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150만명은 간식 포함 하루 네 끼 중 한 끼는 건너뛰어
세계 3대 곡창지대로 유명한 아르헨티나에서 150만명의 어린이가 경제 위기로 하루 한 끼를 건너뛴다고 현지 매체 암비토, C5N, TN 방송 등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현지 언론은 유니세프의 보고서를 인용해, 경제 위기로 아르헨티나의 어린이 150만여명이 간식을 포함한 하루 네 끼 중 한 끼는 먹지 못하고, 100만명의 어린이는 저녁을 먹지 못하고 잠자리에 든다고 전했다.
또한, 유니세프는 450만명의 성인도 하루 한 끼는 건너뛴다면서 이는 가족 모두가 먹을 수 있는 식량을 살 수 없는 경제 위기 상황에서 “자녀들의 음식을 우선시”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즉, 자녀들을 먹이려고 어른은 굶는 상황에 처한 것이다.
유니세프는 “소득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어린이가 있는 가정의 절반이 식량, 건강, 교육에 대한 기본 비용 감당을 어려워하고 있다”면서 “아르헨티나의 약 1천만명에 이르는 어린이들이 돈이 없어서 작년보다 소고기와 유제품을 덜 섭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24년 전반기 아르헨티나 유제품 소비량은 전년 동기 대비 17% 감소했다.
지난 2일 아르헨티나 국립통계청(INDEC)은 올해 1분기에 인구의 54.8%인 2천55만명이 가난하며, 어린이 빈곤율이 69.7%로 급증했다는 ‘충격적인’ 통계를 발표한 바 있다.
이는 14세 이하 어린이 10명의 중 7명이 가난한 가정에서 자란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산층 거주지역인 레콜레타에 거주하는 일다(86세) 씨는 연합뉴스에 “세계 3대 곡창지대인 팜파스를 소유한 아르헨티나에서 100만명이나 되는 어린이들이 굶는다는 뉴스를 믿을 수 없다”며 놀라워했지만 이내 “하비에르 밀레이 정부를 지지하지만, 각종 공과금이 폭등하는 현 상황에서 나조차도 식료품을 사는 데 어려움을 느끼니 그럴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아르헨티나 ‘팜파스’ 평원은 우크라이나의 ‘흑토’와 미국의 ‘프레리’ 대초원과 더불어 세계 3대 곡창지대로 알려졌다.
벨렌(46) 씨는 “아르헨티나는 4억명이 먹을 수 있는 식량을 생산하는 나라라고 알고 있는데, 도대체 어떻게 굶는 어린이들이 이리 많을 수 있는지 통계가 잘못된 것이 아니냐?”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지난 12월 취임한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은 급진적인 긴축경제를 시행하고 있으며, 단기간 내 재정흑자 및 무역흑자라는 성과를 이뤄냈다.
하지만, 불경기로 인한 급격한 소비 하락과 급여 구매력 저하로 아르헨티나 빈곤율은 지난 연말 44%에서 54.8%로 급등했으며, 이 수치는 단기간 내 회복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연합뉴스]
위 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 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