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안에 하나님 나라, 진리로 세계를 열어주는

   - Prize Wisdom 그를 높이라 (잠4:8) -

내가 끝장나고 ‘다시 복음 앞에’서게 하시는 십자가를 바라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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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론자로 이 세상 한가운데서 수고하며 자아성취를 위해 고군분투하던 나에게 누군가가 하나님이 살아계신다고 말했다. 그리고 ‘성경’이라는 가치 있어 보이는(?) 책이 결혼식 선물로 주어졌다. 아마 이때 하나님과의 연결고리가 처음 시작된 것 같다.
‘내일은 교회를 갈께요!’라고 말하는 꿈을 몇 차례 꾸었다. 빙글빙글 몇 년을 피해 다니던 생활이 끝나고, 마침내 신앙생활을 시작하게 됐다.
당시 하나님은 내게 이런 분이었다. 급할 때 나의 필요를 부탁할 분. 또 피곤한 나의 심령에 위로와 평안을 주시는 분. 그 하나님과 나는 사이가 무척 좋은 듯 했다. 그분께 대한 나의 성의표현으로 직장생활 가운데서 시간을 쪼개어 노숙자들을 위한 사역과 시설에 있는 영유아 고아들을 돌보기도 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라디오를 통해 우연히 ‘호세아’서의 하나님을 듣고 난 이후, 또 다른 하나님을 사랑하게 됐다. 이런 하나님이면 신뢰할 수 있음을 고백하며 하나님의 뜻대로 살게 해주시도록, 지금과는 다른 ‘높이 나는 삶’(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모른 채)을 주시도록 기도하게 하셨다.

시간이 흘러 하나님은 불혹의 나이를 훌쩍 넘긴 2000년도에 18년의 삶의 터를 떠나게 하셨다. 그간 나라고 설명 되었던 전문 영역에서 종지부를 찍게 하시고, 나와 우리 남편을 선교사로 부르신 것이다.
이후 첫 선교훈련과정이었던 ‘선교관학교’를 통해 완전한 하나님의 영광에 사로잡히게 됐다. ‘우와! 우리 하나님이 이런 분이시구나!’ 그 영광에 사로잡혀 한걸음씩 달려가게 하셨다. 마치 눈앞만 보는 특성을 가진 꿩에게 모자를 씌워 꿩 사육의 길을 열었다는 사육장에 갖힌 꿩에게 어느 날 모자가 벗겨져 창공을 바라보며 날 수 있게 된 것 같은 감동의 순간이 내게 주어진듯 싶었다. 내 눈을 덮고 있던 모자가 사라져 하늘의 영광을 바라볼 수 있는 존재로 바꿔주신 것이다. 이렇게 몇 가지 국내외에서 허락된 믿음의 훈련을 마치고 돌아온 나를 주님은 2002년 3월, 십자가 복음 앞으로 부르셨다
조금만 부당하면 참지 못하고 시정조치를 요구하던 나. 오직 자아성취만을 위한 나. 오직 나 나 나만을 추구하던 나는 병든 자아의 존재적 죄인이었으며 이 존재적 죄인인내가 십자가에서 죽었다는 이 충격적인 복음 앞에 서게 됐다. 거짓말, 분노, 음란, 교만한 자신의 죄 된 존재를 십자가에 넘기며 다만 삶에서 십자가가 실제 되기까지 일하여 주시도록 기도하였다.
이후 ‘나 죽고 예수 그리스도 사시는 믿음 안에서’ 주님을 알아가는 믿음의 삶으로 계속 걸어가게 하셨다. 선교사로서 믿음으로 재정을 구하고 사용하는 법, 모든 사역도 나의 하고 못하고가 아닌, 난생 처음 맡겨진 어떤 영역도 오직 믿음으로 말씀을 구하며 기도함으로 이루시는 분이 주님이신 것들을 알게 하셨다. 많이 엎어지고 깨지면서도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영원한 진리의 삶을 산다는 것, 주님이 있으라 하신 곳에 있으며 나를 생명으로 찾으신 주님이 함께 하신다는 믿음의 걸음을 감사하며 이 주님으로 기뻐하였다.
믿음의 공동체 안에서 흐르는 세월 가운데 주님은 또 한 가지 고백을 받아내셨다. 내가 세운 기준을 공동체 지체들에게 요구함으로써 비롯된 나만의 사랑법의 한계를 보게 하신 것이다. 관계 안에서의 어려움과 긴장… 그럼에도 내가 잘못한 것이 무어냐며 자기 의를 힘써 세우고 있는 실체 앞에 절망할 수 밖에 없었다.
복음과 기도의 자리에서 결론 내는 진리에 대한 결론이 아닌, 자기 확신을 신뢰하는 결과는 율법적이고 억압적이 되어 경건의 모양은 있으나 경건의 능력을 부인하는 십자가를 대적하는 자리일 뿐이었던 것을 뼈저리게 경험하였다.
내가 실수를 줄이고 좀 개선되어야 하는 존재이거나 몇 가지 잘못을 한 존재가 아니라
나란 존재 자체가 확실히 십자가 없이는 결코 진정한 선을 행할 수 없는 악독 그 자체임을 깨닫게 하신 것이다. 비로소 ‘다시 복음 앞에’ 세우신 주님의 뜻을 깨달으며 십자가 그곳에서 죄인 된 나를 만나주신 주님, 믿음으로 내가 끝장이 나고 ‘예수 그리스도’가 전부가 된 그 자리, 십자가를 바라보게 하셨다!
이제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음은 자신이 주체가 된 나의 분별력, 이 땅의 규례나 경건한 모양의 삶, 선한 자아의 삶이 아니라 오직 은혜로 입은 그리스도의 의를 힘입어 복음과 기도로 실제가 되는 자리에서 말씀이 육신이 되는 자리임을 더욱 확증하게 하셨다. 주님만이 ‘살리고 세우는 의’가 되시며 십자가 복음의 삶의 결론이 자기를 부인하고 기도로 중보하며 진리의 말씀을 좆아야 하는 내가 늘 주장하던 말을 실제 되게 하셨다
내가 다시 무엇을 성취해야하는 존재가 아니라 이미 성취된 복음과 말씀 안에서 날마다 주님을 알아가는 행복, 젖 뗀 어린아이처럼 안식하며 무화과나무 잎이 마르고 포도열매의 소출이 없어도 주님으로 인하여 즐거워하는 자. 주님 오실 그 날을 준비하며 오직 말씀 안에서 발견되는 그리스도의 교회로서 열방을 축복하는 복덩어리요, 행복한 주님 나라 창고지기인 나. 최후 승리의 그날까지 십자가 바라보며 믿음의 경주를 달리게 하시는 주님, 이 부르심을 이루실 분은 오직 주님이시다! 아멘 마라나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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