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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구 칼럼] 전쟁과 평화

사진: Tori Nefores on Unsplash

구 소련이 해체되기 전 나는 러시아를 선교차 방문했었다. 그때 나는 러시아의 문호이자 <전쟁과 평화>라는 대작을 남긴 ‘톨스토이 박물관’을 찾았다. 그리고 러시아 정교회 본부를 방문했다.

지금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전쟁 중이다. 그런데 쉽사리 무너지리라던 우크라이나가 미국과 서방의 후원과 IT 전술로 푸틴이 이끄는 러시아를 아주 곤혹스럽게 한다고 들었다. 특히 뻘에 빠진 소련제 탱크가 우크라이나의 드론에 의해서 파괴되고 있다는 소식이다. 푸틴이 우크라이나를 먹어치우려는 데는 우크라이나의 기름진 옥토는 말할 것도 없고, 해양 진출에 있다고 들었다. 지금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러시아군의 침략으로 집과 일터가 불타고 겨우 몸만 빠져나와 인접 국가로 긴 행렬의 피난민이 되었다.

이 밝은 대명천지에 뭐 이런 미친 전쟁놀이를 하는지 모르겠다. 푸틴을 지원하는 세력은 고작 중국과 북한 등 몇 나라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모두 푸틴의 전쟁 놀음에 비난을 퍼붓고 있다. 그래서인가 우크라이나 사람들은 푸틴을 가리켜 이 시대의 <히틀러>이고, <적그리스도>라고 평한다. 그는 구 소련의 KGB출신으로서 짜르(황제)가 되려 하고, 공산주의 종주국으로 돌아가려는 전쟁광이다. 사람들은 푸틴의 이런 짓거리를 모델로 해서 중국의 시진핑이 대만을 침공하리라는 예측을 한다. 들리는 말로는 이미 시나리오가 짜여 있다는 말도 있다. 그리되면 김정은도 70년 동안 남침계획을 세우면서 계속해서 핵무기를 쏘아대고 있다가 무슨 짓을 할는지 모르겠다.

이미 공산주의는 한 물간 실패한 사상이다. 공산주의를 사회주의로 포장하기도 하고, 공산주의를 진보사상 체계라고 하기도 한다지만, 그들이 말하는 <평화>니, <화해>니 하는 말은 모두 속임수라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물론 유럽에도, 미국에서도, 아시아, 아프리카 어디든지 공산주의자가 있고, 이른바 종북세력이 널려 있다. 이런 공산주의가 <진보>니, <평화>니, <화해>의 탈을 쓰고, 여기저기 출몰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아직은 전쟁이 끝나지 않았다. 잠시 휴전상태에 있는 것뿐이다. 6·25전쟁을 남침이 아니고 북침으로 가르치는 전교조들, 그리고 그런 줄 알고 따라가는 학생들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내가 겪은 6·25를 회상해 보면, 오늘의 우크라이나 피난민과 아주 비슷했다. 지금은 식료품과 먹을거리가 많지만, 우리가 북한 공산당을 피해 피난민 대열에 올랐을 때는 아무것도 없었다. 아버님은 지게에다 이불과 쌀자루 등을 짊어지고, 어머니는 솥과 양재기를 이고, 우리 형제들은 모두가 각각의 임무를 맡았고, 3개월 동안 단 한 번도 방에서 자본 일도 없고, 노숙하면서 냄비에 밥을 해 먹었다. 마침 이동 중에 피아간의 전투와 비행기에서 퍼붓는 폭격 속에, 옆 사람이 수없이 죽어 나가는 것을 여러 번 보았다.

그러니 나에게 전쟁은 한마디로 공포 그 자체였다. 더욱이 여름에는 각종 해충의 공격과 여러 가지 전염병, 예컨대 이질과 장티푸스가 걸렸지만, 약이 있을 수 없었고, 폭탄 파편이 다리나 팔에 엄청난 상처를 내면, 기껏 호박을 따다가 잘라서 바르고 손수건으로 감아 놓는 것이 보통이었다.

또한 우리는 기동력이 없으니 걸어서 남으로 남으로 정처 없이 가는데, 신발이 떨어지고, 발이 부르터서 엉망진창이었다. 제일 무서운 것은 비행기에서의 폭탄 투하와 배에서 쏘는 함포인데, 함포는 목표물에 도달하기 전에 중간에서 완전폭파되어 그 파편이 사람을 다치게 하는 것이다.

6·25일 북한 공산당의 남침으로 우리 집은 몽땅 불타고, 3개월 만에 돌아오니 갈 곳이 없어 큰 고통을 당했다. 피난 지에서 돌아오니 포항 시는 온전한 건물이라고는 포항제일교회의 붉은 벽돌 건물만이 온전하고, 나머지 시가지는 완전히 쑥대밭이 되었다. 이러한 전쟁의 트라우마는 70년이 지났는데도 어제 일처럼 생생하다. 전쟁은 없어야 맞지만, 지금도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전쟁을 싫어하고 평화를 원하는 사람은 많다. 하지만 이 세상에는 역사가 있는 후 약 6000번의 크고 작은 전쟁이 있었다고 한다.

러시아의 푸틴이 전쟁에 광분하고 있는데, 러시아의 정교회는 뭘 하고 있는지? 하기는 동방 정교회는 한 번도 종교 개혁을 해본 일이 없는, 어쩌면 원시 기독교의 변질이다. 동방 정교회도 서방의 로마 가톨릭처럼 하나님의 말씀이 중심이 아니고, 예전(禮典)을 통한 은혜의 체험을 강조한다. 그들이 믿는 내용은 예수 믿고 이 세상에서 행복하게 사는 것 뿐이다. 복음을 모르니 부패한 정권에 대해 선지자적 분노와 메시지가 없다. 그들은 한 번도 프로테스트를 해본 일이 없고, 그저 공산당과 발을 맞추어 가는 사람들에 불과하다. 공산당에 항거하면 박해를 받아도, 박해가 없으니 서로서로 인정하는 격이다. 교회가 할 말을 못하고 진리를 말하지 못하니, 러시아 정교회는 죽은 교회로서 푸틴의 응원부대에 불과하다.

한국도 최근 몇 년의 분위기는 노골적으로 북한 공산주의를 옹호하는 자를 영웅적 지도자로 세웠다. 문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김정은과 친서를 교환하고, 하나로 통일되지 못한 것을 무척 아쉬워했다. 가짜 평화에 70년을 속고도 아직도 북쪽 공산주의를 그리워하는 자들이 내거는 구호는 <평화>와 <화해>였다. 그러나 진정한 평화와 화해는 <힘>이 있을 때만이 가능하다.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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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구 박사 | 전 총신대. 대신대 총장. 40여년간 목회자, 설교자로 활동해왔으며, 최근 다양한 국내외 시사를 기독교 세계관으로 조명한 칼럼으로 시대를 깨우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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