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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호 칼럼] 미묘한 성경 해석학(7)

ⓒ 현승혁

어떤 사람들이 즐겨 쓰듯이 성령께서 나에게 이러 이러한 것이 이 구절의 의미라고 말씀하셨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 사람은 아무도 없다. 우리는 그 해석이 그 용어의 합법적인 의미라는 증거 외(外)에, 미혹의 영이 아니라 성령으로 말미암았다는 것을 어떻게 확신할 수 있겠는가!

보수주의 개신교 성경 해석학의 교과서라 일컽는 버나드 램(Bernard Ramm)이 그의 책『성경해석학』(Protestant Biblical Interpretation) 에서 남긴 명언 중 명언이다.

성경 해석의 모델: “메포라쉬”(מְפֹרָשׁ)

자, 이제 신약 성경의 엠마오로 가는 길목에서 주님과 제자들 사이에서 오고 가는 대화가 기록되어 있는 누가 복음 말씀(눅 24:32) 만큼 시원한 성경 해석에 관한 구약의 말씀을 보자.

느헤미야 8:8
וַֽיִּקְרְא֥וּ בַסֵּ֛פֶר בְּתֹורַ֥ת הָאֱלֹהִ֖ים מְפֹרָ֑שׁ וְשֹׂ֣ום שֶׂ֔כֶל וַיָּבִ֖ינוּ בַּמִּקְרָֽא׃
“하나님의 율법 책을 낭독하고 그 뜻을 해석하여 백성에게 낭독한 것을 깨닫게 하니”

느 8장 8절 말씀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바벨론 포로에서 돌아와 예루살렘 성을 건축하고 초막절에 광장에 모였을 때 에스라가 율법을 가르친 내용을 요점 정리하여 중요하게 기록해 놓은 말씀이다.

우리 한글 성경은 느 8:8 절에 동사를 3 개로 번역 하였지만, 히브리 성경을 보면 4 개의 동사로 기록이 되어있다. 영어 성경 NIV 번역도 4개로 번역을 했지만, 사실 어떤 동사가 중요한지 영어로서는 알 길이 없다.

그러나 히브리 성경을 보면 똑같은 동사가 아니라 각각 다른 동사 형태로 기록되어 있고 그 가운데 중요한 동사도 무엇인지 알 수 있다. 왜냐하면 강조 형태를 두어 서로 다르게 분명하게 쓰여져 있기 때문이다. 이를 일컬어, 느 8:8절의 히브리어 단어에 따르면 “메포라쉬”(מְפֹרָשׁ)라고 한다. 그 차이를 히브리 본문에 이미 표시해 둔 것이다. 바로 이것이 중요한 것이다.

먼저 우리 개역 성경을 보자.
“하나님의 율법 책을 낭독하고 그 뜻을 해석하여 백성에게 낭독한 것을 깨닫게 하니”

표준 새번역을 보자.
하나님의 율법 책이 낭독될 때에, 그들이 통역을 하고 뜻을 밝혀 설명하여 주었으므로, 백성은 내용을 잘 알아들을 수 있었다.

개역 개정은 3개로 되어 있는데 표준 새번역은 5개의 동사로 되어 있다. 그러나 개역 개정은 제일 중요한 동사를 번역하지 않았고 새번역은 정확한 해석을 하지 않고 풀이만 하고 있어 미흡하기는 둘 다 마찬가지인 셈이다.

영어 성경은 아래에서 보는 것처럼 히브리 본문에 일치하여 4개의 동사로 잘 번역을 했다.

KJV, So they read in the book in the law of God distinctly, and gave the sense, and caused them to understand the reading.

NIV, They read from the Book of the Law of God, making it clear and giving the meaning so that the people understood what was being read.

ESV, They read from the book, from the Law of God, clearly, and they gave the sense, so that the people understood the reading.

오리지널 텍스트(original text)인 히브리 본문과 타낙(TaNaK)을 보자.

וַֽיִּקְרְא֥וּ בַסֵּ֛פֶר בְּתֹורַ֥ת הָאֱלֹהִ֖ים מְפֹרָ֑שׁ וְשֹׂ֣ום שֶׂ֔כֶל וַיָּבִ֖ינוּ בַּמִּקְרָֽא׃
And they read in the book, in the Law of God, making distinctly; and they gave the sense, and caused them to understand the reading (JPS)

히브리 본문은 4개의 동사로 분명하게 기록되어 있다: A. 읽다(וַיִּקְרְאוּ, qara) B. 메포라쉬하다 (מְפֹרָשׁ, mephorash) C. 쏨 쉐켈하다(שׂוֹם שֶׂכֶל, som sekhel ) D. 이해하다(וַיָּבִינוּ, yabhyinu).

역본과 히브리 텍스트가 차이가 있는 것은 한 형태로 기록되지 않고 다른 형태를 사용하여 기록하였다. 성경 히브리어가 문법에 의미를 둔 강조 언어임을 안다면 이는 충분히 짐작하고도 남는다. 히브리어가 영어와 다른 점은 4개의 동사가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분명하게 알 수 있으며 4개의 동사 중 어떤 동사가 제일 중요한 가를 알 수 있다는 것이다. 히브리 단어를 풀어서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읽다 –
특징적인 것을 뚜렷하게 하다 –
의미를 부여하다 –
이해하다”

“Read –
making distinctly –
gave the sense –
understand”

“바이크레우(וַֽיִּקְרְא֥וּ)
메포라쉬(מְפֹרָ֑שׁ) –
베쏨 쎄켈(וְשֹׂ֣ום שֶׂ֔כֶל) –
바야비누(וַיָּבִ֖ינוּ)”

4개의 동사가운데 중요한 동사는 두 번째(메포라쉬)와 세 번째 동사(베쏨 쎄켈)이다. 두 번째 동사 는 악센트 때문이요, 세 번째 동사는 부정사 절대형(absolute state)의 표현 때문이다. 단어 형태의 특징적인 것을 뚜렷하게 구별할 줄 알아야 그 단어가 갖는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것이다. 즉 올바른 해석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제일 중요한 단어가 바로 두 번째 단어인 히브리어 강조 동사 푸알(Pual) 형태인 “메포라쉬”(מְפֹרָשׁ, mephorash)이다.

이렇게 4단계의 과정을 거쳐 에스라가 성경을 풀어주자 12 말씀을 보면 “읽어준 말을 밝히 알았고” 그래서 “그들은 너무 기쁜 나머지 먹고 마시고 나누어 주었다”라고 적고 있다.

“모든 백성이 곧 가서 먹고 마시며 나누어 주고 크게 즐거워하니 이는 그들이 그 읽어 들려 준 말을 밝히 앎이라”(느 8:12)

느 8:8절에 기록된 핵심 두 동사 “메포라쉬하다”(מְפֹרָשׁ)와 “쏨 쉐켈하다(שׂוֹם שֶׂכֶל)”는 단 5:16절에 아람어로 쓰여져 있는 “너는 해석을 잘하고(שׂוֹם שֶׂכֶל) 의문을 푼다(מְפֹרָשׁ)”와 거의 동일한 의미다. 그러나 느 8:8절의 히브리어에서는 강조 형태를 보다 분명하게 취했다. 살펴본 대로 무엇보다 “메포라쉬”에 푸알 형태와 악센트를 둠으로 강조점을 확실하게 해 둔 것이다. 그렇다면 “메포라쉬” (מְפֹרָשׁ)란 보다 구체적으로 무엇을 말하는가?

특징적인 말씀을, 본문이 중요하다고 기록한 말씀을

“정확하게 구분하다, 나누다. Divide exactly
곧게 자르다. Cut straightly
옳게 다루다. Handle correctly”

이와 같이 분별하여 해석해 낼 수 있는 해석자의 능력을 말한다. 이건 특별한 신 지식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마땅이 지불해야 할 댓가인 ^공부^를 통해서 이루어진다. 이러한 텍스트를 볼 수 있는 능력이 없으면, 본문을 떠난, 본문 하고는 아무 상관이 없는 자기 말을, 즉 다른 말을 하게 되는 것이다.

본문을 어떻게 구분하고, 나누고, 자르냐에 따라서 본문의 의미가 즉, 해석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는 성경을 다루는(handling) 중요한 해석 작업의 기초이자 판가름이 날 수 있는 핵심이 들어있다.

아이들도 아는 쉬운 예를 들어보자.

아버지가 방에 들어가신다
아버지 가방에 들어가신다

어디에서 구분하여 끊어 읽느냐가 이런 큰 차이를 가져온다. 자동차 핸들 (handle)을 옳게 다루지 못하면(handle correctly) 큰 사고가 나는 것처럼 성경도 마찬가지다. “메포라쉬”(מְפֹרָשׁ)를 잘 하지 못하면 영적인 더 큰 사고가 나기 마련이다. 엉뚱한 해석으로 흐를 수 있다.

“푸알”(Pual)의 형태를 담아 쓰인 단어(מְפֹרָשׁ)가 성경 저자에 의해 깊이 영감 있게 다루어진 단어라면 성경 본문을 대하는 독자에게는 더욱 주의 깊은 관찰과 해석이 필요한 것이다. 다시 강조하지만 성경은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이 구약의 사상을 사도 바울은 놓치지 않고 정확하게 디모데에게 가르치고 있다.

딤후 2:15 너는 진리의 말씀을 옳게 분별하며 부끄러울 것이 없는 일꾼으로 인정된 자로 자신을 하나님 앞에 드리기를 힘쓰라
σπούδασον σεαυτὸν δόκιμον παραστῆσαι τῷ θεῷ ἐργάτην ἀνεπαίσχυντον, ὀρθοτομοῦντα τὸν λόγον τῆς ἀληθείας

헬라어 “옳게 분별하며”에 해당하는 단어 “ὀρθοτομοῦντα”(오르또토문타)라는 단어는 히브리어 단어 “메포라쉬”(מְפֹרָשׁ)에 상응하는 단어이다. 헬라어 “ὀρθοτομοῦντα”(오르또토문타)라는 단어가 얼마나 중요한지는 영어의 한 단어, “Orthography”를 보면 정확히 알 수 있다.

영어 “Orthography” 는 헬라어에서 기원을 갖는 “철자법”이란 뜻을 가진 단어다. 한 철자법을 달리 하면 의미가 전혀 다른 뜻이 된다(cf. live, love). “번역”이란 단어를 모음 하나 잘못쓰면 “반역”이 된다. 사소한 모음 한 철자에 따라 “번역”이 “반역”이란 단어로 바꾸어졌다. 의미가 전혀 다른 단어가 되고 만 것이다.

맨 처음 성경 해석학 논제를 올리면서 언급했던, “번역자는 반역자”(traduttore traditore)라는 우스운 소리 같지만, 성경을 대하면서 늘 우(愚)를 범하는, 그래서 우리가 깊이 새겨야 할 귀한 이탈리아 격언이 다시금 떠오른다.

19세기 영국교회가 낳은 설교의 황제라고 불린 찰스 스펄젼(Charles H. Spurgeon) 은 헬라어 단어 “ὀρθοτομοῦντα”(오르또토문타)의 중요성을 알고 딤후 2:15에 기록된 이 한 단어를 정확하게 해석하여 우리에게 값지게 남겨주었다.

“밭가는 농부에 비유하며 또 짐승을 잡아 각을 뜨는 제사장 용어로, 무엇보다 의학적인 전문 해부학 용어를 들어 (DISCRIMINATION and DISSECTION), 성경을 정확하게 구분하고 나누고(divide exactly) 곧게 자르고(cut straightly) 옳게 다룰 것(handle correctly)을 간곡히 부탁한 것이다.”

소를 가지고 쟁기로 밭가는 농부
짐승을 잡아 제물의 각을 뜨는 제사장
메스(mes)를 들고 육신의 병을 치료하는 의사
아무렇게나 단숨에 쉽게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성경 번역에 뜨거운 열정을 가졌던 윌리엄 틴데일(WilliamTyndale)
그의 몸 화헝으로!

영국에서 쟁기를 끄는 소년들이 성경에 대해 더욱 많이 알 수 있게 만들기를 원했던 윌리엄 틴데일(WilliamTyndale)의 열망과 불타는 열정 때문에 1536년 10월 6일 그의 몸은 화형에 처해졌다. 이렇게 애원의 편지 한 장을 남기고…

To be continued 계속됩니다. [복음기도신문]

kim mh

김명호 | 헤브론선교대학교 성경언어대학 교수. 복음과 기도의 기초 위에 성경의 원어 연구를 통해 하나님 나라의 부흥과 선교완성을 위한 다음세대를 세우는 사역으로 섬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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