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힌두 민족주의 사상인 힌두트바 이념과 정치가 네팔 전역으로 확산되면서, 3000만 명에 달하는 네팔에서 기독교인에 대한 공격이 잇따르고 있다고 크리스채너티투데이가 12일 전했다.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올 3, 4월에 기독교인을 표적으로 삼아 공격한 사건이 최소 5건 이상 보고됐다.
지난달 카트만두에서 사람들을 위해 기도했다는 이유로 체포된 키란 타파(Kiran Thapa)는 “네팔의 힌두교 스와얌세박상(HSS, 힌두교 민족주의 단체)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그들은 힌두교를 보호하기 위해 소셜 미디어 등을 통해 기독교를 비하하고 기독교인을 비방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3월, 타파는 소수의 외국 기독교인들과 함께 현지 힌두교도들이 깊이 숭배하는 세계 종교 유산인 파슈파티나트 사원을 방문했다. 이들이 사원에 들어선 이후 무릎과 허리 통증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노부부를 발견했다. 이들은 노부부의 동의를 얻어 그들을 위해 기도해 주겠다고 제안했고, 그리고 기도 이후 노부부가 치유됐다는 소식을 전해왔다. 그 사건을 계기로 많은 사람들이 이들에게 기도를 요청하고 치유를 받았다고 알렸다.
타파는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기도를 요청해야 했다.”고 말했다.
두 명의 승려가 이들에게 기도를 요청한 후 자신들도 육체적 고통에서 치유됐다고 알리자, 한 경찰관은 이들에게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하려면 힌두교 사원을 떠나라고 말했다. 그들이 떠날 때 손을 움직이지 못하는 한 남자가 그들을 따라 나섰다.
그들이 힌두교 사원에서는 이 남자를 위해 기도할 수 없다고 하자, 그는 길거리까지 따라나왔으며 그 자리에서 기도하자, 그는 자신이 치유됐다고 말했다. 이 일은 사원 밖에서 일어난 일이었지만, 이 사건에 대해 경찰관은 분노하며 반응했다.
타파에 따르면, 그 경찰관은 자신에게 소리를 지르며 갑자기 체포했다.
타파는 “그들은 나를 죽여서 강바닥에 아무도 모르게 묻어버리겠다고 협박했다. 경찰관은 ‘법이 내 손을 묶지 않았다면 당신을 죽여서 여기에 묻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리고 타파는 앉거나 잘 곳도 없이 극도로 열악한 감옥 환경에서 24시간을 보냈다. 타파는 먼저 수감된 사람들이 자신을 화장실 근처에 앉게 했고, 화장실 배설물은 감방으로 쏟아져 나오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당국은 타파가 성경을 배포하고 있다는 허위 진술로 타파를 고소했던 사원 관리자들이 타파의 아내의 요청으로 고소를 취하한 후 그를 석방했다.
몇 주 전, 사잔 슈레스타(Sajan Shrestha) 전도사는 페이스북에 ‘힌두 황제 군대’라는 뜻의 극단주의 단체인 HSS의 조직원들이 기독교인을 공격적으로 괴롭히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올라왔다고 말했다.
폭도들은 군중을 조롱하며 성경을 찢으라고 요구했다. 성경을 찢은 한 사람을 제외하고는 모두 저항했고, 찢어진 성경을 발로 짓밟아야만 했다. 그런 다음 극단주의자들은 성경을 모두 쌓아놓고 불을 질렀다. 그들은 불을 둘러싸고 “자이 슈리 람”(라마왕을 찬앙하라)과 같은 구호를 외쳤다.
자신도 2월 12일 친 힌두교 성향의 기자와 사복 경찰 2명에게 괴롭힘과 구금, 심문을 당한 슈레스타는 “이 모든 일을 겪은 우리 형제들에게 정말 안타깝다”고 말했다.
지난 2월 초, 힌두교 성향의 그 기자는 인도에서 네 번째로 인구가 많은 도시인 랄릿푸르에서 전도지를 배포하던 두 명의 젊은 기독교인 여성을 협박한 후 슈레스타의 이름을 얻어냈다. 하지만 현지 기독교인들이 항의하자 당국은 슈레스타를 경찰 구금시설에서 석방했다.
슈레스타는 “역사적으로 네팔의 힌두교도들은 인도의 힌두교도들에 비해 비 힌두교인들에 대한 공격성이 훨씬 낮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네팔 남부의 인도 국경과 가까운 테라이 지역에서 우려스럽게 이러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슈레스타에 따르면 4월 말부터 시작되는 인도 총선을 앞두고 인도 힌두교 극단주의 이데올로기가 힘을 얻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나렌드라 모디(Narendra Modi) 인도 총리의 바라티야 자나타당(BJP)이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네팔 힌두교 단체를 재정적으로 지원해 의도적으로 종교적 긴장을 조장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지난 3월, 호주인 7명과 네팔인 4명이 테라이 지역의 한 마을을 방문하던 중 다른 마을의 힌두교 단체가 주민들을 기독교로 개종시키려 한다고 비난하며 공격적으로 맞섰다. 이후 마을 주민들은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팀 전원을 체포했다.
또한 체포된 지 몇 시간 만에 약 40명의 군중이 경찰서를 둘러싸고 힌두교가 대다수인 지역에서 설교를 했다며 기독교인들을 기소할 것을 요구했다.
카트만두에서 3일 동안 구금된 호주인들은 네팔을 떠나라는 요구를 받았다. 그러나 네팔 정부는 아데시 구룽(Adesh Gurung), 비젠드라 무키야(Bijendra Mukhiya), 푸르바 라마(Phurba Lama), 시완 라이(Siwan Rai) 등 네 명의 네팔인을 3주 넘게 감옥에 가뒀다.
네 사람은 개종을 금지하는 2015년에 채택된 네팔 형법에 따라 기소됐다. 2017년에는 더 엄격한 개종 금지법이 통과됐으며, 이에 따라 최대 5년의 징역형과 최대 5만 네팔 루피(375달러)의 벌금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호주인 중 한 명은 “법에 따르면 벌금은 최대 5만 네팔 루피까지 부과될 수 있지만, 네 명의 기독교인은 각각 15만 네팔 루피의 보석금을 내고 석방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재판이 시작될 때까지 네 사람은 보석 기간 동안 3개월마다 법원에 출두해야 한다. 재판이 시작되면 판결이 내려질 때까지 한 달에 한두 번씩 열리는 모든 법정 날짜에 출석해야 한다.
폭도들의 격렬한 반응에 놀랐다는 호주 선교사는 과거에는 마을의 기독교인 가정을 아무 문제없이 방문했는데, 인도 힌두교 급진주의자들이 국경을 넘어와 폭력을 선동하면서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지역 전체가 지난 6개월 동안 더욱 반기독교적이고 기독교인들을 제거하려는 열의를 보이고 있다.”며 “힌두 극단주의자들은 기독교인을 신고할 사람들을 조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마을에 있는 누군가가 우리를 신고했는데, 순식간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드는 것을 보고 놀랐다. 이들의 마음은 극단화 되고 있다. 우리를 둘러싸고, 급히 모여 경찰에 신고하는 태도는 인도 국경에서 증오와 극단적인 사고방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네팔에서 힌두교를 홍보하는 단체인 HSS는 인도에서 공부하던 중 인도 힌두 민족주의 단체인 국민의용단(RSS, 라쉬트리야 스와얌세박상)의 이념에 노출된 몇몇 네팔 학생들이 1992년경 네팔에서 설립한 단체다.
HSS는 인도의 RSS와 거리를 두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RSS는 HSS를 국제적인 조직으로 간주하고 있다. 45개국에 750개 지부를 두고 있는 HSS는 영국, 미국, 캐나다 등 영어권 국가는 물론 독일, 노르웨이, 덴마크, 핀란드 등 유럽 국가에도 지부를 두고 있다.
타파는 “HSS는 빠르게 세력을 확장하고 있으며 힌두 민족주의를 조장하고 있다. 안타깝게도 그들은 종종 기독교인을 부정적인 시각으로 묘사하며 자신들이 더 나은 선택인 것처럼 묘사한다.”며 “이로 인해 기독교인이 부당하게 표적이 되는 사건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네팔에서 힌두 민족주의 서사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는 단체는 HSS뿐만이 아니다. 카트만두 포스트는 현재 네팔에서 최소 100개의 힌두교 단체가 활동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기사를 비롯한 다른 기사에서는 힌두트바 운동을 지지하는 인도를 중심으로 한 외국의 영향도 언급하고 있어 네팔의 정치 지형이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카트만두 포스트의 한 관계자는 지난 2~3년 동안 네팔 전역에서 친 힌두 운동이 크게 증가했으며, 네팔에서 힌두 운동을 장려하는 일부 단체는 자원봉사 단체인 반면 다른 단체는 국내외의 다양한 출처로부터 자금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네팔 원주민들은 전통적으로 힌두교 신앙이 없다. 하지만 많은 힌두교도들은 그들의 신앙만이 부족의 정체성을 보호한다고 설득했으며, 이런 노력이 그들을 변화시키고 있다. 반면 기독교인들은 현지 문화를 지우고 훼손하려는 외부인으로 매도당하고 있다.
인도와 네팔은 문화적, 사회적, 경제적으로 강한 유대 관계를 맺고 있다. 1950년과 1960년에 경제 협력 강화와 무역 증진을 위한 협정을 체결했다. 국경이 개방되어 사람과 물품의 자유로운 이동이 가능해 네팔은 인도의 주요 수출 대상국 중 하나다.
인도는 교육, 인프라, 에너지, 농촌 개발 등의 분야에서 네팔에 상당한 규모의 해외 투자와 개발 원조를 제공하고 있다. 양국은 최근 인도 정부가 네팔의 프로젝트에 최대 2억 네팔 루피(1500만 달러)까지 직접 자금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협정을 체결했는데, 이는 기존 프로젝트당 5000만 루피 한도보다 증가한 금액이다.
슈레스타는 네팔 기독교 지도부가 기독교 공동체에 대한 갑작스러운 박해 증가를 당국에 제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푸시파 카말 다할(Pushpa Kamal Dahal) 총리와 인권 단체를 방문하여 이러한 사건에 대해 항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급진적 힌두교의 부상에도 불구하고 네팔의 인구조사에 따르면 지난 10년 동안 기독교 인구가 6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2011년 인구조사에 비해 무슬림, 기독교인, 키랏족(히말라야 원주민)이 소폭 성장한 것에 비해 힌두교와 불교 신자는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힌두교는 여전히 80%를 넘지만, 그 비중은 81.3%에서 81.19%로, 불교는 9%에서 8.2%로 감소했다. 반면 이슬람교는 4.4%에서 5.9%로, 기독교는 0.1%에서 1.76%로, 키랏교는 2.81%에서 3.17%로 증가했다. (네팔에는 바하이, 본, 자이나교, 프라크리티, 시크교와 같은 소수 종교도 있다.)
*용어 설명
힌두트바– 힌두교 근본주의를 기반으로 한 이념이나 정치 운동이다. 이것은 힌두교를 국가적, 정치적, 문화적으로 우월시하려는 이념이다. 힌두트바 운동은 종종 인도에서 극단적인 정치적 및 사회적 변화를 추구하는데 관련되어 있으며, 때로는 이로 인해 다른 종교나 사회 집단에 대한 억압이나 갈등을 초래할 수 있다.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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