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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향해 이렇게 간절히 뛰어가는 것일까?”

『외젠 베르낭의 <베드로와 요한>』

스위스 출신의 화가 외젠 베르낭(Eugene Burnand)은 미술사에 걸출한 자취를 남긴 화가는 아니었다. 반 고흐와 고갱이 활동했던 19세기 말, 성화를 그렸던 그가 주목받기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이 때문에 그의 작품 <베드로와 요한>은 사실 제목조차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다. 더러는 엠마오에서 돌아오는 제자의 모습이라 하기도 하고, 더러는 부활 아침 예수님의 무덤이 비었다는 소식에 달려가는 베드로와 요한의 모습이라고 하기도 한다. 그림 주제에 대한 의견 이 분분하기 때문에 오히려 우리는 자유롭게 그림을 감상해 볼 기회를 얻은 셈이다.

우선, 그림 속 두 남자의 간절함은 화면의 왼쪽에 극도로 치우친 구도에 의해 우리에게 충분히 그 느낌이 전달된다. 인물의 시선이 향하는 공간이 이렇게 여유 없이 치우친 구도는 아주 예외적인 경우다. 또한 기도하듯 굳게 잡은 요한의 두 손. 옷자락 휘날리며 달리는 베드로의 움직임. 이 두 제자는 모두 한 곳을 향하고 있다. 무엇을 향 해 이렇게 간절히 뛰어가는 것일까? 바로 주님이다. 이들의 눈은 주님께 고정되어 있다. 그 발걸음 또한 주님이 인도하셨다. 이 두 제자에게 부활은 단순한 해피엔드가 아니었다. 역사적으로 많은 화가들이 예수님의 사역을 주제로 그렸지만, 부활 이후 제자들의 모습을 이렇게 열정적으로 그려낸 화가는 없었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부활 이후의 삶에 대해 누구보다 집중하였던 화가. 그는 알고 있었을 것이다. 부활이 결말이 아니라는 것을. 그러기엔 부활과 복음은 너무나 가슴 벅찬 메시지가 아닐 수 없다. 아마 이 그림에서 두 제자의 달음박질은 복음을 전하기 위한 간절함 때문이었을 것이다. 열방을 향한 아버지의 사랑처럼…

(외젠 베르낭, <베드로와 요한>, 1898년, 유 화, 82x134cm, 오르세 미술관 소장)

글. 이상윤 (미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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