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이거 너무 심한 것 같아.(ㅠㅠ)”
아내가 큰 소리로 나를 부른다.
아내 이민정 선교사가 어제 사하 한 여자 아이의 머리를 보고서 몇 시간 동안 머리카락을 깨끗하게 하는데 참 어려웠다. 이 아이는 지난 2개월 정도 농사일을 하느라 학교에 오지 못하다가 며칠 전부터 사하로 복귀했다.
그때도 집을 가보니 신발도 없고 옷도 변변치 않아 해서 급하게 신발과 옷가지를 사줘서 그나마 오게 된 것이다. 사 준 옷만 입고 며칠째 학교에 온다. 이 아이는 피터의 여동생이다.
그런데 머릿속에 ‘이’와 ‘서캐(알)’가 상상을 초월하게 많은 것이다.(ㅠㅠ)
그리고 머리를 얼마나 안 감았는지 완전 떡이 되어서 빗을 사용해도 빗어지지 않을 정도이다.
머리를 빗기는 데만 한 시간 이상 소요되고 샴푸로 감기고 이 잡는 약을 머리에 뿌리고 다시 이를 빗으로 털어내는 일을 몇 시간째 하는 모습을 보면서 여자 아이가 어떻게 살았는지 생각해 보니 아내도 마음이 무척 힘들어한다.
거기에 머리 두피에 핏자국, 작은 누더기 같은 것들이 보일 정도이다.
떡이 된 머리카락도 잘라 주고, 머리 감겨주고, 이까지 잡으면서 돌보는 모습에 다시금 선교사의 자세를 발견하게 된다. 그래도 용감하게(?) 아이를 돌보는 것을 보면서 감사하게 되었다.
오늘 아침에 그 아이의 머리에 다시 한번 약을 치고, 돌봐야 할 것 같다. 한번으론 안될 듯하다.
난민촌 아이들은 개인 위생과 청결이 매우 열악하다. 보건 예방 교육을 더 강조해야 하는데, 문제는 주변 환경이 따라 주지 않는다.
어제 한 집에 심방 갔는데, 세상에 이 더운 날씨에 15일 간 물이 안 나와서 씻기도 어렵단다. 물 펌프가 고장, 그래서 나는 급하게 전기 수리자에게 연락해서 오늘 중으로 고쳐 달라고 부탁을 했다.
총체적 난국! 멀티 플레이를 하지 않으면 사역이 감당이 안 될 것 같다.
오늘 왠지 아이들의 머리들을 쳐다보며 들쳐 보게 될 것 같다.(ㅠㅠ)
맡겨진 사람들을 잘 돌보고 주님의 마음을 배우게 하소서. [복음기도신문]
레바논=정바울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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