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최근 반년 격전지 공세에서 10만명 사상 추정
“공격쪽이 불리”…대반격 때 우크라쪽 대참사 차례 될 수도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를 상대로 벼려온 대반격이 현실이 되면 사상자가 사실상 ‘대학살’ 수준으로 불어날 우려가 제기됐다.
2일(현지시간)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에서 전사하거나 다치는 러시아 병력이 최근 몇달 사이에 빠른 속도로 치솟을 것으로 백악관은 보고 있다.
이렇게 되면 우크라이나가 그간 별러온 대반격을 실제로 강행하면 ‘대학살’과 같은 상황이 더욱 악화할 수 있다는 게 WP의 진단이다.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전쟁이 시작되면서 최근까지 양측에서 나온 사상자는 36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서방은 추정해왔다.
특히 이같은 사상자 규모는 미국을 필두로 서방 동맹국이 우크라이나에 약속했던 무기 지원을 이행하는 와중에 나온 것이다.
다만 미 당국자들이 내린 결론은 우크라이나가 대반격을 한다고 해도 어느 한쪽의 승리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며, 내년까지 피비린내가 이어지며 “적당한 영토 확보”만 남길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러시아에서 나온 사망자만 해도 지난해 12월 이후에만 2만명에 달하고, 부상자는 8만명 정도라는 게 백악관의 최근 추정치다.
이같은 사상자 중 대다수는 동부 격전지 바흐무트에서 나온 것으로 미 당국자들은 지목했다.
실제로 바흐무트에서는 우크라이나 군의 격렬한 저항을 깨트리려 지난해 말부터 러시아가 민간 용병 바그너그룹 수만명을 밀어넣어 혈투를 이어온 곳이다.
지난해 12월 이후 우크라이나 측 사상자는 구체적 추정치가 제시된 것은 없다.
우크라이나는 사상자 규모를 비밀로 해왔으며 ,이는 지나친 투명성이 자칫 전쟁 동력을 떨어뜨리고 여론의 지지를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같은 입장은 미국도 마찬가지다.
미 정부는 우크라이나 손실 규모를 공개하는 것을 공식적으로 꺼려왔다.
다만 미 정보 당국은 2월 말 유출된 기밀 문서에서 지난해 2월 개전 이후 우크라이나 군 전사자는 1만7천명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같은 기간 러시아 전사자는 4만2천500명으로 문서에서는 추정됐다.
문제는 지난해 12월 이후 피바람이 분 곳이 바흐무트뿐만이 아니라는 점이다.
미국 싱크탱크 외교정책연구소(FPRI)의 군사 분석가인 롭 리는 러시아 군이 도네츠크 소도시 부흘레다르와 마린카, 루한스크주 크레민나 등에서 사망자가 불어나는 상황에 직면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그는 “공격을 하는 입장이 되면 보통 더 많은 사상자가 나오게 된다”면서, 우크라이나가 만약 대반격을 실행한다면 이는 전사자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양측은 바흐무트에서 물고물리는 소모전을 이어가면서도 여전히 표면적으로 강대강 대치를 고수하는 모양새다.
미 당국자들은 올해 1월 우크라이나에 바흐무트 철수를 제안하기도 했으나 우크라이나 측은 바흐무트의 상징적 중요성을 여전히 강조하고 있다고 익명의 미 당국자가 말했다.
러시아 또한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사상자의 빈자리를 비숙련 병력으로 대체하려 할 가능성이 있다.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은 2일 미 외교전문 매체 ‘포린 어페어스’ 인터뷰에서 러시아 전체 사상자가 20만∼25만명에 이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지도력이 부족하고, 훈련이 제대로 안됐으며, 장비가 부족하고, 지속력이 낮은” 예비군으로 병력을 충당해왔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위 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 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