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런 파도에 보살피던 아이들은 모두 생존
필리핀 바세코에 찾아온 태풍 송다는 매년 5,6월께 찾아오는 태풍들과 전혀 다를 바가 없습니다. 다만 올 태풍이 만들어 낸 거센 파도는 소중한 우리의 형제를 앗아갔다는 것입니다.
그레이스와 오랜만에 저녁을 즐기려던 시간 문자 한통이 전해왔습니다. 제 1교회 마리오 목사님이 실종되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방파제를 걷다가 갑자기 밀어 덮친 파도에 아이들을 챙기던 마리오 목사님이 휩쓸렸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아이들은 모두 무사하다고 합니다.
소식을 듣고 돌아온 바세코 센터에서는 교인들과 가족들이 울며 무사하기를 그리고 시신이라도 수습하기를 기도하고 있었습니다. 센터 뒤편 마리오 목사님 가정에는 사모님과 아이들 6명이 있었습니다.
아내 쉐리는 정신없이 울고 있었고 어린아이들은 지쳐 잠들었고, 큰 녀석들은 TV를 켜둔 채 불안한 눈망울로 있었습니다. 아무 말도 전하지 못한 체 다만 쉐리를 끌어안고 울었습니다. 그리고 조용히 기도했습니다. 금슬 좋기로 소문난 이 가정에 주님이 찾아 오셔서 위로가 되어 주시고 이 어려움 가운데서 주님이 든든한 보호처가 되어 주시길. 그리고 언젠가 저 아이들이 자라서 주님께 이유를 물을 때 제게 하셨듯이 아이들이 알아들을 수 있도록 아버지의 마음을 나눠 주실 것을 기도했습니다.
다음 날 아침부터 모두들 시신을 수습하기 위해 움직였고 오후가 되어서야 3번 항구에서 시신을 수습했습니다. 만만찮은 장례비용은 그가 동역했던 한국 NGO에서 전액 부담을 해주신다는 감사한 소식도 있었습니다.
바세코는 지난 태풍에 대한 여운도 잠시 새로 찾아온 태풍으로 어두운 하늘과 종종 내리 부어지는 소나기로 차지하고 있습니다. 부으시는 주의 은혜가 아니면 살았다 하는 것도 죽었다는 것도 별 의미가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주여! 우리는 주님의 은혜 아래에 사는 자들임을 고백합니다. 우리의 삶을 인도하시고 축복하소서!
필리핀 ◯◯◯선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