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아프리카 기니의 민영 매체들이 군정의 최근 언론 탄압에 항의하는 시위로 23일(현지시간) 하루를 ‘언론 없는 날’로 선포하고 뉴스를 공급하지 않았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현지의 민영방송 이스페이스 TV와 칼락 TV는 이날 뉴스 방송 시간에 빨간색, 노란색, 녹색의 기니 국기를 배경으로 두 손이 쇠창살을 밀어내고 하단에는 ‘기니 언론 없는 날’이라고 쓰인 화면을 송출했다.
기니뉴스 등 다른 민영 매체들도 대부분 홈페이지에 이와 같거나 비슷한 구도와 내용의 화면을 띄워 놓았고, 라디오 방송국은 음울한 느낌의 다양한 음악만 계속해서 들려줬다.
기니 군정이 최근 아프리카비전그룹이 소유한 두 개의 라디오 방송국을 폐쇄하고 인기 있는 웹사이트와 소셜미디어에 대한 접근을 제한하며 “국가 통합을 저해하는 미디어는 모두 문을 닫겠다”고 위협한 데 대한 반발이라고 AFP는 설명했다.
그러나 우스만 가우알 디알로 통신부 장관은 아프리카비전그룹에 대한 단속이나 인터넷 차단을 부인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기니에서는 무리하게 3선 개헌으로 장기 집권하던 알파 콩데 대통령이 2021년 9월 군부 쿠데타로 쫓겨나고 마마디 둠부야 대령이 이끄는 군정이 들어섰다.
당시에는 대다수 국민은 물론 야권 인사들도 쿠데타를 인정했으나 군정이 작년 5월 모든 시위를 3년간 금지하고 민정 이양을 지연시키면서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애초 민정 이양 전까지 과도 통치 기간으로 3년을 제시했던 군정은 국내와 역내 블록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ECOWAS) 등의 반대로 지난해 10월 이를 2년으로 단축했으나 반발하는 야권이나 언론에 대한 압박은 지속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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