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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망이면 어때? 하나님을 찬양하다 놀면 되지!

사진: 김봄 제공

[선교 통신]

매주 토요일 오후 3시 즈음이면 그레이스 선교센터 마당으로 아이들이 한두 명씩 모인다.

주일예배 특송을 연습하기 위해 만사를 제치고 달려오고 있는 주일학교 찬양단 프레이즈(praise)팀 아이들이다.

초등학교 3학년부터 중학생까지 다양한 나이별의 아이들이 팀을 이루고 있는 프레이즈 팀은 찬양팀이라고 해서 특별한 자격이 있거나 팀원들이 고정된 것은 아니다.

토요일에 연습만 한다면 모두에게 프레이즈 팀원의 자격이 주어진다.

5월 21일 주일예배 때 처음으로 특별순서로 예배를 섬긴 이후, 지금까지 많은 아이가 프레이즈 팀이 되어 찬양을 올려드렸다.

어른과 아이 포함 50여 명 정도가 예배를 드리는 탄자니아 시골 마을 작은 교회를 통해 하나님이 특별하게 일하고 계시는 중이다.

처음부터 찬양팀을 구성하려고 했던 것은 아니었다. 크리스마스 때만이라도 특별한 예배를 드려보는 건 어떨까 싶어서 아이들을 모집했는데 어른들보다 더 바쁜 아이마다 사정이 있어서 여의치가 않았다.

그런데도 몇 주 동안 적게는 두 세 명 많게는 네 다섯 명의 아이들이 찾아와서 찬양과 율동을 연습했었다. 음악 수업이라곤 받아보지 못했던 아이들은 생전 처음 박자와 음정을 맞추고 나 혼자가 아닌 함께 하모니를 맞춰서 찬양하는 법을 배웠다.

몸 가는 데로 리듬에 몸을 맡기고, 자신의 목소리만을 냈던 아이들에게는 생소한 경험들이었다. 그렇기에 아이들을 가르친다는 것이 하나의 도전이었다.

아이들은 몇 번 하지도 않고 어렵다고 안된다고 주저앉기가 일쑤였다. 게다가 꾸준하게 오는 아이들이 없었고 말도 제대로 통하지 않았다. 하지만 잘해야 한다는 마음만 비운다면 아이들과 기쁘게 누릴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래 엉망진창이면 어때? 이렇게 우리끼리라도 모여 하나님 찬양하다가 놀면 되지’라는 생각이었는데, 교회 담당 선교사님께서 주일마다 아이들을 특송으로 세우는 게 어떻겠냐는 제안을 하셨다.

사실 몇 주 모여 연습을 한다고 했지만, 간식 먹고 노는 시간이 더 많았는데, 특송이라니. 특송은 특송이라는 명칭답게 특별하게 잘해야 하며 그렇기에 엄청나게 연습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 나는 난감했다.

선교사님은 아예 찬양팀을 만들어 보는 것도 괜찮지 않겠냐고 하셨다.

선교사님은 잘하고 못하는 것이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아이들이 연습하는 과정을 통해 다듬어지고 찬양의 기쁨을 누리며 세워지기를 원하셨다.

그냥 오는 아이들끼리 찬양하며 노는 시간쯤이라 생각했던 나는 ‘네’라며 쉽게 대답하지 못했지만 억지로라도 순종해야 하는 것쯤은 알고 있었다.

그런 시간을 거쳐 5월 21일 주일예배 때 처음으로 쿰바야라는 곡의 찬양 특송으로 예배를 섬기게 되었다.

하얀 와이셔츠로 맞춰 입은 아이들은 난생 처음 사람들 앞에서 찬양한다는 게 떨렸는지, 전날 연습했을 때보다 더 못했다. 세상에 저런 오합지졸이 있나 싶을 정도로 우왕좌왕 헤매는 모습에 나는 찬양의 기쁨을 누릴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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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김봄 제공

그런데 안절부절 좌불안석이었던 이는 나 혼자뿐인 듯, 교인들은 처음 공연을 하는 아이들의 모습에 모두 다 기뻐하며 열광했으며 아이들은 한눈에 봐도 즐거워하며 찬양을 하고 율동을 했다. 여기저기에서 할렐루야 아멘 소리가 터져 나왔고 함께 춤을 추는 교인들도 있었다.

비록 한국에서는 흔한 신디사이즈나 드럼 한 대 없고 음향시설은 생각도 할 수 없는 오직 목소리와 몸짓만으로 올려드린 어린아이들의 찬양을 하나님은 세상 그 어떤 찬양보다 기쁘게 받으셨다.

첫 공연 이후, 도전받은 아이들이 서로 프레이즈 팀에 참여하겠다며 자원했지만 아쉽게 지금은 7명의 아이만이 꾸준하게 연습에 나오고 있다.

무슬림 국가에서 믿는 부모에게 태어난 아이들이기에 토요일에 연습하는 것도 주일예배를 드리는 것도 가능한 일이다.

주일마다 아이들은 이번 토요일은 꼭 연습하겠다며 그래서 다음 주일 예배 때는 자신도 프레이즈 팀이 되어 찬양하겠다며 약속한다.

하지만 토요일은 평일날 학교에 가느라 하지 못했던 일을 하는 아이들은 약속을 지킬 수가 없다.

프레이즈 팀 첫 시작을 함께 했던 네에마는 어린 두 동생을 돌봐야 했고, 연로한 할머니와 사는 메리는 밀린 집안일을 해야 했다. 아버지와 단둘이 사는 로버트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예배를 드린다는 자체가 큰 위험이 따르는 무슬림 가정의 자이투니는 토요일에 연습만 하고 갈 때가 허다하다. 평일에는 히잡을 쓰고 다녀야 하는 자니 투는 그렇게라도 예배를 대신하고 싶어한다.

그런 아이들의 사정을 알기에 찬양을 올려드리는 기쁨만큼이나 함께 무대에 서지 못한 아이들을 향한 안타까움도 있다.

그래서 오후에 있는 선데이 스쿨에는 아이들 모두가 무대에 올라와 오전 예배 때 프레이즈 팀이 했던 곡으로 찬양한다.

동작이 틀리고 음정과 박자가 맞지 않더라도 그게 무슨 상관이 있겠는가?

매주 새로운 찬양을 배운 아이들은 아는 찬양이 많아졌으니 그만큼 기뻐 뛰며 찬양하는 시간도 길어졌다. 그만큼 하나님은 더 기뻐하셨을 것이고, 그만큼 아이들은 하나님께 닿아가고 있다. [복음기도신문]

탄자니아=김봄(기록하는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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