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멕시코 현장 목소리…”악한 약물” “잘못 쓰면 독” 정의 다채
미국과 멕시코를 찾아 ‘청소년 마약’ 문제의 해법을 모색해온 연합뉴스 이슈팀은 현장에서 다양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마약 중독은 처벌이 아닌 치료의 영역에 속하는 일로, 중독자를 가두거나 처벌한다고 달라지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많았다.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민간 중독 치료시설이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정부 지원이 선행돼야 한다는 주문이 나왔다.
투약과 달리 마약을 제조·판매하는 이들은 엄하게 처벌해야 한다는 견해가 지배적이었다. 유통 고리를 끊어야 마약이 일상을 파고드는 일을 차단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현장에서 만난 이들은 무엇보다 예방에 주목했다.
청소년들이 호기심, 또래의 권유로 이른 나이에 마약에 손을 대는 경우가 많은 탓에 학교에서 실효성 있는 예방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예방 교육을 마약에 관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는 동시에 거짓 정보와 신화를 버리는 과정으로 봤다.
이슈팀은 현장 인터뷰 참여자에게 공통적으로 마약의 본질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저마다 ‘마약은 ○○○이다’라고 정의한 답변에는 현장에서 쌓아온 전문가적 식견과 학교 예방 교육을 통해 얻은 확신, 교육자로서 청소년에게 전하는 당부, 중독자로서 악몽 같았던 기억, 마약밀매 조직을 향한 경고 등 소중한 의견이 담겼다.
이들이 말하는 마약에 대한 정의를 한데 정리해봤다.
▲ “마약은 당신을 돌이킬 수 없는, 나쁜 길로 이끄는 존재다.” (레티시아 라미레스 아마야, 멕시코 연방 교육부 장관)
▲ “마약은 나를 노예 상태로 만드는 것이다. 신체·정신적으로 모든 게 자유롭지 않게 된다. 마약만 추구하게 되기 때문이다.” (로렌 리, 미국 ‘아시아계 미국인 약물남용 프로그램'(AADAP) 책임자)
▲ “마약은 잘못 쓰면 독이 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교육과 치료가 중요하다.” (앙헬 프라도 가르시아, 멕시코 ‘청소년 통합 중독예방 센터'(CIJ) 총괄)
▲ “마약은 사람의 의지보다 강할 수 있다. 자기 의지로만 회복하기는 무척 어려울 수 있다.” (이원준, 미국 ‘한인타운 청소년회관'(KYCC) 약물치료사)
▲ “마약은 사탕과 같다. 먹으면 중독이 된다.” (마누엘 카스티요 루이스, 멕시코 CIJ 코요아칸 지부장)
▲ “마약은 단 한 번이 차이를 만들고, 당신의 남은 인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심지어 죽음을 야기할 수 있다. ‘하나의 약이 당신을 죽일 수 있다'(one pill can kill)이라는 슬로건을 들어본 바 있다. ‘난 한 번만 하는 거야, 단지 한 번 시도할 뿐인데’라고 말하더라도 이 슬로건을 인정하는 게 좋을 것이다.” (수전 체이더스, 미국 LA카운티 교육청 프로젝트 디렉터)
▲ “마약은 악한 약물이다. 계속하다 보면 죽음에 이를 수 있다.” (히메나, 멕시코 ‘에드문도 오 고르만’ 중학교 3학년생)
▲ “마약은 너의 꿈과 삶을 끝장내는 것이다.”(앙헬리카 오캄포, 멕시코 중독치료 전문대학 학장)
▲ “마약은 병이다. 고치기 힘든 병이다. 그럼에도 치유가 가능하다.” (한영호, 미국 LA나눔선교회 목사)
▲ “마약은 뇌를 손상시키는 물질이다.” (미리암 카리요 로페스, 멕시코 CIJ 예방국장)
▲ “마약은 굉장히 위험하다. 마약 판매상에게 우리가 아주 세밀하고, 강력하게 단속하고 있다는 사실을 당부하고 싶다.” (매슈 홀, 미국 국토안보수사국(HSI) 샌디에이고 부지부장)
(양정우 구정모 이상서 기자·이건희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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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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