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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GC 칼럼] 코로나 이후에 비대면 예배는 어떻게 해야 할까

▲ 지난 4일 지구촌교회 예배 모습. 사진: 유튜브 채널 지구촌교회 캡처

“ 아날로그 교회가 꾸준히 복귀하고 있는 지금, 디지털 교회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는 걸까? ”

작년 초에 코로나가 발병한 이후 처음으로 다음 주에 나는 가족을 떠나 며칠 간 타지로 갈 예정이다. 물론 여행이 가져다주는 과거의 평범함에 감사하면서도 또한 가족과 떨어져 있어야 한다는 것은 매우 낯설게 다가올 것이다. 지금 내가 확실하게 아는 것 하나는 가족을 몹시 그리워하게 될 거라는 것이다. 이런 그리움은 코로나 이전에도 다르지 않았지만, 과연 코로나 시대인 지금은 얼마나 더할지 궁금하다.

평소처럼 우리 가족은 매일 페이스북으로 영상통화를 할 것이다. 나는 이 점에 감사한다. 적어도 서로의 얼굴을 보고,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것은 서로 떨어져 있는 기간 누릴 수 있는 놀라운 선물이다. 그러나 이 선물 속에 숨은 가장 중요한 요소는 갈망이다. 디지털 기술을 통해서 상호 작용할 때 우리 속에서는 아날로그가 주는 재결합에 대한 열망이 더 깊어진다. 다시 집으로 돌아와 함께하는 그 순간을 더 그리워하게 된다.

그것은 교회도 마찬가지다.

이번 주일에 우리 교회는 정확히 일 년 만에 처음으로 대면 예배를 한다. 물론 비대면 예배에도 나는 항상 감사했다. 그러나 이번 어려움을 겪으면서 내가 받은 가장 큰 선물은 실체적인 존재에 대한 깊고도 본능적인 열망의 재확인이다. 우리는 혼자가 아니다. 전 세계의 교회들이 조금씩 서로의 얼굴을 보는 물리적 형태로 다시 모이기 시작하고 있다. 물론 모든 교인이 예전처럼 다 출석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대면 예배로 모이는 교인들은 다들 하나같이 서로의 얼굴을 보는 것에 대한 새로운 갈망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사실은 미래에도 여전히 존재할 비대면 예배에 어떤 의미를 던지는 걸까? 아날로그 교회가 꾸준히 복귀하고 있는 지금, 디지털 교회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는 걸까?

오해받는 예배

교회에서의 예배 생활은 항상 참여를 통한 것이었다. 성경에서 예배를 의미하는 히브리어와 그리스어 단어는 똑같이 몸 전체가 참여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몸을 굽히고, 엎드리고, 또는 손에 키스하기 위해 가까이 다가가는 것 등을 의미한다. 성경적 예배는 경배와 충성의 구체화된 표현이다. 여기에는 찬양을 포함할 수도 있지만, 결코 예배가 찬양만으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특히나 예배의 의미 속에는 오늘날 기독교 예배의 일반적인 관행처럼 되어버린, “가끔씩 흥얼거리면서 무대에서 찬양하는 가수를 보는 것”은 결코 담겨있지 않다.

지난 해 특히 눈에 띄게 등장한 온라인 교회학(online ecclesiology)은 이런 오해를 더욱 부채질했다. 예배를 전달하는 수단이 엔터테인먼트를 전달하는 수단과 같아짐으로 평소에도 단지 교회에 참석만 하던 교인들(churchgoers)은 급속도로 스스로에게 방관하는 소비자 정체성을 고착시켰다. 물론 2020년 3월 이전에도 참여하는 예배와 수동적인 예배 사이의 갈등은 존재했지만, 최소한 매주 우리는 교회에 모여서 서로 접촉하면서 예배를 드렸다. 그러나 이제 예배자는 그냥 편하게 앉아서 버튼을 누르면서 예배 콘텐츠를 소비하는, 고립되었지만 마냥 편안한 청중으로 점점 더 자리잡아 가고 있다.

하이브리드 예배

디지털 교회와 온라인 서비스의 미래를 고민할 때 우리는 매체의 단점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 코로나 이후 미래는 최소한 얼마 동안 하이브리드(혼합) 형태가 될 것이다. 적지 않은 교인들이 가까운 장래에 다시 대면 예배로 돌아올 준비가 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대면 예배 참여를 독려할 때 교회 지도자들은 이제 온라인 예배에도 동일한 수준의 중요도(urgency)를 가지고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 교회는 이제 단순히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예배자가 비대면 예배 중에도 행동하도록 유도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예를 들어, 일어서게 하고, 무릎을 꿇게 하고, 손을 들게 하고, 기도로 응답하게 하며, 잔과 빵으로 성찬식을 하도록 유도하는 것은 예배자가 구경만 하는 관중에서 참여자가 되도록 만드는 아주 기본적인 초대가 될 것이다.

예배자가 수동적인 방관자에 그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예배 진행을 창의적이고 신중하게 만드는 문제는 앞으로 몇 달 아니 몇 년 동안은 매우 중요한 사항이 될 것이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온라인 예배가 계속되는 한 교회는 디지털이 결코 모두에게 다 편리함을 주는 옵션이 아니라 단지 일부에게만 필요한, 어쩔 수 없는 타협이라는 점을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 예배에 대한 우선순위를 명확하게 해야 한다. 가능한 한 모든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예배는 대면 예배라는 점을 확실하게 해야 한다.

함께 모여 기쁨을

나는 워낙 내성적인 성격이기에 장기간 비대면 예배에도 별 문제가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사실 비대면을 은근히 바란 면도 없지 않았다. 그러나 외로움이 보이지 않게 얼마나 내게 큰 피해를 입히고 있었는지 나는 나 자신을 보면서 놀랐다. 무엇보다 놀란 것은 내 속에서 기쁨이 점점 더 사라지고 있었다. 나는 그때까지 나의 기쁨이 기독교 공동체와 얼마나 깊이 연관되어 있는지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데이비드 브룩스(David Brooks)는 ‘두 번째 산: 도덕적 삶의 추구(The Second Mountain : The Quest for a Moral Life)’에서 이렇게 썼다. “기쁨은 그 속에 스스로를 초월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당신과 다른 사람 사이의 피부라는 장벽이 조금씩 사라지면서 그 둘은 서서히 하나로 융합된다.” 이 때는 다름 아니라 우리 사이를 가로막는 디지털 장벽이 사라지는 순간이라고 생각한다. 개별적이고 인위적으로 만들어질 수 있는 얕고 덧없는 행복감과 기쁨은 전혀 다르다. 진정한 기쁨은 (디지털 기술이 증폭시키는) 자기 중심적 경향에서 벗어나 나 자신을 더 큰 이야기 속에 몰입시킬 때 생긴다.

사람들은 커피 잔과 자동차 스티커에 느헤미야 8장 10절, “여호와로 인하여 기뻐하는 것이 너희의 힘이니라”를 붙이고 다니곤 한다. 그러나 우리가 잊고 있는 사실은 느헤미야가 이 말씀을 한 때는 바로 모든 사람들이 예배를 위해 모여 있던 바로 그 때라는 것이다. 이 말씀의 배경은 다름 아닌 대면 예배 현장이다.

느헤미야는 사람들이 죄책감에 휩싸인 채 하나님의 말씀을 큰 소리로 낭독하고 또 통곡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그러나 느헤미야는 이렇게 말했다. “너희는 가서 살진 것을 먹고 단 것을 마시되 준비하지 못한 자에게는 나누어 주라 이 날은 우리 주의 성일이니 근심하지 말라 여호와로 인하여 기뻐하는 것이 너희의 힘이니라.”

여기서 “너희”는 복수형이다. 여호와를 기뻐하는 것은 너희의 힘이다, 바로 하나가 되어서 누리는 기쁨이다.

지난 한 해, 우리는 고립된 상태에서 실로 많은 것을 잃었다. 온라인 테크놀로지는 우리를 약하게나마 묶어주었지만, 그것으로는 결코 충분하지 않다. 떨어져 있는 동안 우리는 하나가 되어야 비로소 온전하게 느끼는 슬픔과 기쁨 그리고 축제를 더 크게 갈망했다. 우리 속에 있는 이런 갈망이 궁극적으로 우리로 하여금 천국 본향, 하나님을 향해 하나가 되어 나아가고자 하는 더 큰 갈망으로 승화되길 바란다. [복음기도신문]

제이 킴(Jay Kim) | 캘리포니아 산타크르주에 위치한 Vintage Faith Church의 교육과 리더십 담당 교역자.

이 칼럼은 개혁주의적 신학과 복음중심적 신앙을 전파하기 위해 2005년 미국에서 설립된 The Gospel Coalition(복음연합)의 컨텐츠를 협약에 따라 게재되고 있습니다. www.tgckore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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