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년 사하라 이남 폭력·분쟁 격화 맞물려 급증
삶 터전 잃고 피란처 전전…난민과 달리 국제사회 보호 부족
지난해 수단 내전과 가자지구 전쟁 발발 등의 영향으로 전 세계 ‘국내난민'(Internally Displaced Person)의 수가 관련 집계 시작 이래 최다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위스 제네바에 본부를 둔 ‘국내난민감시센터'(IDMC)는 14일(현지시간) 발표한 연례 보고서에서 2023년 말 기준 전 세계 국내난민 수가 7천590만명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이는 2022년 말의 7천110만명에서 더 늘어나 2008년 관련 집계 시작 이래 최다에 해당한다고 IDMC는 설명했다. 전세계 국내난민 수는 2018년 말(5천3만명) 이후 5년간 51% 증가했다.
국내난민이란 전쟁 등 각종 무력 분쟁과 폭력사태, 재해 등으로 삶의 터전을 잃고 나라 안의 다른 지역으로 쫓겨간 사람을 뜻한다. 국경을 넘어 다른 나라로 가는 일반적인 난민(Refugee)과 달리 국제사회의 보호를 받지 못한다.
작년 한 해 국내난민들이 강제로 이동한 횟수는 모두 4천690만건이었다. 같은 사람이 여러 차례 쫓겨났을 경우 각각의 이동을 따로 계산한 결과다.
이 가운데 분쟁·폭력에 의한 이동이 2천50만건, 재해·재난에 의한 이동은 2천640만건이었다.
분쟁·폭력에 의한 강제이동 건수의 약 3분의 2는 수단, 민주콩고,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나왔다.
지난해 4월 내전이 발발한 수단에서 지난해 600만건의 국내 강제이동이 있었다. 한 해 동안 발생한 강제이동으로는 2022년 우크라이나(1천690만건)에 이어 역대 2위에 해당한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는 지난해 340만명의 국내 강제이동이 발생했다. 작년 말 기준 가자지구의 국내난민 수는 170만명으로 파악됐다.
또한 지난해 재해·재난에 의한 강제이동의 3분의 1은 홍수와 지진으로 큰 피해를 본 중국과 튀르키예에서 발생했다.
작년 말 기준 전체 국내난민 7천590만명 가운데 6천83만명은 분쟁과 폭력으로, 770만명은 재해·재난으로 삶의 터전을 떠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별로는 수단(910만명), 시리아(720만명), 콩고민주공화국(670만명), 콜롬비아(510만명), 예멘(450만명) 등의 순으로 많았다.
지역별로는 전체 국내난민의 거의 절반이 아프리카 사하라 이남 지역에 살고 있었다.
IDMC는 “최근 2년 동안 분쟁과 폭력으로 집을 떠나야 하는 사람들의 수가 놀라운 수준으로 늘어난 것을 목격했다”며 “분쟁과 그로 인한 파괴는 수백만 명이 삶을 되찾는 것을 막고 이는 종종 수년 동안 계속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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