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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 참사 급증… “튀니지 어부 그물에 이민자 시신이”

▲ 나무보트에 탄 이민자들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3일간 시신 15구”…1~5월 지중해 이민자 6만여명
1~2주만에 시신 200구 수습해 묘지·영안실 포화

튀니지의 어부 오사마 답베비(30)는 최근 그물을 끌어 올릴 때마다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물고기 대신 이민자들의 시신이 딸려 오곤 해서다.

21일(현지시간) 영국 BBC 등에 따르면 올해 들어 유럽에 발을 딛으려는 이민자들이 늘어나면서 지중해에서 비극적인 끝을 맺는 이들도 급증하고 있다.

10살 때부터 튀니지 동부 해안에서 고기를 낚아온 답베비는 최근 사흘간 그물망에 걸려든 시신이 총 15구에 달했다고 전했다.

그는 과거 함께 그물을 던지던 어부들 대부분이 밀입국 브로커에게 거액을 받고 배를 팔아넘겼다고 말했다. 이러한 어선들은 크기가 매우 작은데, 수많은 이민자가 몰려들면서 위험천만한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올해 1~5월 지중해를 넘은 이민자는 작년 동기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난 6만5천명에 달했다.

그중 튀니지는 리비아에서 이민자들을 상대로 한 각종 범죄가 자행되면서 새로운 거점으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유엔난민기구에 따르면 올해 1~4월 난민선으로 튀니지 해안을 떠나 이탈리아에 도착한 이민자는 2만4천명 안팎이다.

튀니지 국가방위군은 올해 1~3월 튀니지 항구도시 스팍스 인근 난민선에 탑승한 이민자 1만3천명이 해안으로 돌려보내졌다고도 밝혔다.

유로폴은 코로나19 팬데믹의 종식, 튀르키예를 통하는 육로 폐쇄 등으로 인해 지중해 이민자가 급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카이스 사이에드 튀니지 대통령이 지난 2월 공개적으로 아프리카 남부 출신 흑인 이민자에 대한 혐오 발언을 내놓으면서 탈출을 부추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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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튀니지 해안경비대에 의해 멈춰선 난민선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수만명의 이민자들 가운데 끝내 유럽 땅을 밟지 못한 이들은 스팍스 외곽 묘지에 묻히고 있다.

올해 초 단 1~2주 만에 스팍스에서 200여명이 시신이 수습됐고, 2014년 이후 지중해를 건너려다 사망한 이민자들은 2만7천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역 보건 당국 관계자 하템 셰리프는 “병원 영안실에는 최대 35~40명만 수용할 수 있다”며 “원래 같으면 충분할 테지만 수많은 시체가 몰려오면서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뛰어넘었다”고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최근 영안실에 시신 250구가 들어왔으나, 공간이 부족해 온도를 낮춘 ‘참사실'(catastrophe chamber)에 시신을 겹겹이 쌓아 보관하고 있다.

상당수 시신은 신원 확인이 되지 않고 있어 DNA 검사 결과를 저장해둔 상황이다. 유족들이 DNA 대조를 통해 가족의 시신을 찾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다만 유럽연합(EU)은 이러한 현실보다는 이민자 유입을 막는 데 우선순위를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BBC는 전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달 초 튀니지에 10억유로 상당의 금융 지원을 제안했는데, 승인될 경우 그중 10분의 1은 밀입국 대책에 사용될 전망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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