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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욱 칼럼] 니카라과 복음화의 주역들을 만나다

▲ 니카라과에서 진행된 집회. ⓒ 조성욱

당대 세계복음화의 첫 발자욱 (8)

시작된 니카라과 복음화 여정

2014년 6월 25일부터 7월 17일까지의 일정이다. 과테말라에서 약 20시간을 달려 니카라과에 도착했다. 버스로 이동해야 하는 고된 여정이었다. 개인적으로는 과테말라 사역이 거의 끝나갈 무렵부터 걸린 여름 감기로 인해 몸이 너무 힘든 상태였고, 20시간을 버스로 이동하려니 몸이 축난 상태에서 배탈까지 났다. 여러가지 신경 쓸 일이 많았던 탓인지 녹초가 되었다. 그런 상태로 니카라과를 오면서도 이곳 또한 응답이 크게 준비되어 있으리라는 눈치를 채고 있었다.

니카라과는 레닌 목사님이 잘 알고 있는 변호사이자 목회자인 분이 준비한 사역이었다. 와서 보니 교단의 어른 목사님과 전부 얘기가 되어 있었고 니카라과 남부와 북부 그리고 수도 순으로 집회를 잡아둔 상황이었다. 오늘 그 첫 지역인 남부를 향해 출발하기 전에 레닌 목사님과 대화를 나누게 되었다. 레닌 목사님이 약 20시간 차를 타고 오면서 생각했던 중남미 복음화를 위한 협의체 ‘THE WAY’에 대한 구체적인 생각과 제안을 얘기해 주었고, 완전 제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찌 이런 사람이 있는지, 20시간 동안 그런 고민을 하고 왔다는 것이 놀라웠다. 무조건 고마운 마음이었고 당대 세계복음화가 크게 앞당겨진 것 같았다.

첫 집회를 하며 기도하던 중에 레닌 목사님을 강사로 세우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마음이 들었다. 첫째로는 듣는 대상을 위함이었고 둘째는 레닌 목사님을 위함이었으며 마지막은 앞으로 진행될 사역의 모든 무게 중심을 레닌 목사님에게 집중하기 위함이었다. 그렇게 첫 집회의 첫 강의를 레닌 목사님께 맡겼다.

얼마나 정확하고 선명하고 열정적이며 자기 것으로 소화한 복음을 전달하시는지, 울지 않으려고 참았는데도 눈물이 났다. 마치 오늘 내가 바울을 보고 있는 아나니아가 된 것 같았다. ‘중남미 복음화는 이제 끝났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너무 감사했다. 계속될 니카라과 사역이 기대되었다.

마이크가 꺼지는 상황에서도 뜨겁게 반응하는 청중

이틀째 사역을 했다. 첫날은 니과라과 수도 마나구와에서 남쪽으로 70km 떨어진 곳에서, 오늘은 북쪽으로 80km 떨어진 곳에 가서 사역을 했다. 차 2대로 움직이는 바람에 일부는 SUV 차량 트렁크에 타서 이동할 수밖에 없었다. 낮에는 너무 더웠고 밤에는 너무 추웠다. 트렁크에 탑승한 채로 100km를 달리니 이건 보통 문제가 아니었다. 여하튼 어떻게 할 수 없는 상황이라 그리했지만 몸이 버티기가 쉽지 않았다. 게다가 끼니를 다 현지식으로 하려니 이 또한 보통이 아니다. 가지고 다니던 음식을 국경 통과 중에 다 빼앗겨 버려서 별 다른 방도도 없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 집회를 한 것이다.

어제는 레닌 목사님께서 1강을 하고 나머지는 내가 다 했지만 오늘은 강의 3강 중 2강을 레닌 목사님이 하게 했다. 지역에 하루씩 밖에 할 수 없는 상황이라 중요한 내용만 전달해야 하는 상황이다. 오늘은 레닌 목사님께서 성경에서 말하는 예수가 그리스도이심에 대한 메시지를 첫 강으로 시작해 두 강의를 했다. 얼마나 열정이고 조리 있고 선명한지, 그저 감탄할 뿐이 었다.

그리고 마지막 시간에 내가 강의 하려는데 마이크에 문제가 생겼다. 준비해 간 말씀은 뒤로 하고 생목으로 핵심만 전달했다. 중심에 있는 말만 전달했다. ‘예수가 그리스도라는 이 복음 알아들으면 당신 인생 바뀐다. 교회와 지역 나라 바뀐다. 당신들을 통해 세계 복음화 이뤄질 수 있다.’ 짧지만 강하게 전달했고 우레와 같은 박수가 들렸다.

참여한 사람들은 참 순수했다. 하나님에 대한 열정도 뜨겁고, 통성 기도도 우리보다 훨씬 간절하다. 말씀의 이해도도 괜찮다. 문제는 이 교단의 리더인 에레네스토 목사님이었다. 예의 있고 친절하고 나름 중심도 있고 영향도 있는데 아직 못 알아듣는 듯했다. 내일 수도 마나구와에 있는 본인 교회에서 집회를 하게 되고 인근에 있는 목사님들도 꽤 초대했다고 했다. 조금 분위기는 읽은 듯했는데 아직 복음에 대한 선명한 반응은 확인하지 못했다. ‘아 좋다.’ 이 정 도 반응이었다. ‘이것 복음만이 전부다.’라는 반응은 아니었다.

내일이 이 나라 사역으로는 마지막인데 최종적으로 계속 이 분을 통해서 니카라과 사역을 진행할지 아니면 방향을 돌릴지 인도받으려고 한다. 레닌 목사님과 연결되어서 우리를 초청한 목회자이자 변호사인 한니발 목사님은 큰 단체의 회장이라고 들었는데 이 분의 영향력이 크다. 그래서 에레네스토 목사님과 그 교단이 우리와 같은 중심이 아니라고 판단되면 그곳으로 방향을 돌릴 것이다. 하지만 끝까지 인도받아야 하기에 계속 기도할 것이다. 다음 날 오후까 지는 정해진 스케줄을 소화하고 이후에 한니발 목사님을 만나기로 했다.

니카라과의 복음화, 길이 열리다

니카라과 마지막 날 사역이었다. 3일간 우리를 안내한 에레네스토 목사님의 교회에서 사역을 했다. 여러 목사님들을 초청했다고 들었는데 목사님들은 거의 보이지 않고 성도들도 많지 않았다. 그런 상황에서 인근에 교회가 돕고 있는 학교의 학생들을 데리고 왔다. 수업을 대신하는 그런 상황이었던 것 같았다. 준비되지 않은 초등학생과 중학생들이 100명 넘게 왔다. 그래서 원래 하려던 강의를 다 접어야 했다. 마지막까지 제자를 찾으려 했던 기대는 물거품 이 되었다. 그래도 그런 상황에서 레닌 목사님이 어떻게 말씀을 전 하시는지 궁금했다. 레닌 목사님은 처음엔 조금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이내 자신의 템포를 찾았고 학생들의 산만한 분위기와는 상관없이 말씀을 전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역시 제자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한 시간이 지나고 학생들은 돌아갔다. 그 후 남아있는 많지 않은 성도들을 두고 집회를 이어가야했다. 그래서 어떻게 해야할지 기도하다가 우리 팀원들을 메신저로 세웠다. 나와 통역자 광의를 제외한 8명에게 간단한 내용을 정해주고 5분 안에 설명하도록 했다. 갑작스런 요구에 팀원들은 당황했지만 결국은 다들 앞에 서서 당대 세계복음화 사역자로서 첫 사역을 시작했다. 많이 어설프고 아쉬움도 많았지만 괜찮았다. 이것이 앞으로 이들에게 소중한 자산 이 될 것이다.

정해진 모든 사역을 소화하면서 느낀 것은 니카라과의 영적인 자원은 너무 좋다는 것이었다. 너무나 순수하고 너무나 준비되어 있었다. 그런데 이 자원을 끌고 가면서 극대화 할 수 있는 리더, 그 나라를 책임질 수 있는 제자는 이번에 발견하지 못했다. 에레네스토 목사님과 그 외 몇몇 목사님은 3일을 따라다니며 말씀을 들었는데도 전혀 알아듣지 못하는 것 같았다.

끝까지 인도 받고 끝까지 찾아봐야 한다는 생각과 함께 주께서 니카라과 복음화를 간절히 원하신다는 마음이 새벽에 간절히 기도 하는 중에 너무나 큰 확신으로 다가왔고, 부담없이 확인하는 마음으로 한니발 목사님을 만나러 갔다. 만일 여기도 아니면 다음에 문을 여시겠지라는 여유로운 마음도 있었고, 한편으로는 구원의 때를 만나게 하시려는 마음은 하나님이 더 급하시다는 갈급함을 동시에 가지고 갔다. 한니발 목사님과 만나 30여분 정도 말씀을 전했다. 성경의 복음과 성경의 전도, 그리고 그것을 붙잡고 어떤 마음을 가지고 어떻게 인도받아서 여기까지 오게 되었는지 전달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니카라과를 복음화하기 원하시고 니카라과를 살릴 제 자를 이미 준비하셨다는 사실을 전달했다. 준비하신 그 제자를 찾아서 복음과 전도로 돕는 것이 당대 세계복음화의 지름길이라는 사실도 전달했다. 그 후에 한니발 목사님께서 두어 가지를 우리에게 질문했고 우리는 답해주었다.

변호사이면서 목회자인 사람! 가장 큰 교단에 있으며 목사님들을 교육하는 역할을 하고 있고, 문맹자들에게 글을 가르치며 일할 수 없는 사람들 교육시켜 먹고 살 수 있도록 돕는 일을 전국적으로 하고 있고, 30여년 동안 교회 세우는 일을 하고 있는 순수한 목회자! 본인이 세워 크고 든든해진 교회가 네 곳이 있으며 작은 교회도 여럿이 있고, 지금은 또 다른 교회를 개척하고 있는 귀중한 하나님의 사람 한니발 목사님! 우리가 전한 말씀을 다 듣고 이렇게 답했다.

“지금껏 사역하며 무언가 빠져있다는 생각을 늘 하고 있었다. 늘 찾고 있던 그것을 성경으로 정확히 말해주니 이제야 내가 찾던 것이 무엇인지 알겠다. 지금 꼭 필요한 것을 정확히 말해주어 너무 고맙다. 언제 다시 니카라과 올 것이냐? 이런 내용을 충분히 설명하려면 얼마간의 시간이 필요한가? 그에 따라 집회 시간을 잡겠다!”

목사님은 차분하게 말씀하셨지만 그 어떤 리액션보다 강하게 우리에게 어필했다. 너무나 고마워했다. 평생의 답을 얻은 듯했다. 우리가 정리한 그 동안의 모든 자료를 그분에게 전달했다. 니카라과의 레닌 같은 분을 찾은 것이다. 꼭 역전승한 기분이다. 처음에는 우리에 대해서 잘 몰라서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던 터였다고 고백하셨다. 다행인 것은 이미 레닌 목사님과는 잘 아는 사이이기에 더더욱 감사하다. 이 두 명의 제자가 정말 복음으로 통하고 성경적 전도로 통하게 되니 앞으로의 사역이 너무 기대된다. 너무 감사하다.

오직 그리스도! 모든 영광 주님께 !

니카라과 사역이 마무리 되는 날 한니발 목사님이 이 땅의 제자로 확인됐다. 덧붙여 또 하나의 응답이 있었다. 우리가 한니발 목사님을 한참 만나고 있을 때 레닌 목사님은 중간에 이동 해 다른 만남을 가졌다. 예전에 과테말라 본인 교회에 한때 출석하던 니카라과 성도가 있었는데 이번에 니카라과에 온 김에 그 분을 만나러 간 것이다. 세계적인 전도 단체에 속해 있고 방송국을 운영하는 영향력 있는 사람이라고 한다. 그 분과 식사하는 자리에 그 분이 지금 출석하는 담임 목사님도 나오셨다고 한다. 이 목사님은 나라에서 여러 모임을 할 때 초청되어 설교도 하는 그런 영향력을 끼치는 분이라고 한다. 레닌 목사님과 만나기로 한 성도가 약속 장소에 오는 길에 목사님을 길에서 만나게 되었고 레닌 목사님과 만남이 있는데 같이 가보겠나는 즉석 제안에 이 분도 수락하게 되어 의도하지 않은 합석이 이루어진 것이다. 물론 레닌 목사님과 이 목사님은 초면이었다. 식사하면서 그냥 편안하게 레닌 목사님이 당신의 중심과 받은 은혜와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 두 분이 그 말을 진지하게 듣고 너무나 공감하였다고 한다. 얼마나 많은 얘기가 오갔는지 모르지만 그날 밤 늦게 레닌 목사님이 숙소에 찾아왔다. 그러고는 우리가 찾는 제자일 가능성이 높다고 우리에게 얘기해주었다. 혼자서 제자를 찾고 온 것이다. 정확히는 점검해봐야 알겠지만 레닌 목사님이 벌써 이렇게 눈이 열렸다는 것만 해도 감사할 뿐이었다.

다음 일정은 엘살바도르 사역을 마친 후에 비행기를 타러 12시간을 달려 다시 이곳 니카라과를 거쳐서 가야했다. 원래 계획했던 일정을 우리에게 잘못 전달해주어 이렇게 꼬인 것이었다. 이것 또한 합력하여 선한 인도로 쓰임 받을 것 같았다. 어쩔 수 없이 비행기를 타러 니카라과를 경유하는 그날 니카라과에서 다하지 못한 만남을 또 더 이어나갈 수도 있을 것 같다.<계속> [복음기도신문]

Cho sw

조성욱 목사 | 복음가득한교회 담임. 군 복무 중 폭발사고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이후, 하나님의 은혜를 깨닫고 구령의 열정에 사로잡혀 ‘예수는 그리스도’라는 성경말씀을 중심으로 전도하며 교회를 개척, 지금은 열방에서 주님의 제자를 찾고 있다. 현재 100여국에서 제자를 찾아 주님의 일꾼으로 거듭나게 한 은혜를 누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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