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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의 가족에겐 생명줄”…英 BBC, 탈북자 북한행 송금 조명

▲ 탈북민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한국이 탈북자들의 북한행 송금에 고삐를 죄면서 북한에 남은 가족의 ‘생명줄’이 끊길 위기라고 영국 BBC 방송이 전했다.

BBC 방송은 29일(현지시간) 탈북민이면서 10년 넘게 송금 브로커 역할을 해온 황모씨와 부인 주모씨 등을 인터뷰해 이같이 진단했다.

황씨가 주장하는 데 따르면 탈북민들이 북한에 남은 가족에게 돈을 보내는 것은 복잡하고 어려운 일로, 한국, 북한, 중국에 걸쳐 브로커와 배달원 여럿이 투입된다고 한다.

통상 탈북민의 북한행 송금은 우선 탈북민이 국내 브로커에게 송금한 원화를 중국 브로커를 통해 위안화로 환전한 뒤 북측 브로커를 거쳐 국경을 넘어가 북한 내 가족에게 전달하는 방식이다.

원칙적으로는 이는 속칭 ‘환치기’ 방식의 자금 반출이어서 외국환거래법 위반에 해당한다.

이같은 송금은 받는 사람 입장에서도 큰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고 BBC는 전했다.

만약 북한에서 이러한 일로 적발되면 정치범 수용소로 잡혀갈 위험이 있으며, 특히 2020년부터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지시로 브로커 단속이 강화됐다는 것이다.

주씨는 “북한 내 브로커 수가 몇 년 전과 비교하면 70% 넘게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한국도 이전과 달리 최근 들어 송금 브로커를 상대로 경찰 수사가 심해졌다고 BBC는 전했다.

BBC는 “왜 한국이 브로커 단속을 시작했는지 확실하지는 않다”면서도 “한 탈북민 지원 변호사에 따르면 올해부터 대공 수사권이 국정원에서 경찰로 넘어오면서 ‘과잉된 열의’를 보이는 게 원인일 수 있다”고 짚었다.

이처럼 한국과 북한 양쪽에서 압박이 심해지면서 북한 내 가족들의 생명줄인 자금 송금이 끊길 수도 있다고 BBC는 내다봤다.

하지만 황씨 같은 브로커들은 송금을 중단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송금은 북한을 무너뜨릴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며 “송금과 함께 남한 소식이 들어간다. 이것은 김정은이 가장 두려워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탈북자인 김모씨도 만약 북한행 송금이 단속받는다면 자신이 직접 중국으로 가 북한에 두고 온 부인과 두 아들에게 돈을 건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화물 트럭 기사로 일하며 일주일에 닷새는 트럭에서 숙식을 해결한다면서 이렇게 번 돈을 최대한 아껴 매년 북한으로 400만원을 보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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