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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오피아 통신] 다시 내전 시작… 교회로 사람들이 찾아오다

▲ 에티오피아 서북부 암하라주에서 파노 민병대와 정부군 교전으로 지난 4일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사진: 유튜브 채널 FRANCE 24 English 캡처

또 다시 암하라 지역에 비상 사태가 선포되었다. 비상 사태를 일단 6개월간 선포했는데 얼마가 될지 모르겠다. 8월 4일에 선포된 비상 사태로 암하라 주 전역에 인터넷은 차단되었다.

드디어 벌어질 일이 벌어졌다. 연방군과 암하라 민병대인 파노군이 8월 2일부터 본격적으로 내전에 돌입했다. 내전의 시발은 8월 1일 데브레 타보르 라는 암하라 주에 있는 한 도시였다. 이 도시에서 시작된 내전은 암하라 주의 여러 도시 바하르 다르, 곤다르, 랄리벨라, 데쎄, 데브라 브르한 등으로 신속하게 번졌다. 내전이 발발된 도시들로 향하는 도로와 항공편이 8월 2일부터 약 일주일여간 폐쇄되었었다. 지금은 암하라 지역의 민병대인 파노군을 연방군이 도심외곽으로 쫒아낸 상태이다.

순식간에 도시들은 전쟁터로 바뀌어 버렸다. 파노군과 연방군이 전투를 벌였던 도시들과 그 주변 마을들의 상점들은 파노군이 도심 외곽으로 쫒겨 나가기 전까지 모두 문을 닫았고 사람들의 통행도 불가능해졌다. 모두들 집안에서 수시로 들리는 총소리와 포격소리만 들을 뿐이었다. 물도 전기도 모두 끊겼다. 전쟁통에 밖으로 나갔다가 죽거나 다친 사람도 발생했다.

이 내전이 발생하기 약 두 주 전부터 내가 사는 마을에 파노군이 하나 둘씩 모여 들었다. 그리고 밤마다 집 근처에서 들리던 총소리가 따쿵에서 쒸이익~ 쾅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8월 2~3일 사이에 파노군은 곤다르 공항을 점령해 버렸다. 총소리가 박격포 소리로 바뀌었을 때 아니 갑자기 파노군이 집 근처에 많이 모여 들고 있을 때 감을 잡았었어야 했다. 그러나 워낙 허다한 일이라 모두들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것 같다. 게다가 파노군은 주민들과 친숙했기 때문에 더 더욱 그랬다. 허기야 서로 친인척이니까!

몇 달 전까지 만해도 파노군과 연방군은 일심동체가 되어 티그라이 주를 침공했다. 그런데 이제는 서로가 적이 되어 싸우고 있다. 연방 정부가 전국의 민병대를 해체하겠다고 발표한 것이 이 내전의 도화선이다.

이런 내전이 발발한 원인을 보다 엄밀히 말하자면, 국민들이 연방군을 믿을 수 없기 때문이다. 연방 정부가 몇 종족에 있는 민병대들을 해체하겠다는 결정에 반발하는 주된 이유가 있다. 종족간의 갈등으로 여러 사람들이 죽어 나가도 연방정부가 중재로, 혹은 공권력으로 국민들의 생명을 전혀 지켜 주지 않고 있다는 것을 국민들이 뼈속 깊이 체험하고 있다. 따라서 연방 정부가 아무리 좋은 뜻을 가지고 말해도 국민들은 믿지 않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민병대가 전혀 없는 에티오피아의 서쪽에 있는 베니샹굴 주는 완전히 무법천지이다. 베니샹굴 주는 오래 전부터 종족간의 싸움으로 수 많은 사람들이 죽어 나가서 주민들이 여러 번 연방 정부에게 도움을 요청을 하였으나 지금도 아무런 대책을 세워주지 않고 있다. 아~ 세워준 대책이 있다. 통행금지! 해가 지면 밖을 못나가게 하는 조치! 아주 탁월한 조치이다. 그러니까 밤에 돌아다니다가 다치거나 죽으면 책임 못 진다는 뜻이다. 그럼 낮에 다치거나 죽으면 책임을 져 주었나?

암하라 민병대인 파노군이 이번에 연방 정부군과 싸우는 이유가 하나 더 있다. 티그라이 종족이 연방 정부과 싸울 때 연방 정부는 파노군에게 연방 정부를 도와주면 티그라이 서쪽을 암하라에게 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래서 파노군은 티그라이 서쪽을 연방군과 연합하여 점령했다. 그러나 연방 정부는 티그라이 종족과의 전쟁을 끝내기 위해 티그라이 종족에게 티그라이 지역의 서쪽을 티그라이 인에게 돌려 주겠다고 약속했다. 연방 정부에게 속은 암하라 인의 분노가 이번에 터진 것이다.

이제 암하라 종족 차례이다. 암하라 사람들은 전쟁이 일어나면 어떤 상태가 되는지를 비록 짧은 기간이지만 경험하게 되었다. 물도 전기도 끊어지고 총알이 언제 벽을 뚫고 들어 올지 모르고 언제 하늘에서 포탄이 자신의 집으로 떨어질지 모르는 상황을 경험했다. 그들이 연방 정부군과 연합하여 티그라이 종족에게 겪게 했던 전쟁의 공포와 고통을 이제 그들이 겪은 것이다. 아마 자신들이 이런 일을 겪게 될 줄이야 상상도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티그라이 주에서는 엄청난 일이 일어나고 있다. 소망이 끊어진 많은 티그라이 사람들이 개신교 교회로 돌아오고 있다. 내전 전에는 티그라이 땅에서는 전도는 커녕 자신이 개신교 그리스도인이라고 말조차 못했다. 하지만 이제는 거리에서 예수가 그리스도인이라고 전할 수 있게 됐다. 많은 티그라이 사람들이 제 발로 개신교 교회로 들어오고 있다. 비록 전쟁이라는 아픔을 통해서지만 티그라이 주에는 부흥이 일어나고 있다. 주님께서 하신 일이다.

곤다르 시와 랄리벨라 라는 작은 도시는 암하라 정교인들의 성지들이다. 암하라 정교회 교인들이 가장 애지중지하는 도시들이다. 이 도시 두 곳에서 내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그들의 선조들의 훌륭한 믿음은 온데간데 없고 우상 숭배에 몰두해 왔다. 더 큰 아픔을 겪기 전에 그들이 그들의 참 주인 되신 예수 그리스도께로 돌아오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오라 우리가 여호와께로 돌아가자 여호와께서 우리를 찢으셨으나 도로 낫게 하실 것이요 우리를 치셨으나 싸매어 주실 것임이라 여호와께서 이틀 후에 우리를 살리시며 셋째 날에 우리를 일으키시리니 우리가 그의 앞에서 살리라 그러므로 우리가 여호와를 알자 힘써 여호와를 알자 그의 나타나심은 새벽 빛 같이 어김없나니 비와 같이, 땅을 적시는 늦은 비와 같이 우리에게 임하시리라 하니라”(호세아 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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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인장 열매는 우기 때 난다. 씨는 깨물어 먹지 않고 삼킨다. 열매를 파는 자매의 밝은 웃음이 전쟁의 상흔을 씻은 듯 했다. 제공: 다니엘 정

전쟁의 상흔들

에티오피아 북쪽에 위치한 도시인 메껠레로 가기 위해 곤다르에서 아디스로 온 다음날 곤다르 공항으로 진입하는 도로에서 파노군과 연방군이 전투를 개시했다. 그래서 곤다르(아제조) 공항이 폐쇄됐다. 8월 2일 내전으로 곤다르 공항이 폐쇄되었다. 이런 경우가 벌써 세 번째다.

오랜 만에 찾은 메껠레는 다시 활기를 되찾은 것처럼 보였다. 4년 전에 티그라이 주에서 먹었던 선인장 열매를 거리에서 많이 팔고 있다. 여전히 맛있다. 선인장 열매를 파는 자매의 웃음이 더욱 반갑다. 가격은 4년 전보다 3 배 이상 뛰었다.

그러나 전쟁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전쟁의 상흔들이 보는 이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구걸하는 아이들이 생겼다. 전쟁으로 팔 다리를 잃은 사람들이 보인다. 이전에는 전혀 볼 수 없었던 광경이다. 그렇게 하늘을 찌르는 듯한 콧대가 이제는 꺾여 버렸나? 사람들끼리 싸우는 것을 본 적이 없었던 거리였는데 거리에서 싸우는 사람들을 본다. 그렇게 깨끗하였던 도시의 거리도 이제 여느 에티오피아 도시들의 거리처럼 되었다. 주어진 환경이 그들의 마음을 바꾸었다. 슬픈 현실이다.

집집마다 화단을 치우고 그 곳에 먹을 채소와 과일 나무를 심은 것이 보인다. 전쟁 때 먹을 것이 없어서 고생한 경험에서 변화된 모습이라고 한다.

그러나 다시는 이런 아픔을 겪지 않기 위해서 할 일에 대해서 티그라이 사람들을 특히, 그리스도인들을 만나면서 이야기했다.

무엇보다도 티그라이 인과 암하라 인은 서로 용서해야 한다고, 피해를 입은 티그라이 인이 먼저 암하라 인을 용서하고 용서를 빌어야 한다고 말했다.

티그라이 인과 암하라 인은 그들이 사용하는 언어는 몇 가지 단어들 과 발음만 다를 뿐 같은 문자를 사용하고 같은 혈통을 지닌 이들이다. 그러나 사탄에 속아 서로 싸웠다. 이제는 더 이상 속고 싸워서는 안된다고 오히려 이전보다 더욱 더 사랑해야 한다고 했다. 이것은 우리 주님의 명령이기 때문이다. 그리스도인들이 먼저 사랑하는 일을 해야 한다고 했다.

메껠레에 머물던 어느 날, 연방 정부군와 암하라 민병대 파노군과의 전투가 벌어졌다. 이 소식도 티그라이 사람들로부터 들었다.

메껠레에서 아버지는 암하라 인이고 어머니는 티그라이 인인 청년을 만났다. 이 청년은 이번 전쟁에서 티그라이 편의 군인으로 싸웠다. 그의 아픔은 순수 티그라이 인들과는 비교가 안되었을 것이다. 말 못하는 내면의 갈등과 아픔 속에서 그는 “티그라이 청년들이여! 세상에서 빛과 소금이 되라”라는 구호를 내건 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다. 그에게 나는 복음을 전하며 그를 위해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그의 이름이 “야베츠”이다. 우리 식으로 말하면 “야베스”이다. 그가 좌도 우도 아닌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자녀로서 주님의 뜻을 품고 지경을 넓혀 가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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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난 이후 부흥하고 있는 에티오피아 교회. 제공: 다니엘 정

[복음기도신문]

에티오피아=다니엘 정(본지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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