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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GC 칼럼] 복음 중심성은 강단에서 드러난다

“훌륭한 충고식 설교의 가장 핵심적인 문제는 성경의 초점을 하나님에게서 우리에게로 옮겨가게 한다는 것이다. 그게 바로 우리를 슬프게 한다”

많은 개척 교회들이 ‘복음 중심적’이라는 말을 사용한다. 좋은 일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그 말이 정확히 뜻하는 바는 무엇인가? 교회 개척자가 매 설교마다 예수님을 언급해야 한다는 말인가? 예배마다 구원으로의 초청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것인가?’ 라는 질문을 우리는 던져야 한다.

개척된 교회가 얼마나 복음중심적인지 ‘테스트’ 해보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는 강단을 관찰하는 것이다. 어떤 교회가 홈페이지에 ‘복음중심적’이라는 말을 자주 썼더라도, 그 교회가 복음의 중심성을 진정한 가치로 여기는지, 아니면 그저 유행을 따르는 것인지는 주일에 그 교회 목회자가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할 때 가장 극명하게 드러난다.

왕이 승리하셨다

복음중심 설교의 구체적인 내용들을 살펴보기 전에, 먼저 다음 예화를 보라.

침략군과 전투를 벌이기 위해 성을 나서는 왕이 있다고 상상해보라. 왕이 패하면 그는 자신의 참모들을 성으로 돌려보내 안 좋은 소식을 전한다. 그뿐 아니라 참모들은 성 안의 백성들에게 “적군이 진격해오고 있소. 저격수들은 이쪽으로, 전차들은 저쪽으로 배치하시오”라고 말하며 새 전략과 기술을 안내해 줄 것이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오로지 백성들을 준비시켜 적들을 무찌르기 위해서다. 백성들은 이제 전쟁의 승패가 자신들의 어깨에 달렸음을 직감하고 엄청난 부담감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만일 왕이 적들을 제압한다면, 그는 사자들을 보내 ‘좋은’ 소식을 전할 것이다. 그들은 “왕이 적들을 무찔렀소! 우리 주군께서 백성들에게 선사하시는 평강과 복을 누리시오!”라고 외치며 성 안의 광장으로 달려 들어갈 것이다. 이 기쁨의 선언에 백성들은 그들의 일상에서 자유를 다시 만끽하는 것은 물론이요, 그들의 왕을 향해서는 사랑과 감사의 마음을 품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복음중심적 교회란, 이를테면 십자가에서 성취하신 사역으로 하나님께서 승리를 쟁취하셨다는 사실을 설교, 목회, 선교에서 힘써 강조하는 교회를 말한다. 진실로 왕이 승리하신 것이다.

‘훌륭한 충고’ 와 같은 설교

이런 식의 접근이 설교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먼저 큰 그림을 그려보자면, 전형적인 요즘 교회는 자기 설교가 실제 삶과 ‘연관성’이 있고 ‘실용적’이라고 홍보한다. 많은 교회 홈페이지에는 “우리 교회 설교가 하나님의 말씀이 진리라는 성경적 원리를 통해 여러분의 매일의 필요를 어떻게 충족시켜 주는지 오셔서 확인하세요”와 같은 문구들이 적혀 있다. 이에 더해, 소위 교회 성장 ‘전문가’들은 교회를 개척하는 이들에게 이렇게 해야 많은 교인들을 유입시킬 수 있고, 이를 통해 이제 막 시작한 개척 교회가 역동적으로 자랄 수 있는 탄력을 충분히 얻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그 결과, 회중들에게 주어지는 것은 재정, 가정, 결혼 등에 관한 주제 설교의 불균형적인 반복뿐이다. 너무도 자주, 그런 설교는 그리스도와 그의 십자가 사역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실용적인 적용에 오히려 더 초점을 맞춘다. 요약하자면, 사람들이 얻어가는 것은 복음이 아니라 일련의 ‘괜찮은’ 충고 정도라 하겠다.

사실, 그 적용이라는 것은 최신 자기 계발서나 토크쇼 출연자들이 하는 말들로부터 건질 수 있는 것들과 거의 흡사하다. 그런 설교가 바라는 바는 사람들이 실제적인 ‘할 일’을 깨알같이 적은 설교 노트를 가지고 교회를 나서서 그것들을 가정, 직장, 학교, 그리고 삶의 기타 국면에서 적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물론 이런 종류의 설교들이 성경을 전혀 언급하지 않거나 예수님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훌륭한 충고’와 같은 설교를 하는 이들이 설교 결론부에 예수님을 슬쩍 끼워넣는 것을 보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게다가 그들은 그리스도께서 사람들을 구원하기 원하신다는 것을 강조하기도 한다. 그래서 기도문을 따라하거나, 강대상 앞으로 나오거나, 방문카드를 작성하거나 하는 것으로 구원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하곤 한다.

다시 말하지만, 이런 식의 설교 전략은 개척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교회에는 효과적일 수도 있다. 출석한 이들이 설교가 아주 통찰력 있고 실용적이라고 칭찬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결국 설교 내용이 교인들의 관심사에 정확하게 초점을 맞춘 것이다. 그들은 인생에서 ‘성공’을 원하기에 그 성공을 쟁취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 어떠한 조언이든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런 설교의 잠재적인 문제점들은 셀 수 없이 많다. 하지만 훌륭한 충고식 설교의 가장 핵심적인 문제는 성경의 초점을 하나님에게서 우리에게로 옮겨가게 한다는 것이다. 그게 바로 우리를 슬프게 한다. 예수님이 성경의 전체요 본질이 아닌 성경 이야기의 ‘일부’로 전락되고 만다.

결과적으로, 이런 종류의 설교는 듣는 자들로 하여금 구원에는 예수님이 필요하지만 그 외의 영적 성숙은 여러 현실적인 이유로 인해 자기 스스로에게 달린 것이라 생각하게 만든다.

그러므로 훌륭한 충고식 설교는, 듣는 이들을 은혜가 아닌 율법에 뿌리 내리게 하기 때문에 얼마나 선한 의도로 했는가에 상관없이 실상 복음으로부터 분리된 설교다.

그런 설교들이 문제가 있는 이유는, 진정한 복음은 예수님의 인격과 사역이 나의 성장을 가능케 할 뿐 아니라, 성장을 강화하고 유지시키기까지 한다고 가르치기 때문이다. 복음은 그리스도인의 삶을 시작하기 위해 지나가야 하는 문 같은 것이 아니고, 우리가 들어가 살아가는 방 자체다. 복음중심 설교는, 그리스도인의 성장이 그리스도께서 완수하신 사역과 성령의 신실한 권능에 의해 시작되고 뿌리를 내리는 것임을 늘 반복해서 강조해야 한다.

바울의 설교

바울은 “훌륭한 충고”식 설교에 대해 뭐라 말할까? 바울은 “내가 너희 중에서 예수 그리스도와 그가 십자가에 못 박히신 것 외에는 아무 것도 알지 아니하기로 작정하였음이라”(고전 2:2)고 했다. 바울은 예수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그의 사역과 설교를 세워간다. 예수님에 대해 여러 가지를 이야기할 수 있겠지만, 바울은 십자가에서의 그의 사역으로 곧장 나아간다.

다시 말해, 바울 역시 ‘실생활’에 관련된 다양한 주제들에 관해 가르쳤지만, 그는 그렇게 함에 있어 예수님이 또 하나의 좋은 인생 코치, 자기 계발 전문가, 문제 해결사, 혹은 성공에 관한 구루(guru)인 것처럼 보이게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바울의 설교에서 예수님은 십자가에 못박히시고 부활하신 주님이시다. 다른 선택지가 없고 다른 예수님이 없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복음중심적 교회들이 매일의 삶의 다양한 영역 속에서 그리스도를 따르는 이들이 어떻게 행해야 하는지에 대해 전혀 다루면 안 된다는 뜻이 아니다. 그런 교회들은 행함(doing)을 의도적으로 존재(being)와 연결시킨다. 이는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삶에서 우리의 모든 행함은 십자가에서의 그리스도의 사역, 즉 그 결정적인 “다 이루었다”(요 19:30)에서 흘러나온다는 뜻이다.

그래서 복음중심적인 개척 교회에서 선포되는 설교에서는, 복음의 좋은 소식이 설교의 결론 뿐 아니라 본론 역시 규정한다. 궁극적으로 설교자는 자문해주는 사람이 아니라 선포자이기 때문이다.

이 세상이 필요로 하는 이들은 (단순히) 훌륭한 충고를 해주는 사람들이 아니다. 이 세상에 필요한 것은 복음을 깊이 이해하는 교회, 즉 예수 그리스도와 그가 십자가에 못박히신 것에 중심을 두는 설교를 행하는 교회다. 이러한 설교는 회중의 ‘행함’이 그리스도의 “다 이루었다” 위에 세워질 수 있게 한다. [복음기도신문]

“바울의 설교에서 예수님은 십자가에 못박히시고 부활하신 주님이시다. 다른 선택지가 없고 다른 예수님이 없기 때문이다”

얀시 아링톤(Yancey Arrington) | 텍사스 휴스턴에 있는 Clear Creek Community Church의 교육목사. ‘Preaching that Moves People’과 ‘Tap: Defeating the Sins that Defeat You’의 저자.

이 칼럼은 개혁주의적 신학과 복음중심적 신앙을 전파하기 위해 2005년 미국에서 설립된 The Gospel Coalition(복음연합)의 컨텐츠를 협약에 따라 게재되고 있습니다. www.tgckore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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