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봄이 왔습니다. 봄이 올 때마다 늘 감동하게 됩니다. 죽은 것 같았던 나무에서 움이 돋고 꽃이 피고 따스한 햇빛 덕분에 새 생명이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알바니아에도 디타에 베라(여름의 날-봄의 시작)도 끝나고 여성의 날 행사도 마치고 본격적인 봄의 문턱을 넘었습니다.
그리고 오랫동안 기도하던 “여성 모임”이 시작되었습니다. “여성의 날”을 핑계로 저희 학생들 가족들과 그동안 제가 교제하며 복음을 접촉점을 가졌던 분들을 자연스럽게 교회로 초대했습니다. 이곳은 무슬림권이지만 온건파여서 복음을 자유롭게 전할 수 있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하지만 조금 가까이서 복음을 전해보면 씨족사회여서 여성들이 쉽게 교회에 나올 수는 없습니다. 젊은 엄마들은 자유롭게 외출을 하지도 못합니다. 겉으로는 자유스러운 분위기의 알바니아지만 보이지 않는 제약이 참 많습니다. 시골일수록 더 어렵습니다. 처음 모임 때 13명이 모였고 지난주에는 7명이 모였습니다.
처음 모임 때 자기소개 게임, 플로린다의 간증과 짧게 복음을 나누었습니다. 거부 반응 없이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참 좋았습니다. 한번은 저와의 관계 때문에 예의상 참석했겠지만 두 번째 모임 때는 몇 분이나 참석할 지 기도하며 마음 졸여야 했습니다. 감사하게도 저희 학생들 중 사촌지간인 아이들이 네 명 있는데 그 가족들이 다 나왔습니다.
두 번째 모임에서는 제 소개를 좀 더 구체적으로 했는데 선교사라는 것도 이야기했습니다. 감사한 것은 파비온의 누나들이 어렸을 때 한 선교사가 가르치던 영어교실에 참석한 적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자신들은 무슬림들이지만 동생이 복음을 듣고 변한 걸 보고 복음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됐고 독일에 있을 때 교회에도 나갔었다고 합니다. 주님이 준비시킨 영혼들이라 믿고 있습니다. 여성모임을 통해 구원받는 영혼들이 생기고 그 영혼들이 구원의 통로로 귀히 쓰임 받도록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여성들이 쉽게 교회에 자연스럽게 드나들 수 있도록 도서관을 적극 활용할 생각입니다. 도서관은 주변 사람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고 아이도 데리고 오고 아이와 함께 책을 읽어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맛있는 커피도 대접하고 여성들을 위해 쿠킹 클래스도 운영하려고 합니다. 다양한 방법으로 복음의 접촉점을 갖고 아울러 여성들이 행복한 엄마들이 되어 즐거운 삶이 되도록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래봅니다.
참 안 변하는 것 같고 느리고 더디 가는 것 같던 시간이었습니다. 눈에 보이는 큰 열매 없이 자리만 지키고 있는 선교사는 아닌지 자책도 하고 마음 아파하며 애통해 했습니다. 그런데 주님이 있으라는 자리, 그 자리가 이곳임을 알기에 작은 일에 감사하며 버티고 살아냈습니다. 새봄을 통해 주시는 위로가 있습니다. 묵은 땅을 기경하고 새롭게 시작하라는 격려로 느껴집니다. “괜찮아 다시 시작하자.” 그분이 곁에 계셔서 참 행복한 선교사로 살고 있습니다. 주님 오시는 날까지 “착하고 충성된 종”으로 살기를 원합니다. [복음기도신문]
알바니아 = 김종섭·김경애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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