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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구 칼럼] ‘끝’이 ‘시작’보다 낫다

사진: Jeremy Lapak on Unsplash

한 해가 저물고 있다. 말 그대로 다사다난(多事多難)했던 한 해를 보낸다. 연말인데도 거리는 스산하고 활기가 떨어져 보인다. 잠시 월드컵의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던 흥분도 가라앉았고, 아파트값은 뚝뚝 떨어지고 있고… 전문가들은 앞으로 한국의 경제가 곤두박질할지 모른다는 전망을 계속 내놓고 있다. K 방산 말고는 수출이 잘 되고 있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별로 없다. 그리고 대학들은 학생 모집에 골몰하고 있지만, 자퇴자들이 한 대학에 수천 명이 되고, 갈길 몰라 방황하는 젊은이들이 대다수다. 또 대학을 졸업해도 갈만한 직장은 별로 없고, 젊은이들은 알바를 투잡, 쓰리잡을 뛰어도 힘들다고 한다. 그럼에도 정치권은 여전히 티격태격하고 있고, 여전히 상대방의 발목잡기, 기득권 사수를 위해 소란하다. 뿐만 아니라 거리에 붉은 머리띠를 띄고 악악 소리 지르던 민노총도 따지고 보니, 몇몇 강성 지도자들에게 회비를 뜯기는 꼴이었다고 한다.

그래도 한 해는 가고 또 다른 한 해에 희망을 걸어본다. 사람들 중에는 시작할 때는 화려하고 멋지게 시작하지만, 끝에 가서는 완전히 망가지고 실패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반면에 시작할 때는 힘들고 어렵고 불가능해 보였지만, 나중에는 아름다운 열매를 맺고 멋지게 인생을 마무리하는 사람들도 있다. 시작도 중요하지만, 끝이 아름답고 좋아야 한다. 뉴욕 존 에프 케네디 공항에서 출발한 비행기가, 인천국제공항에 사뿐히 내려앉아야 성공한 비행기이다. 그런데 14시간의 비행을 아무리 안전하게 비행했어도, 비행기 바퀴가 안 나오든지, 기상이변으로 착륙을 못 하거나 불시착한다면 그 비행은 실패한 것이다. 정치인, 기업인, 목회자, 예술가 중에도 한때는 화려하게 데뷔해 대중들로부터 우레와 같은 박수갈채를 받았으나, 단 한 번의 실수로 거꾸로 추락해서 인생을 망가뜨리는 경우가 참으로 많다. 그래서 우리는 시종여일하고 하나님과 사람 앞에 순결을 지켜가고, 도덕적 하자를 만들어도 안되지만, 나이 들어서 노욕(老慾), 노추(老醜)해서는 안되고, 일생 동안 쌓아온 명예와 아름다운 삶을 한순간에 잃어버리는 수가 참 많다. 그러니 우리 인생도 비행기처럼 랜딩(Landing) 곧 마지막 착륙을 잘 해야 한다.

2022년도가 며칠밖에 남지 않았다. 아픔도 있고 후회도 있지만, 지금까지 여기까지 온 것만 해도 하나님께 그저 감사할 일이다. 여기저기 불만의 소리도 많고, 힘들고 어려운 삶을 사는 사람들도 많다. 그래도 우리는 전 세계 상위권 몇 번째에 속한 나라이다. 우선 전쟁중에 있는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다 깨지고, 망가지고 불에 탄 집을 두고 피난 생활 하고 있는 처지를 생각하면, 그래도 우리는 너무나 좋은 조건에서 삶을 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유럽사람들은 에너지 고갈로 위기에 처해 있다고 한다. 선진국이라고 자부했던 나라들도 가스가 없으니 별도리가 없던 모양이다. 여기저기 홈리스들이 길가에 누워있고, 정부로서도 어떤 뾰족한 대책이 없는 듯하다. 지금 유럽은 러시아의 가스 공급을 줄이는 바람에 춥고 어두운 겨울을 지나야 할 판이다.

또한 휴전선 넘어 북한 김정은의 통치 아래 있는 북한 동포들은 추위와 기아에 폭발 직전이지만, 북의 공산당 지도자들은 하루가 다르게 미사일을 쏘아대고 있다. 전 정부들이 햇볕 정책이니, 우리 민족끼리니 하면서 몰래몰래 김정은 정권을 도왔지만, 지금 돌이켜 보면 모두가 집단사기를 당한 거나 마찬가지이다. 그러므로 종북세력들은 공산주의의 낡아빠진 이데올로기에는 더 이상 희망이 없다는 것을 깨우치고, 이제라도 조용히 반성하며 살았으면 한다. 세상이 바뀌고 시대가 바뀌었는데도, 아직도 옛날 민주화했던 경력을 팔아 정권을 잡아 보겠다는 용감한(?) 정객들도 많다.

2023년 새해는 대한민국의 정치지형도 달라지고, 교계도 달라졌으면 한다. 금년 마지막 주간에, 성경대로 “끝이 시작보다 낫다!”(전도서7:8)는 말씀을 생각해 본다. 비록 2022년에는 좌절과 실망으로 갈지(之)자 걸음을 걸어왔지만, 끝이 좋으면 전부가 다 좋을 것이다. 그러므로 끝을 좋게 하려면 우리 모두가 겸손하게 「하나님 앞에서(Coram Deo)」 자신을 돌아보고, 우리의 연약과 죄를 회개하면서 제야의 종소리를 듣는 것이다. 우리의 걸음이 실수 투성의 삶이었을지라도, 한 해의 마지막을 하나님 앞과 사람 앞에 진지하고 진실하게 자신을 세운다면, 밝아오는 2023년은 말 그대로 희망의 새해가 될 것이다. 그리고 다시 한번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을 묵상해보고 싶다.

“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네 나중은 심히 창대하리라”(욥8:7)는 말씀이다.

새해는 너무 거창한 포부를 말하지 않아도 된다. 쓸데없는 객기를 부릴 필요도 없고, 스스로 영웅이 되려는 욕망도 버리자! 작심삼일(作心三日)의 헛된 꿈과 망상보다는, 하나님께서 주신 소명(召命)을 따라, 한 걸음, 두 걸음 걷다가 보면, 비록 작게 시작한 일이지만 나중에는 창대하게 될 것이다.

꼭 목사 같은 소리만 해서 미안합니다.
연말에 이 말밖에 할 말이 없습니다.
새해에 모두들 주안에서 강건하시고 승리하소서!
독자 여러분! 한 해 동안 참 고마웠습니다.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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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구 박사 | 전 총신대. 대신대 총장. 40여년간 목회자, 설교자로 활동해왔으며, 최근 다양한 국내외 시사를 기독교 세계관으로 조명한 칼럼으로 시대를 깨우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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