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안에 하나님 나라, 진리로 세계를 열어주는

   - Prize Wisdom 그를 높이라 (잠4:8) -

“모든 열방을 살릴 이 복음으로, 땅끝까지 달려갑니다”

행복한 행진으로 순종하는 안승용 선교사(순회선교단 대표)

충남 예산군에 위치한 폐교 건물. 교실 한 칸의 절반 정도를 사무실로 개조한 공간에 취재진을 맞기 위해 소박하게 차려놓은 차 한 잔과 과일 몇 조각. 그런 정갈한 분위기 속에서 순회선교단 대표 안승용 선교사의 삶과 사역 이야기 속으로 들어갔다.

– 먼저 순회선교단을 소개해주세요.

“선교에 조금 관심 있는 분들은 한 번 정도는 들어봤을 법한 단체일텐데요. 또 당연히 김용의 선교사님이 대표라고 생각하는 분도 계실텐데 엉뚱한 사람이 대표라고 하니, 의아해하실 수도 있겠습니다. 이 단체를 처음 들어보는 분은 무슨 얘긴가 하실지도 모르겠지만, 어떻든 ‘순회선교단은 선교완성을 꿈꾸며 조건 없는 연합과 섬김을 하는 단체다.’ 그렇게 말씀을 드릴 수 있겠습니다.”

– 어떤 선교사역을 하는 단체인지 조금만 더 풀어 설명해주세요.

“저희 단체의 부르심이 조건 없는 연합과 섬김이에요. 선교완성을 위해 무엇이든 순종하겠다는 취지로 1997년에 설립됐어요. 그러니 벌써 24년이나 됐네요. 청년의 나이죠. 저희 단체는 선교현장에서도 복음을 전하고, 국내에서는 모든 그리스도인이 선교적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복음학교라는 훈련과정으로 복음을 나누고, 기도학교, 선교학교, 공동체훈련 등 다양한 신앙훈련을 통해 사명을 감당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몇 년 전 저희 단체를 개척한 초기 개척세대인 김용의 선교사님과 함께 선배들이 리더십을 후배들에게 넘기고, 다음세대가 선교단체 리더로 섬기게 됐습니다. 그러던 중 부족한 제가 이 단체의 대표가 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저의 능력이 아니라, 주님이 맡기신 일이어서 주님만 바라보고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습니다.”

선교완성을 꿈꾸는 선교단체

– 그렇군요. 그럼 단체나 사역 얘기는 조금 있다가 더 듣고 먼저 선교사님에 대해 소개 부탁드려요.

“저는 모태신앙은 아니지만 어릴 때 어머니를 따라 교회에 다니기 시작했어요. 신앙심은 없었지만 나름 진지한 꼬마였어요. 어릴 때부터 큰 고민이자 질문이 있었는데 ‘나는 누군가? 나는 왜 사나?’라는 질문이었어요. 저절로 궁금해진 것 같아요. 4~5살 때는 그냥 친구들하고 놀았는데, 7~8살 정도 되니까 ‘어떻게 사는 게 잘 사는 걸까? 학교는 왜 가지?’라는 질문이 들었죠. 형은 유치원에 갔는데 저는 안 간다고 했어요. 제가 굳이 가야 한다는 생각이 안 들었거든요. 근데 어머니는 또 그러라고 하시더군요. 초등학교 다니면서 열심히 공부하고, 친구들도 많았어요. 성적도 잘 나오고 성취감도 있었지만 그것이 막 기쁘진 않았어요. 그러다가 5~6학년 때 즈음, ‘이건 답은 못 찾을 것 같다. 가치 있고 보람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 그게 사람들이 사는 목적이겠구나.’라고 생각해서 신문기자가 돼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때가 한국사회가 급격히 변하고 흉흉한 소식이 들려오던 때였거든요. 그런 소식을 사람들에게 알려주는 기자가 되는 게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 상당히 조숙한 어린 친구였네요. 그 이후가 궁금하네요.

“신문기자를 목표로 살아가다가 대학을 졸업하던 해에 IMF 사태가 터지면서 꿈이 사라졌어요. 회사들이 줄줄이 도산하고 입사원서 한 장 못 써 봤어요. 그 어디도 사람을 뽑지 않았죠. 인생이 박살 나는 것 같은 충격이었어요. ‘인생이 끝났구나.’ 생각이 들면서 ‘내 인생의 주인이 내가 아니구나. 내가 뭘 열심히 한다고 해도 경제 위기만 오면 할 수 있는 게 없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때까지 실패란 걸 모르고 자랐어요. 집안 형편도 아주 어렵진 않았고, 나름 인생에 고민은 있었지만 공부하고 싶으면 다 하게 해주셨고, 친구도 많았어요. 그전까지는 교회만 왔다 갔다 하는 수준이었는데, 그때부터 하나님이 제 삶에 본격적으로 개입하셨어요.”

IMF 이후, 시작도 못한 채 다가온 위기

– 하나님이 개입하셨다는 게 어떤 의미죠?

“마음이 가난해졌어요. 한동안은 방황했어요. 그때는 자살하는 사람도 많았고, 주위 명문대 나온 친구들이 적지 않았는데, 다들 패닉 상태였어요. 공황장애가 온 친구들도 있었죠. ‘앞으로 어떻게 되는 거지?’ 두려워하면서 6개월 정도 힘든 시간을 보냈어요. 그러다 일단 하는 게 없으니 시간을 벌어보려고 대학원에 갔어요. 그리고는 어릴 때부터 궁금했던 ‘난 왜 사는 거지?’하는 질문으로 다시 돌아갔어요. 그전에는 교회만 왔다 갔다 했는데, 그때부터 하나님께서 은혜를 부어주셔서, 교회에 열심히 다니기 시작했어요. 새벽기도도 몇 시간씩 하고 성경공부하는 것도 너무 좋았어요. 자연스럽게 청년부 임원도 하고 교사, 성가대, 이런저런 역할들을 하게 됐어요.”

– 고난이 주님과의 깊은 만남의 계기가 됐네요.

“주님과 개인적인 만남을 가지며 주님이 살아계신다는 것을 깨닫는 은혜를 누리다가 ‘그럼 어떻게 살아야 되나?’ 생각을 했어요. 그때, 탈북자 문제를 접하게 됐어요. 북한에서 탈북자들이 많이 나오던 때였고, 통일이나 난민에 대해 관심이 많았거든요. 탈북난민사역을 하는 선교사님들을 만나게 되고, 선교훈련도 받고, 선교현장에도 가보면서 탈북난민들을 섬기는 일에 어떤 형태로든 함께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그렇게 탈북자 선교하시는 분들하고 교제하고, 현장에서 섬기면서, 1~2년 후에는 그 사역 한복판에 들어가 있게 됐어요. 후원도 하고, 현장에서 필요하다면 단기로 가서 섬기고, 나중에는 규모가 커져서 작은 선교단체를 조직하는 일에 함께 하게 됐죠.”

– 선교사의 길로 뛰어드신 거군요.

“이 일에 내 삶을 드리는 게 가장 보람 있고 가치 있는 일이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나 그때가 20대 후반이었으니까, 다른 한편으로는 내면의 어려움도 있었어요. 주님을 뜨겁게 만나서 선교훈련도 받고, 기도도 하고, 금식도 하고, 사역도 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성경의 진리하고 저하고는 갈수록 정반대인 모습을 보게 됐어요. 거룩할 수 없고, 자유할 수 없고, 뭔지 모르겠고, 성경에서는 목마르지 않는다고 했는데 저는 더 목말랐어요. 영원히 목마르지 않다는 게 제일 이해할 수 없는 말씀이었죠.

그러나 탈북자 선교현장에서 경찰에 붙잡혀 가기도 하고 단체가 큰 어려움을 겪게 됐어요. 그러다 급기야 조직이 와해되는 일이 일어났어요. 큰 정신적 충격도 겪고, 하나님에 대한 원망도 생겼어요. 그 무렵 고난주간에 새벽에 기도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갑자기 내면 안에서 ‘도대체 십자가하고 너는 무슨 관계냐?’ 하는 도전이 왔어요. 답을 못했어요. 주님을 위해 기꺼이 순교하겠다고 헌신도 했는데, 날 위해 죽으신 십자가라고 생각했었는데, 막상 답을 못하고 있는 모습에 충격을 받았어요.”

– 많은 분들이 사역하거나 삶에서 그런 위기를 겪게 돼죠. 그때 어떻게 하셨어요?

“그동안 순회선교단의 복음학교에 대해 들은 바가 있었어요. 당시 어떤 새로운 사역에 뛰어들기 직전이었는데, 먼저 복음 앞에서 제 자신을 점검하고, 은혜를 누리고 가기로 결단했죠. 몇 해 전부터 김용의 선교사님의 메시지를 듣고 있었는데, 큰 마음의 울림이 있었거든요. 그리고는 복음 앞에 서면서 그렇게 목마르게 찾고 있었고 듣고 싶었던 답을 하나님께로부터 듣게 됐어요. 창세기 12장 1~3절과 이사야 43장 1절 말씀으로 제가 하나님의 것으로 지어졌고, 잃어버렸던 저를 찾기 위해서 아들을 주시고, 그 하나님이 저의 아버지라는 게 믿어졌어요. 복음학교 내내 울면서 지냈어요. ‘나를 찾아서 이 땅에 오셨구나.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나와 함께 죽으시고 부활하셨구나.’ 그동안 고민하고 두려워했던 삶의 이유와 질문이 그때 한방에 풀렸어요. ‘하나님 아버지를 믿는다고 하면서, 고아처럼 살아왔구나. 인생들이 하늘 아버지를 만나면 끝나는구나. 갈라디아서 2장 20절의 고백처럼 십자가에서 예수님과 함께 죽고 사는 게 하늘 아버지께 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이구나!’ 너무 감동이 됐고 그거면 충분했어요. 그러면서 하나님이 말씀해주셨던 본토 친척 아비집을 떠나라는 말도 비로소 알게 됐어요.”

“나는 고아가 아니야. 하늘 아버지의 자녀구나”

– 어떤 의미였나요?

“‘이 땅에서 살아왔지만, 이 땅에 속하지 않고 넌 하늘에 속한 자야.’ 땅에 속한 인생을 하늘에 속한 인생으로 만들었다는 것으로 다가왔어요. ‘하늘에 속한 자로 살라고 하시는구나.’ 그러면서 저도 모르게 성공에 대한 욕심과 야망이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제 나름대로의 성공의 가치를 보람된 인생을 사는 것으로 생각하고 그것을 성공의 기준으로 삼고 살았다는 것을 깨닫게 됐어요. 그러니까 목마를 수밖에 없었던 거였어요.

그리고는 주님이 말씀하시는 대로 순종하면서 살겠다고 결단했죠. 성공을 위해 살았는데, 이미 성공한 자가 된 거였어요. 주님 만나고 나서는 성공해야겠다는 마음이 싹 사라졌어요. 그동안 성공해야 된다고 부추기는 사탄에게 속아서 살아온 게 얼마나 화가 나던지요.”

– 복음이 모든 인생의 답을 해결해주셨군요. 사탄의 실체도 보고요.

“저같이 열심히 신앙생활한다고 했는데 목마른 사람이 또 있지 않겠어요? 십자가의 예수 그리스도와 독생자를 주신 하늘 아버지를 만나면 모든 의무와 책임과 목마름에서 자유케 된다는 것이 성경에서 말씀하시는 바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는 뜻이라 생각해요. 이 복음이면 모든 민족과 열방을 살릴 수 있겠구나. 이 복음이 전해지면 주님 오시겠구나 하는 것이 믿어졌어요. 구체적으로 어떻게 살겠다고 결단했다기보다는, 주신 은혜와 사랑에 감격해서 제 삶을 주님께 드리기로 결정했죠.”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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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하는 아내, 자녀들과 함께. 제공: 안승용 선교사

<이상 251호에 게재>

– 이제 그 고백을 드리고 어떻게 인도함을 받으셨어요?

“이제 제가 아버지 집으로 돌아온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주님이 인도해 가시는 대로 가라면 가고, 서라면 서고, 주시면 먹는 삶을 살기로 했어요. 사실 이런 삶이 제일 두려워하던 삶이었는데 주님께 제 삶의 키를 넘겨드리면서 주님이 전혀 예상하지도 않았던 순회선교단으로 불러주셨어요. 그때가 2005년 3월이네요. 그때도 인천 앞바다 섬에 있는 지금과 같은 폐교에서 살았는데 좌충우돌하는 시간들도 있었지만 행복했어요. 주님 알아가는 기쁨도 컸어요. 공동체로 생활하니까 공동체의 규칙도 있고, 문화도 있었을텐데, 전혀 그런 것도 모르고 막내가 아무 걱정 없이 엄마 아빠만 있으면 기쁜 것처럼 복음 만난 기쁨이 너무 커서 이런저런 일들을 만나면서도 싱글벙글하면서 살았던 것 같아요. 궁금한 게 너무 많아서 선배들에게 믿음으로 어떻게 사는 거냐고 질문도 많았구요. 순회선교사로 부르심을 받고, 기도하고, 복음으로 살아가고, 주님의 공급을 받는 게 저절로 되는 것은 아니었지만, 아이가 말을 배우고 걸음마를 배우는 것처럼 주님을 조금씩 알아갔어요.”

주님의 공급을 체험하는 삶으로

– 듣기만 해도 행복해 보이시네요. 그런데 주님께 공급받는 게 저절로 안 된다는 것이 무슨 말인지 궁금해요.

“한번은 아웃리치를 가야하는 상황에 재정을 위해 기도했어요. 주님이 급하게 순회선교단으로 불러주셨기 때문에 제가 순회선교사가 됐는지 모르는 사람도 꽤 많았어요. 후원이나 재정 공급이 거의 없는 상황에, 재정을 위해 기도하는데 어떻게 기도할지를 몰랐어요. 첫 번째 아웃리치는 절반의 재정을 채워서 갔다 왔어요. ‘주님이 쓸 것 주신다고 했는데 왜 안 주시지?’라는 의문이 남았어요. 두 번째 아웃리치 때는 당장 내일 출발해야 되는데 많은 재정이 채워지지 않았어요. 금식하면서 기도하는데 ‘그래도 안 채워주시면 어떻게 하나.’ 염려가 생겼어요. ‘다른 사람들은 잘 채워주시던데, 제가 재정을 못 채우면 하나님 영광 가리는 거 아닙니까?’ 불평 섞인 기도를 했어요. 그때 ‘사랑하는 아들아, 너 때문에 가려질 나의 영광은 없어.’ 격려 반, 책망 반으로 위로의 마음을 주셨어요. 그때 불신의 비늘이 벗겨지는 것 같았어요.”

– 자세히 설명해주세요.

“단순히 재정을 공급받는다는 것보다 이것을 통해 하나님을 온전히 신뢰하는 게 뭔지 알려주고 싶으셨던 것 같아요. 내가 염려하고 두려워하는 게 하나님께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어요. 내가 하나님 걱정 하는 게 얼마나 어처구니없는 짓인지 말이에요. 하나님이 나를 기억하시지. 주님이 나를 책임지신다는 것을 확신하게 되는 시간이었어요. 설명할 수 없는 방법으로 필요한 재정을 채워주고 넘치게 해주셔서 오히려 다른 팀에게 흘려보내고 갔어요. 이 때가 저의 믿음의 삶에서 예표 같은 시간이었어요. 주님을 온전히 믿고 따르는 자들에게는 이런 은혜, 예비하심이 있다는 것을 경험하게 됐어요. 지금도 늘 기도해요. 재정뿐 아니라 건강이나 사역에 어려움이 있을 때 주님을 온전히 신뢰하며 기도하면 주님이 결코 실망시키지 않으신다는 것을 경험하게 해 주셨어요. 한번은 건강에 큰 위기가 왔었는데, 그 시간을 지나면서 어떤 상황이 펼쳐진다 해도 ‘하나님은 선한 분이시구나. 우리에게 가장 좋은 것을 주시는 하늘 아버지시구나.’라는 은혜를 누리는 시간도 있었습니다.”

– 그런 믿음의 과정이 있으셨군요. 그러면 대표는 어떻게 맡게 되셨나요?

“2016년에 단체의 리더십 선교사님들이 다음세대 선교사들에게 리더십 이양을 하기로 결정하셨고, 그런 과정을 거쳐 저는 2021년초에 대표 직임을 맡게 됐습니다.”

– 한 단체의 대표가 되는 게 부담스러웠을 것 같은데요?

“부담되죠. 저도 순회선교단을 통해 큰 은혜를 받았고, 한 사람의 순회선교사로서 함께 하는 것만 해도 영광인데요. 순회선교단은 많은 분들에게 복음의 통로가 되어 왔고, 한분 한분 회복되는 은혜의 현장을 봐 왔기 때문에 제가 이런 역할을 하게 될 거라 상상도 못했어요. 여전히 인간적 마음은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에요. 헌신 초기에도, 제가 감당할 수 있을만한 분량이 돼서 사역을 해왔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때 맡았던 일들도 사실 제가 감당할 수 없는 일들이었는데 주님이 맡겨주셨죠. 제가 헌신하고 나서 얼마 안됐을 때 ‘너무 작아서 내가 할 수 있는 일도 없고, 너무 커서 주님이 못하실 일도 없다. 주님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처음부터 끝까지 주님에게서 시작됐고 주님으로 돌아간다는 것을 온전히 믿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라는 말씀을 들었어요. 제가 보기에 어려워 보이는 역할을 맡겨 주실 때 마다 그것이 제 믿음의 고백이 됐어요. 지금도 마찬가지에요. 어차피 주님이 다 알고 시키셨으니 주님의 계획이 있으시겠지 생각해요. 이해는 안 되지만 순종할 수는 있으니까요”

모든 일은 오직 주님의 능력으로

– 순회선교단 대표로 섬기시면서 주님이 주신 비전이 있을까요?

“그리스도인들의 최고의 영광과 최고의 가치는 주님 뜻에 순종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순회선교단이 붙들고 있는 가치이기도 하구요. 순회선교단은 사역을 계획해서 해오지 않았고, 그저 주님 말씀에 순종하다보니 지금의 사역이 됐죠. 그렇게 순회선교단과 뜻을 함께 하는 선교단체와 교회가 복음기도동맹이란 이름으로 연합하고, 다양한 세대를 섬기고 있습니다. 앞으로 계속 그럴 거라고 생각해요. 주님의 뜻에 온전히 순종하다 보면 주님이 반드시 모든 약속을 이루실 것을 믿어요.”

– 사역 얘기를 조금 듣고 싶은데요, 코로나 시대를 맞아 순회선교단은 어떻게 순종하고 계신지요?

“그 질문을 여기저기서 받습니다. 저도 고민이 되고 앞으로 어떻게 될까 궁금합니다. 그런데 역사를 돌아보면 선교가 쉬웠던 적은 없었어요. 복음은 항상 저항을 받았고 선교를 환영해 준 적은 없었어요. 그러나 복음이 생명이 된 사람들이 가면 그곳에 하나님 나라가 임했어요. 조선이 그랬고 각 나라들이 그랬죠. 코로나 때문에 선교가 어려워지지 않았나 생각해봐도, 이와 같은 상황에서도 하나님 나라는 전진하고 있다고 믿어요. 선교사님들이 선교 현장에서 철수하고, 실제로 선교지에 갈 수 없는 상황이 되기도 하지만, 이런 상황에도 하나님 나라가 확장되는데 전혀 지장을 받지 않는다는 사실을 믿는다면, 하나님께서는 하나님의 때에 반드시 역사하실 것이라 신뢰합니다.”

– 그렇군요. 현재 온라인 사역을 많이 하신다고 들었는데요?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코로나 상황 이전에 하나님이 공동체에 주신 말씀이 있어서 몇몇 사역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는데, 코로나 상황이 발생했죠. 그런데 저희는 전혀 생각지 못했던 온라인 사역들을 펼쳐주셨고, 오히려 전 세계에 모이는 숫자에 제한받지 않고 복음을 나눌 수 있는 기회를 주셨어요. 최근에는 현장에 있는 선교사님들과 온라인 선교집회를 했어요. 선교대회를 한번 하려면 비용이나 시간, 에너지가 얼마나 많이 들어요. 그런데 수십개 국에서 200여 명이 넘는 사람들이 서로 현장의 상황을 나누고 기도했어요. 하나님 나라는 상황에 막히지 않는다는 것을 본 것이죠. 한쪽이 어려워지면 반드시 다른 길을 여시고, 그걸 통해 주님의 일을 하신다는 것을 샘플처럼 보게 해주셨어요.”

– 온라인 사역을 주님이 열어주신 거군요?

“코로나 이후, 먼저는 저희 단체 선교사들도, 또 저희와 함께 복음과 기도를 삶의 중심에 두고 그리스도의 군사로 살기로 결단한 사람들을 가리키는 ‘복음기도동맹군’들도 스스로 복음으로 주님과의 건강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주님과 동행하는 생명력 있는 신앙을 가지고 있었는지, 복음의 삶을 진짜 살아왔는지를 점검하는 시간을 보낸 것 같아요. 만약 아니었다면 이제 제대로 믿음의 삶을 살아가야겠다고 깨닫게 해주셨고, 그건 십자가로만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해주시는 시간이었어요. 그런 가난한 마음을 주신 게 축복이라고 생각해요. 우리도 어떻게 동맹군들과 예수의 생명력이 있는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온라인 훈련과정들을 시작하게 됐어요. 그러나 이런 훈련은 하나의 지나가는 과정이고, 이 과정들을 지나고 나면 우리가 진짜 붙들어야할 것이 무엇인지를 모든 분들에게 하나님께서 분명하게 말씀해 주실 거라고 생각해요. 예수와 연합된 생명만이, 복음 앞에 돌아가야만 살길이라는 것이죠. “다시 복음앞에 돌아가자”는 복음의 진리를 10여 년 전부터 외쳐왔는데, 한편으로는 그 기도에 대한 응답이라는 생각도 들어요. 현재는 모이기도 쉽지 않고, 한동안 안 모이는 데 익숙한 성도들이 코로나가 종식된다 해도, 예배에 나올 것인가에 대한 의문도 있고, 교회들이 이같은 고민들을 하고 있는 상황이에요. 그래서 더 본질적인 것을 고민하게 됐고, 정말 복음으로 돌아가야 하고, 십자가만이 유일한 생명이고, 이 복음이 실제가 된 증인들을 세우시고 계신다고 생각해요. 건물이 교회가 아니라, 성도 한 사람 한 사람이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라는 것을 모든 사람들 안에 주님이 명확하게 해주셨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복음앞에 돌아가자

– 지금 이런 때에 순회선교단의 역할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기도가 가장 확실하게 하나님께서 역사하실 수 있는 통로라고 믿어요. 순회선교단 초기부터 한국교회와 북한, 다음세대와 열방을 위해 기도하기를 쉬지 않았어요. 이 시간들을 통해 하나님께서 우리 기도에 응답해주셨다고 믿어요. 무너질 거 같지 않았던 리비아, 시리아, 예멘 등에서 난민이 수없이 나왔고, 난민캠프에서는 복음이 전해지고 있어요. 이런 일들이 기도와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순회선교단은 하나님 나라의 부흥과 선교완성을 위한 연합과 섬김으로 부르심을 받았어요. 그래서 구체적인 사역으로 부르심을 받은 것은 아니지만, 선교완성을 위해서 복음을 선포해왔고, 기도로 함께 연합하는 일들을 섬겨왔어요. 그렇게 한국교회와 선교현장과 연합하는 일에 주님의 인도함을 받아서 왔는데, 앞으로의 역할도 동일하다고 생각해요. 하나님 나라를 위해 기도하고 훈련하고요. 그렇게 교제하던 분들이 선교 현장에 나가셨고, 그분들과 연합해 기회가 될 때마다 복음캠프나 선교사 연합 수련회 등을 섬기면서 우리 몫의 순종을 할 수 있도록 주님이 인도해주시고 계세요. 초대교회 성도들이 핍박을 통해 흩어졌을 때, 그들은 복음이 생명이 된 사람들이었어요. 무엇에도 매이지 않는 사람들이 하나님 선교의 전략이었던 것처럼, 순회선교단과 동맹군들이 그렇게 서 가는 것을 위해 기도하고 있어요. 이렇게 복음과 기도라는 두 기둥으로 주님 뜻에 순종하면서 사는 게 순회선교단이 한국교회와 열방을 섬기는 순종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특별히 다음세대들이 헤브론 원형학교를 비롯한 여러 훈련과 과정들을 통해서 그리스도의 군사들로 세워지고 있어요. 이런 다음세대들과 함께 하는 연합군들 통해 주님이 새 시대를 열어가시지 않겠나 기대하는 마음이 있어요”

-마지막으로 기도제목을 나눠주세요.

“저를 포함한 모든 순회선교사들과 복음기도동맹이 주님 오실 때까지 슬기로운 다섯 처녀처럼 되었으면 좋겠어요. 예수님이 인자가 올 때 믿음이 있는 자를 보겠느냐고 하셨죠. 마지막 때는 불법이 성하므로 사랑이 식어진다고 하셨는데, 순회선교단과 동맹군들이 마지막 때가 가까울수록, 혹 오해받거나 배반을 당하고 실패를 경험한다 할지라도 더 뜨겁게 사랑하고, 더 격려하고, 주님이 믿는 자들을 찾으실 때, “주님을 사랑하는 자들이, 주님을 믿는 자들이 여기 있습니다!”하고 고백하는 자들이 될 수 있도록 기도해주세요.”

Y.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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