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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건국정신 밝힌 한인대회… 100년만에 음악극 통해 재조명

▲ 공연전에 1919년 한인대회에 대해 설명을듣고 있는 관람객들. 사진: 복음기도신문

다큐멘터리 음악극, 5월 1일까지 광림아트센터에서 공연중

1948년 대한민국 건국 정신의 토대가 된 1919년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한인대회가 최근 새롭게 재조명되고 있다.

이 대회가 이처럼 100여년이 지난 지금 새롭게 재조명되고 있는 것은 당시 3일간 열린 총회의 내용과 그 의의를 음악극으로 재연한 다큐멘터리 음악극 ‘1919 필라델피아’ 때문이다.

4월 14일부터 5월 1일까지 서울 광림아트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이 공연은 재미교포 150여 명이 참석한 당시 대회 현장을 역사적 자료를 토대로 음악과 함께 무대극으로 재조명해, 참석자들에게 뜨거운 감동을 안겨주고 있다.

이 공연은 최근 대한민국 건국의 의의와 정신이 정치적 논쟁으로 퇴색되고 있는 가운데, 3.1운동 이후 본격화된 대한민국 독립의 정당성과 일본 제국주의의 식민통치의 부당성을 내세우며, 대한민국 건국정신의 기초를 분명하게 제시한 모임이라는 점을 분명하게 소개하고 있다.

공연 팸플릿은 “당시 미국 대통령과 파리강화회의에 발송된 편지에서 이 필라델피아 대회 참석자들이 ‘우리의 유일한 목표는 민족자결이라는 양도할 수 없는 권리를 다시 얻어 기독교 민주주의란 기본이념 아래 자유국민으로 성장하는 것’이라고 밝혔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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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9 필라델피아 한인대회를 마치고 행진하고 있는 한인들

더욱이 이번 공연을 통해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역사적 사실이 눈길을 끌고 있다. 이 대회가 단지 미주에 있는 교포들만이 모인 초라한 대회가 아니라, 훗날 한국의 독립을 지지할 기독교 지도자 등 당시 미국의 저명 인사들이 함께 참여했다는 점이다. 성공회 사제 톰킨스, 보수적인 장로교 목사 매카트니, 천주교 신부 딘, 유대인 신문기자 조지 베네딕트, 유대인 지도자 버코비치, 체코슬로바키아의 독립 유공자 밀러, 볼세비키와 싸운 러시아 선교사 출신 샤트 등이 참석했다. 또 이 대회에 참석해 설교한 홀리 트리니티 교회의 담임 플로이드 톰킨스 목사는 훗날 메인주에서 캘리포니아주까지 50여개 도시에 결성된 한국친우회 전국 회장이 되어, 미국인들의 한국에 대한 관심과 열정을 모으며 도움의 손길을 제공했다.

필라델피아 대회의 산파, 유대인 기자 조지 베네딕트

특히 유대인 신문기자 조지 베네딕트의 역할은 영화의 한 장면과 같이 극적이다. 그것도 한국인과 협력하던 중 성만찬에 참여하며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했다고 하는 베네딕트는 그가 남긴 기록 <그리스도가 발견한 랍비(Christ Finds a Rabbi)>라는 책에서 필라델피아 대회의 개막 비사를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의 11장 한국의 비극 부분 일부를 요약,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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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 신문기자 조지 베네딕트

“1919년 3월 마지막 주. 필라델피아의 16번가 체스넛 거리에 있는 문방구(당시 서재필이 운영하던 문방구)에 들어갔다. 가게 안 계산대 옆에 있는 두 남자는 흥분해 있었고, 그중 한 키 작은 남자는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중국인이라고 여겼지만, 이들은 한국인이라고 했다. 나는 필기구를 사기 전에 무슨 문제 때문인지 들려달라고 했다. 그리고 그날의 대화는 내 삶에 혁명을 일으켰다.

그들은 한국 기독교인들, 남자, 여자, 그리고 어린이들이 일본 군인들에 의해 갇힌 채 불에 타버린 교회들과 학생들이 채찍에 맞아 몸의 살점이 뜯겨진 채 ‘대한독립 만세’를 외치며 죽어가는 사진들을 보여줬다. 왜 이런 사실을 미국인에게 알리지 않느냐고 묻자 그들은 돈이 없어 할 수 없다고 했다. 그때 나는 말했다. 위대한 행동에는 아무런 돈이 필요하지 않다. 신문은 큰 사건을 기다리고 있다. 지금 이 도시(필라델피아)는 미국이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선언한 곳이다. 몇 개월 전 체코슬로바키아의 마사리크가 독립기념관에서 자유를 선언했다. 미국 전역에 있는 한국인들을 불러서 대회를 열어보라. 그리고 독립기념관까지 행진하라. 행사 사진과 회의록을 전국에 뿌리자. 그러면 분노한 미국 대중의 물결이 전국을 휩쓸면서 일본이 한국인에 대한 야만적인 행위를 멈추도록 요구할 것이다.

그리고 1919년 4월 14~17일에 한인대회가 열렸다. 은둔의 나라의 문제들과 그곳 2000만 국민에게 일본이 자행한 폭압이 미국과 세계 언론들에 보도됐다. 나는 한국인들이 미국인에게 보내는 호소문을 AP통신과 UPI 편집국에 보냈다. 한국 문건을 본 워싱턴 D.C.의 보라 상원의원은 한국과 문명에 대해 저지른 일본의 폭정을 비판하면서 이 같은 행위를 멈출 것을 요청했다. 상원은 이 안건을 만장일치로 받아들였다. 다음날 유사한 결의문이 하원에서 수용됐다. 그리고 한국에서 일본의 학살과 잔학행위가 멈춰졌다. 그것은 당시 일본이 미국에 보여준 존중심의 표시였다.”

베네딕트 기자의 글에 따르면, 그와 서재필, 이승만의 만남을 통해 알게된 한국 상황이 그의 마음을 움직여 1919 필라델피아 대회를 열도록 요구했으며, 그가 집필한 기사를 통해 미국의 오피니언 리더들이 한국 문제의 실상을 알게 됐다. 그리고 한국에서 자행되던 일본의 무단통치가 문화통치로 넘어가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는 사실이다.

또한 이 음악극 필라델피아는 이 대회가 대한민국의 건국의 이념이 어떻게 마련되었는지 그 내용을 소개하고 있다. 이번 음악극의 대본을 집필한 이혜경 아트플랫폼 대표는 “근대 국가가 탄생하는데 이렇게 국민의 대표들이 모여서 기록으로 남긴 나라는 많지 않다. 실제 이 필라델피아에서 선언한 대한민국의 비전은 30년 뒤인 1948년 대한민국 헌법으로 꽃을 피웠다.”고 말했다.

대한민국 건국정신의 토대가된 6대 결의문 소개

이 음악극은 3일 동안 마련된 6개의 결의문을 극중 주인공을 통해 감동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첫째, 대한민국 임시정부에 보내는 것으로 미주 교포들은 민주주의 원칙을 신봉하는 기독교 인사들로 구성된 임시정부를 지지한다는 선언이다. 둘째, 미국인에게 보내는 것으로, 1882년 맺은 조미조약의 거중조정항목을 인용하며 미국이 적극적으로 한국의 독립을 위해 나설 것을 요청하며, 미국과 한국은 자유, 민주주의, 기독교라는 공동가치를 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셋째, 한국인의 국가에 대한 목표와 열망에 대한 것으로, 새로운 나라는 미국의 민주주의를 본받아 ‘피통치자의 동의’에 기초해야 하며 정부는 입법부와 행정부로 구성되어 권력을 상호견제하고, 대통령은 국가를 대표하여 조약을 맺으며, 신앙의 자유를 비롯 인간의 기본권이 보장되는 나라가 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넷째, 일본의 지성인에게 보내는 것으로, 일본이 유럽식 군국주의를 포기하고, 한국에서 철수하면 한국은 동북아 지역의 ‘우호적인 완충국’이 되어 아시아의 평화를 가져오게 된다고 주장했다. 다섯째, 미국 대통령과 파리강화회의에 보내는 것으로,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2000만 우리 민족의 의지를 대변하는 정부로 인정해 줄 것과 우리의 꿈은 기독교 민주주의 국가를 건설하는 것이다.

이 음악극은 이 대회에 참석한 서재필, 이승만, 이대위, 민찬호, 윤병구 같은 지도자를 비롯 당시 20대의 젊은이들도 출연시켰다. 이승만의 제자였던 노디 김(21, 당시 나이), 훗날 유한양행을 설립한 유일한(25), 컬럼비아대학을 졸업하고 UN대표부, 내무부장관을 역임한 조병옥(25), 임시정부 위원, 주일 대표부 공사를 역임한 정한경(29) 등이 등장했다. 이들은 이 대회에서 우리 민족의 꿈을 가다듬고, 이후 대한민국을 만드는데 중요한 인물이 되었다.

한편, 이혜경 아트플랫폼 대표는 이 음악극 필라델피아는 아트플랫폼이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100주년 기념으로 제작한 다큐멘터리 음악극 3부작 <길 위의 나라>에 이은 <길 위의 나라2>의 개념으로 기획됐다고 소개했다. 이 극을 통해 자유와 독립을 위해 생존과 생계를 위해 국적없는 난민으로 낯선 곳을 떠도는 이산(離散)의 삶을 살았던 그 ‘길 위의 나라’로 떠난 선진들의 이야기를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알게됐으면 바란다고 덧붙였다.

5월 1일까지 진행될 이 공연은 금, 토 오후 3시, 7시30분, 수, 일요일은 오후 3시에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진행된다.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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