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확대 놓고 부족간 갈등…인터넷 차단에 발포명령도 내려져
인도 북동부 지역에서 하층민 우대 정책 변경 문제와 관련해 소요가 발생, 당국이 군 병력을 투입하고 발포 명령을 내리며 강경 대응에 나섰다.
5일(현지시간) NDTV 등 인도 매체에 따르면 인도 북동부 마니푸르주에서는 최근 며칠간 대규모 소요가 이어지고 있다.
주 인구의 60%가량을 차지하는 메이테이 부족과 다른 부족 주민 간 격렬한 충돌과 시위가 발생하면서 곳곳의 집과 차량이 불타고 여러 명의 사상자도 발생했다.
당국은 주 내 8개 지역에 통금령을 내리고 인터넷망을 차단하며 대응에 나섰지만 좀처럼 소요가 가라앉지 않자 전날 군과 전투경찰 병력까지 긴급 투입했다.
주 당국은 이어 군경에 극단적인 상황이 발생할 경우 발포하라는 명령까지 내렸다.
아울러 소요가 심각한 지역의 주민 9천여명은 안전한 지역으로 옮겨졌다.
N. 비렌 싱 마니푸르주 총리는 “정부는 법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모든 조처를 하고 있다”며 “주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헌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소요는 지난달 20일 마니푸르주 고등법원이 메이테이 부족을 지정부족(ST)에 포함하라는 결정을 내리면서 촉발됐다.
현재 인도 정부는 하층 카스트 등 취약 계층에 대학교 입학, 공무원 채용, 토지 구매와 관련해 정원 할당 등 여러 혜택을 주고 있다.
카스트 분류에 포함되지 않는 최하층 달리트(불가촉천민)는 지정카스트(SC), 소수 민족은 ST로 지정돼 혜택을 받고 있다.
그런데 이번 법원 결정으로 메이테이 부족이 ST에 새롭게 대거 포함되자 이미 ST에 편입됐던 이들이 불리한 상황에 처했다며 격렬하게 반발, 갈등이 폭발한 것이다.
인도에서는 1947년 독립 후 하층 카스트 지원 정책과 관련한 갈등이 끊이지 않았다.
중·상층 카스트는 더 나은 성적을 얻고도 취업과 진학에서 역차별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등 하층 카스트 지원 할당제는 인도 사회에서 ‘뜨거운 감자’로 여겨져 왔다.
실제로 2016년에는 인도 중층 카스트들이 하층 카스트에만 할당제를 적용하는 것에 반발해 격렬하게 시위를 벌였고 그 과정에서 30여명이 숨지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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