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로 일하며 ‘우리 시대의 멘토’라는 인터뷰를 진행할 때였습니다. ‘나도 저런 어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 만큼 참 귀한 분을 만난 적이 있습니다.
방송일을 하며 이 시대의 어른을 찾아뵙던 제가 저희 집으로 직접 찾아오신 그 어른을 뵌 것은 올해 초의 일입니다.
유명하나 무명한 자처럼 살아가는 분이어서 그분의 이름을 밝힐 순 없지만 그분과의 만남은 제 인생의 축복이었습니다.
그분을 뵙고 놀란 건 그분이 일궈낸 기업 때문도, 그분이 가진 스펙 때문도 아니었습니다. 그분과 함께 오신 운전기사님 때문이었습니다.
37년 전, 정치에서 물러나 새롭게 사업을 시작하며 그때부터 함께 해왔다는 기사님을 37년 된 친구라고 소개하시는데 저는 잠시 할 말을 잃었습니다.
그분이 살아오신 팔십 평생을 감히 더듬어 알 수도, 헤아릴 수도 없었지만 곁에 계신 운전기사님을 보며 그분의 성품을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방송일을 마무리하는 시점에 원고도 없이, 카메라도 없이, 누추한 저희 집에서 차 한잔 앞에 두고 마주 앉아 저는 그 어르신을 통해 인생의 큰 교훈을 얻었습니다.
요즘 만나는 제자들과 멘토링을 하며 불현듯 그분의 모습이 떠올라 지난 기억을 글로 적어봅니다. 그분은 <우리 시대의 멘토>에 출연하지 않았는데 왜 제 기억엔 그분만 또렷하게 남아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복음기도신문]
지소영 | 방송작가로 오랫동안 활동하다 2013년부터 서산에 위치한 꿈의학교 교사로 재직했다. 현재는 학교와 교회를 중심으로 가정예배와 성경적 성교육 강의를 하고 있다. 결혼한 이후 25년간 가족과 함께 드려온 가정예배 이야기를 담은 ‘153가정예배’를 최근 출간했다.
<저작권자 ⓒ 내 손안의 하나님 나라, 진리로 세계를 열어주는 복음기도신문. 출처를 기재하고 사용하세요.> 제보 및 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