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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통신] 우간다에서의 첫 발걸음

사진: 조순희 선교사 제공

4월 22일 우간다에 도착하고 어느덧 2주가 되었다. 그런데 느낌은 한달 넘게 이곳에 있던 것 같다.

김일석, 이애수 선교사님들의 환영을 시작으로 첫날부터 우간다의 선교사님들을 만나게 하시고 한인교회 예배와 선교사 협의회의 신학위 세미나프로그램에 참석했다. 김 선교사님은 지방에서부터 오신 선교사님들과 인사시켜 주시고 틈 나는 대로 우간다에 대해 말씀해 주셔서 조금씩 이곳에 대해 알아가고 있다. 이곳 선교사님들을 처음 만나면서 표정들이 매우 밝아 보이셔서 좋았다.

이곳에 처음 도착하였을 때 좀 겁이 났다. 캄팔라에서의 며칠 후 거처할 루가지로 이동했다. 아프리카의 실크로드라는 도로 즉, 우간다와 케냐의 나이로비, 뭄바사 항구까지 잇는 도로를 따라 이동했다.

캄팔라에서의 익숙지 않은 아프리카 사람들이 그들과 다른 외국인(백인, 무중구)을 의식하여 힐끗힐끗 쳐다보는 것도 좀 겁이 났다. 시내에서의 정글과 같은 교통상황을 보면서도 간담이 서늘했다.

이곳은 도로에 중앙선이 없어서 자동차와 이곳 교통수단인 수많은 보다보다(영업용 오토바이), 영업용 밴/택시(마따뚜?)가 뒤엉켜서 아슬아슬하게 오는 방향 가는 방향 없이 끼어들어서 곡예를 한다. 사고가 안나는 게 이상하게 느껴질 정도다.

어찌어찌 캄팔라를 벗어나 여러 시간 달려 루가지 읍내에서 진창길에 빠지면서 고전하는 과정을 거쳐 밤중에 기빙트리스쿨 컴파운드에 도착했다. 사방은 캄캄하고 불이 없는데 늑대 울음처럼 우는 개들의 소리가 들렸다. 불이 안들어온다. 김 선교사님이 사무실로 쓰시던 공간을 나에게 거주 공간으로 허락해 주셔서 짐만 대충 집안에 넣어 놓고 컴파운드 꼭대기에 위치한 선교사님들 댁에서 머물다가 솔라전기 작업이 되면서 짐정리를 했다.(엊그제 솔라전기에 문제가 생겼는지 불이 안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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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조순희 선교사 제공

이곳에서 지내는 동안 생각되는 것 중 하나는 우간다의 도로 형편이다. 우기인 지금 연일 비가 오는데, 깊숙이 패인 포장 도로와 비포장 도로가 질퍽해지면 차가 진흙탕에 빠지기 때문에 움직이기가 어렵다.

내가 사는 루가지는 수도 캄팔라에서 두 시간 정도 걸리는데, 어제 캄팔라에 도착하기까지 6시간 여가 걸렸다. 한국의 명절 때처럼 도로 위가 주차장인 상태로 계속 있었고 나중에 보니 갑자기 쏟아진 비로 인해 도로가 범람하고 급류가 형성되어 보다보다들이 넘어지는 것도 보였다.

루가지의 진창길과 캄팔라의 정글 같은 도로 상황을 보면서 가슴이 답답해졌다. 나는 장롱면허 16년차이고 겁이 많아서 이곳에서 운전을 할 수 있을까 싶은데 앞으로 이곳에서 보다보다(영업용 오토바이)를 타고 기빙트리스쿨에서 루가지까지, 또 루가지에서 캄팔라까지 마따뚜를 타고 이동해야 할게 답답하게 느껴진다. 이건 나의 인간적인 반응이다. 선교지라는 것을 감안해도 이곳에서의 삶이 얼마나 척박하게 느껴지는지 모르겠다.

한편으로 지금까지 내가 얼마나 좋은 환경에서 많은 것을 누리며 살아왔는지를 생각하게 된다.

또 하나 놀라는 게 있다. 이곳 우간다의 물가다. 물가가 한국보다 결코 싸지 않다. 특히 공산품은 거의 수입품이라 한국보다 더 비싸다. 처음 왔을 때 캄팔라에서 포장테잎을 하나 샀는데 한국돈으로 2800원 정도를 주고 샀다. 물론 품질은 한국 것과 비교할 수 없다. 물건도 별로 없지만 또 그 가격이 만만치 않아서 선뜻 사지 못한다. 한국의 다이소가 얼마나 이곳에서 아쉬운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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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조순희 선교사 제공

어제는 이제 집에서 스스로 밥 해 먹고 살아야 해서 가스렌지를 샀다. 중국산이 싫어서 인도산을 샀는데 30만 실링이 들었다. 한국돈으로 10만 원 정도 된다. 가스통도 앞으로 사야 하는데 가스 들어 있는 게 18만 실링이라고 한다. 한국돈으로 6만 원 정도이다.

오늘 인터넷 사용을 위해 저렴하다는 라이카에 등록하기 위해 갔는데 네트워크가 다운되어 헛걸음하고 사려던 공유기도 품절이고 판매도 안한다고 하여 어제 다 못 본 장을 보러 몰에 갔다. 두 번째 간 까르푸에서 많은 중국 제품들이 들어와 있는 것을 보았다. 또 한국의 다이소 상품같은 것들이 한국보다 훨씬 비싸게 팔리는 것을 보고 억울한 마음에 선뜻 구매하기 어려웠다. 장갑 때타올은 한국에서 천 원하는 것인데 여기서는 거의 한국돈 5천 원 가까이 받는 것을 보았다. 고추장을 파는데 한국인을 겨냥했는지 태양초고추장이라고 한글로 써 놓았는데 제조원은 중국 기업에서 제조했다. 어처구니 없어서 사진으로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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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보다 몇 배나 비싸게 판매되고 있는 생필품과 중국산 제품이 버젓이 고추장의 본고장인 한국제품인 것처럼 한국어를 병기해 판매되고 있다. 사진: 조순희 선교사 제공

10년 전에 차드에 아웃리치 갔을 때 그곳에는 공장이 거의 없어서 공산품은 프랑스 직수입이라 가격이 엄청 비싸다고 들었는데 이곳 우간다도 만만치 않았다. 가난한 나라인데 생필품 물가가 한국보다 비싸다는 게 정말 이해하기 어렵지만 현실이다.

어제는 양념류도 사야 해서 참기름 가격을 물어보았더니 500ml 한 병에 5만 실링이라고 하신다. 한국돈으로 1만 7000원 정도이다. 다른 분은 6만 실링이라고 하신다. 한국돈 2만 원이다. 비싸다고 생각되지만 그래도 한 병 마련할 예정이다. 이곳에서 먹을 수 있는 음식을 해 먹고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것도 중요한 일이니까.

이렇게 물가가 비싼데 우간다인들은 어떻게 사느냐고 질문하니 김 선교사님 말씀이 보통 우간다인들은 그래서 안 먹고 돈을 거의 안쓰고 산단다. 가난한 사람들은 하루에 한 끼 저녁때 먹거나 두 끼 정도 먹는다고 하신다. 마음이 아픈데 나라 전체를 구제할 수도 없고 구제할 능력도 안된다.

(제가 할 수 있는 부분을 주님 안에서 기도하면서 순종하겠습니다)

이곳에 와서 말로만 듣던 말라리아가 얼마나 심각하고 겁나는 병인지를 선교사님께 듣고 알게 되었다. 말라리아는 초기 늦어도 2~3일 안에 말라리아 약을 쓰지 않으면 말라리아균이 급속도로 번식하여 한국인의 경우는 거의 죽는다고 한다. 그래서 몸살 감기 증상이 있으면 바로 검사를 받아야 하고 바로 약을 먹어야 한다고 한다.

이곳에 오신 선교사님들 중에서도 돌아가신 분들이 여러 분 계시고 단기로 오신 젊은 분들 가운데도 한국 돌아간 후에 말라리아인 줄 모르고 있다가 돌아가신 경우도 있다고 한다. 말라리아에 대한 경각심을 갖게 되었다.

(주님이 아프리카의 풍토병에서 이곳의 종들을 지켜주시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이곳에 온 후, 계속 비가 오다가 햇빛이 쨍한 날 루가지에 핸드폰인터넷 개통 때문에 나갔다가 허탕을 쳤다. 장도 좀 보고 했는데 내가 아팠고, 김 선교사님은 열아홉 번째 말라리아에 걸려서 약을 드셨는데도 몸 상태가 아직 회복 중이시다. 이 선교사님도 허리 아프셔서 고생하시고. 선교사님들의 삶을 그대로 짧은 기간에 경험하게 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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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조순희 선교사 제공

나를 부르신 기빙트리스쿨의 기도제목을 나누고 싶다. 한 장로님이 통로가 되어 기빙트리스쿨을 시작하게 하셨고 기빙트리스쿨의 몇 년 동안 주 후원자이셨다고 한다. 그러나 코로나로 인해 하시던 사업이 기울면서 일 년 동안 후원비를 안 보내셨고 연결된 NGO를 통해 지난 4월 더 이상 후원하실 수 없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한다. 그래서 학교운영 재정을 위한 비상한 기도가 필요한 상태이다. 하나님께서 시작하게 하신 이 학교가 주님이 기뻐하시면 계속되게 하시도록 함께 두 손 모아주시도록 기도 부탁드린다.

아직 겁도 나고 모든 것이 생소하지만 이곳에 조금씩 뿌리내리고 정착해야 할 것이다. 나에게 다시 기회를 주신 주님께 감사드린다. (선교지 우간다에 대해 이해가 있으시도록 그냥 지금까지 있었던 우간다에서의 삶의 이런 일 저런 일을 그냥 좀 나누었다.)

나누었던 상황과 형편에 있음에도 그것이 결론이 아니다. 부르신 주 하나님을 주목하고 부르신 선하신 주님이 늘 함께 행하시고 계심을 신뢰하며 믿음으로 나아가도록 이곳 우간다와 우간다인들과 선교사님들과 한인들 모두를 위해 기도를 부탁드린다. [복음기도신문]

우간다=조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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