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에서 보는 이슬람(90)
무슬림들의 성탄절 인사
최근 무슬림들 사이에서는 “메리 크리스마스”라는 성탄 인사를 아랍어로도 사용하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다. 간단하게 “행복한 크리스마스!”라는 뜻으로, 기독교인 친구들에게, “크리스마스 싸이드!“라고 말한다. 그러나, 무슬림들이 성탄의 의미를 알아서가 아니라, 자기가 살아가는 환경에서 기독교 문화에 대한 존중의 인사 정도라고 보아야 한다.
무슬림들에게 예수는 누구인가?
무슬림들에게 예수는 매우 중요한 예언자 중 하나이다. 예수의 순수하고 도덕적 삶이 존중받는다. 하지만, 예수를 알라의 아들이나 신성을 가진 존재로 절대 보지 않는다. 이 때문에, 성탄절이 예수의 신성을 기념하는 날로 여겨지는 것에 대해 무슬림들은 종교적으로 다른 시각을 가질 수 있다. 심지어 한때,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파트와'(이슬람 학자가 이슬람법에 따른 의견이란 뜻으로, 파트와는 법적 판결이 아닌 종교적 의견이지만, 가끔 법 이상의 권위를 갖고 있으며, 꾸란과 샤리아에 따라 결정된다)를 통해서 성탄 인사를 사용하지 말라고 발표한 바도 있었다.
그러나, 문화적으로 보면, 세계 여러 지역에서 무슬림들도 현지 문화에 맞게 생활한다. 예를 들어, 서구 국가나 기독교 문화가 강한 국가에서는 무슬림들도 성탄절의 일부 문화적 측면으로 가족 모임, 선물 교환, 축제의 분위기 등을 즐기기도 한다. 이는 종교적 의미보다는 사회적, 문화적 참여의 형태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종교적으로 보면, 무슬림 대부분은 성탄절을 종교 행사로 기념하거나 축하하지 않는다. 오히려 무슬림들은 이슬람의 주요 축제로 단식절기를 끝내고 보내는 ‘이드 알-피트르(Eid al-Fitr)’와 희생절 행사인 ‘이드 알-아드하(Eid al-Adha)’에만 의미를 둔다.
한편, 무슬림 커뮤니티와 개인은 다른 종교의 중요한 날을 존중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는 기독교인 이웃이나 친구들에게 성탄절 축하 메시지를 보내거나, 공식적 행사에 참석하는 것을 포함할 수 있다. 이들의 이런 태도는 다양한 종교가 공존하는 사회에서 자주 보인다. 결국, 무슬림들은 각자가 성탄절에 어떻게 반응하고 참여할지는 개인의 선택에 달려 있다. 일부는 종교적 신념에 따라 이를 전혀 기념하지 않는가 하면, 다른 이들은 사회적, 문화적 차원에서 이를 참여하고 즐기기도 한다.
‘꾸란’에는 ‘예수’를 하나님이라고 생각하나?
꾸란(Qur’an)에서 예수를 하나님이라고 지칭하지는 않는다. 꾸란에서 예수(아랍어로 ‘이싸’)는 중요한 예언자이자, 메신저로 언급되고 있지만, 신성을 가진 존재나 하나님의 아들로는 부르지 않는다. 이슬람의 기본 교리 중 하나는 ‘타우히드(Tawhid)’라는 개념이다. 이는 ‘알라’의 단일성을 강조하는 말이다. 이슬람교는 ‘알라’ 이외의 어떠한 존재도 신성을 가질 수 없다고 가르치기 때문에 예수를 포함한 모든 예언자는 ‘알라’의 사자로서 존중받지만, 신적 지위는 부여받지 않는다. 비록, 꾸란의 예수가 놀라운 기적을 행했으며, 순수하고 도덕적 삶을 살았다고 기록되어 있지만, 이 모든 것이 알라의 뜻과 능력에 의해 이루어졌다고 설명한다. 그러므로, 무슬림들의 예수는 ‘알라’의 중요한 메신저로서 존중받지만, 절대 ‘알라’와 동등하거나, 알라로 여겨지는 일은 절대 금한다.
7세기 당시, 이슬람교의 창시자 무함마드는 기독교인들 사이에서 그리스도의 성품(Nature)에 관한 신학적 논쟁을 보면서 예수를 가리켜 메시아(꾸란 3:45, 47)이면서 알라의 말씀, 진리의 말씀, 알라로부터 온 영(靈), 알라의 선지자 등으로는 받아들였으나 알라의 아들이라는 사실은 받아들이지 않았다(꾸란 4:171). 이는 오히려 알라의 신성을 모독 내지는 추락시킨다고 생각했다.
그러므로, 모든 무슬림은 예수의 십자가를 통한 인류의 구속 사건을 전면으로 부인하고 있다. 무슬림들은 예수(이싸)의 동정녀 탄생은 인정하고 믿지만, 예수의 십자가 죽음을 부인한다. 무슬림들은 알라의 예언자로서 예수가 십자가에 달려 죽었다는 사실에 대해서 알라의 실패로 생각한다. 알라에 의해 보냄을 받은 예언자 이싸가 십자가에서 죽은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에 따라 모든 무슬림은 인간의 죄를 짊어지신 어린 양으로 우리를 위해 대속하심으로 하나님과 우리를 화평케 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
예수의 십자가 사건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의미는 기독교 신학에서 가장 중요한 원죄를 부정하는 것이요, 이는 그리스도의 대속, 중보, 희생, 속죄 같은 기독교의 근본 신학을 전면 부인하고 있음을 뜻한다. [복음기도신문]
김종일 | 전)국립 앙카라대 교수, 현)아신대(ACTS) 중동연구교수, 한국외대, 장신대 신대원, 국립 이스탄불대 역사학 석사 및 박사 | 저서: ‘밖에서 본 이슬람, (1)무슬림 이해하기’, (2022, 라비사북스). ‘벌거벗은 세계사(경제편)’, 공저, (2023, 교보문고), ‘하나님의 운동(Motus Dei)’, 공역(2024, 라비사북스), ‘밖에서 본 이슬람, (2)이슬람 이해하기’, (2024, 라비사북스, 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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