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완성을 향한 30년 뒤 미래의 일기
B국으로 떠난 용감한 정예병 강마리아 선교사(21)가 이번 헤브론원형학교의 선교보고에서 30년 뒤를 상상하며 쓴 일기를 발표, 청중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안겼다. 하나님 나라의 부흥과 선교완성이라는 분명한 목표를 세우지 않았다면 나올 수 없었을 선교사의 고백을 소개한다. <편집자>
2044년 1월 9일
몇 주 전 주님은 오랜 시간 N국에서 사역하고 있던 나에게 24년 전에 마음으로 품고 밟으며 기도했던 B국에 다시 한 번 가보라는 마음을 주셨다. 내가 있는 곳에서부터 한참 동안 배를 탄 후 드디어 B국에 도착했다. 그 곳에 도착하자마자 만나고 싶었던 용감한 정예병들을 찾아가 맛있는 음식점으로 데려갔다.
맛있는 음식 앞에서 어린아이처럼 기뻐하는 모습을 보이면서도 자기들끼리 관계가 얼마나 치열했는지 어색한 빛이 감돌았다. 이 어린 친구들이 말도 통하지 않는 이 나라에서 꽤나 고생했을 모습이 눈에 선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감한 정예병답게 믿음으로 이 땅에 서 있는 모습을 보니 옛날의 내 모습이 떠올랐다.
28년 전, 같은 팀 안에서 피 터지게 싸운 이야기들. 재정이 넉넉하지 않아서 자신이 먹고 싶었던 붕어싸만코를 포기하고 다른 지체가 먹고 싶어 했던 인절미를 사서 사랑을 나누었던 이야기. 침대에서 레슬링을 한 이야기들. 또 매일 드리는 기도와 예배를 통해 우리에게 찾아왔던 어려움들을 어떻게 이겨냈었는지 그들에게 나눴다.
그렇게 내 이야기를 듣는 동안 그들은 언제 관계 싸움을 했냐는 듯이 서로를 보며 웃었다. 주님은 정말 우리의 부족함과 연약함에도 불구하고 그 분의 일을 신실하게 행하시며 질그릇 같은 우리를 통해서도 그분의 영광을 나타내심을 보게 되었다. 물론 나의 용감한 정예병 시절을 돌아보아도 정말 주님은 그러했던 것 같다.
28년 전 친구, 선교사가 되다
집으로 돌아와 B국에 살던 시절 함께 학교에 다녔던 친구인 ‘킴’에게 연락했다. 당시 그녀는 레즈비언이었다. 사실 이번 전도여행을 왔던 이유 중 하나가 바로 ‘킴’을 만나기 위해서였다. 그래서 이곳에 오기 전 아주 어렵게 이곳 선교사님들과 학교를 수소문해 그녀의 연락처를 알아냈다.
신호음이 가고 드디어 그 친구가 전화를 받았다. 나는 킴에게 나의 소식을 전하며 요즘은 어디에 살고 있는지 물었다. 지금 내가 B국에 왔는데 꼭 만나보고 싶다고 했다. 그러자 킴은 자신은 지금 주님의 부르심을 따라 C국에 있다고 말하며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한 채 자신이 만난 복음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자신이 어떻게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 영접하였는지 그리고 어떻게 주님의 부르심을 받고 C국까지 나아가게 되었는지…. 수화기를 들고 있는 나의 손이 떨렸고 나는 기쁨의 눈물을 주체하지 못했다. 전화를 끊자마자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고 하나님께 감사 기도를 드렸다. 정말 주님이 하셨다는 고백밖에 나오지 않았다. 아무래도 이번 여행이 C국까지 이어질 것 같다.
감격스러운 날이 지나가고 다음 날 B국의 동역자들을 만나기 위해 가장 먼저 이 땅에 복음의 문이 활짝 열릴 수 있도록 도와주었던 이레를 찾아갔다. 이레는 지금 L대학에서 신학 교수로 섬기고 있었다. 18살, 20살이었던 우리가 벌써 통통한 아줌마가 되어 다시 만났다는 것이 믿겨지지 않았다.
그리고 이레는 나에게 20년 동안 있었던 많은 사건들을 들려주었다. 무려 4번이나 경찰에게 붙잡혀 간 이야기. 함께 생활하던 ○○○선교사님이 B국에서 추방된 이야기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땅 B국에서 하나님을 믿는 백성들이 점점 늘어나던 것을 목격한 이야기. 그리고 핍박이 가장 절정에 이르렀을 때, 마침내 하나님이 기적처럼 이 땅에 복음의 문을 활짝 열어 마치 요나 선지자의 외침을 듣고 회개했던 니느웨 성과 같이 진정한 회개와 돌이킴이 있었다고 했다.
게다가 그 당시 B국 대통령은 하나님 앞에 무릎을 꿇고 이 땅을 올려드렸다고 했다. 한때 버려진 땅이라고 불렸지만 이제는 하나님의 땅이라고 불리는 이 땅! 하나님을 찬양할 수밖에 없다.
이레의 이야기를 들으며 과거 핍박이 가장 강했던 때의 B국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리고 약 24년 전, 샬롬이 나에게 보냈던 편지가 떠올랐다.
이 땅에 복음의 문이 열리고
내가 그곳을 떠난 뒤, 열악한 상황이 계속됐다. 많은 선교사님들은 추방되고 교인들은 다 지하로 숨어들어갔고 오직 기도밖에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하지만, 복음의 불꽃은 거기서 멈추지 않고 핍박 속에서 더욱 굳건해졌으며, 교인들은 흩어진 곳에서도 복음을 전했다는 편지 내용이 기억났다.
그때 열방기도센터에 들어가 눈물로 B국 땅을 주님께 올려드렸던 기억이 난다. 핍박이 더욱 심해져 거의 웬만한 선교사들은 모두 B국에서 추방되고 많은 교회들은 불타고 철거되던 그 시절. 주님께 부르짖었던 그때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 이후 주님은 당신의 교회를 흩으심으로 이 땅에 복음이 선포되게 하셨다. 누가 이 일을 알았으랴! 주님은 참 신실하시다.
내일 일정을 짜며 먼 하늘을 바라보았다. 오늘따라 하늘에 별이 많다. 희미한 구름 뒤에 달도 밝게 비추인다. 곧 다시 오실 우리 주님만 사모하게 되는 밤이다. 속히 모든 나라와 족속이 주께 돌아와 저 구름을 타고 오실 예수님의 길을 함께 예비하게 될 것이다. 마라나타! 우리 주님 곧 오시리라. 아멘! [복음기도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