교회는 100년 가까이 되면서 현재 교인이 500명이 넘는다. 이 교회는 크무족 교회 중에서 가장 크다. 분샌은 이제 매주 설교하지는 않지만, 가끔 대표 기도를 하고 병자들을 계속 심방하며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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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거동이 불편해진 그는 자신의 건강을 위해 기도해달라고 요청하는 한편 가족들의 믿음을 위해 기도를 부탁하면서 자신이 죽으면 천국에 갈텐데, 가족들도 주님을 믿고 사랑하면 나중에 그곳에서 재회하게 될 것이라고 그들에게 강조하고 있다. 그는 이 땅에서 얻을 수 없는 더 좋은 삶을 간절히 고대하고 있다.

분샌은 “주님과 함께할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이 세상의 모든 고통은 사라질 것이다. 주님께서 나를 위해 예비해 두신 상급을 하루 빨리 받고 싶다.”고 말했다. 80년 이상 주님을 섬겨온 그는 전 세계 기독교인 형제 자매에게 간절하게 요청했다. “라오스 기독교인을 잊지 마세요.”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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