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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철 칼럼] “4년 만에 분립 개척하였습니다”

사진: 오영철 선교사 제공

천상의 교회는 불변하지만 세상 교회는 변한다. “범사에 기한이 있고 천하 만사가 다 때가 있나니”라는 솔로몬의 관점은 세상 교회도 포함됨을 기독교 역사가 보여주었다. 지난 2천년 동안 기독교 중심은 계속 변해 왔다. 예루살렘에서 로마로, 그리고 영국에서 미국으로 이동해 왔고 지금은 아프리카가 세계 기독교의 중심이라고 한다. 한국 교회는 범사의 기한에서 어디에 있을까? 한국 교회 현재 모습을 봄이나 여름으로 생각하는 선교사는 없을 것이다.

현재 한국 선교사들은 대부분 한국의 부흥기나 절정기를 경험하고 파송된 선교사들이다. 복음의 열정과 교회의 부흥이 선교지에서도 일어날 것을 소망하며 파송되었다. ‘정치 민주화’와 ‘경제 선진국’을 이룬 국가는 1945년 이후 독립한 국가에서 한국만이 유일하다고 한다. 혹자는 이것을 “세계에서 단 한 편 뿐인 성공 스토리’라고 표현한다. 한국의 이런 ‘극단적 성공’이 한국 교회에도 적용된 것은 하나님의 신기한 은혜이다. 한국의 경제 성장 시기에 한국교회도 성장하였고 선교운동으로 발전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선교지 교회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은 한국 선교사들의 자세는 어쩌면 자연스러운 현상일 수 있다. 선교지 교회도 한국 교회처럼 하면 성장할 것 같기 때문이다. 선교의 많은 동기는 이런 현상과 관련이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갑자기 모판이 흔들리기 시작하였다. 한국교회가 급격히 쇠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은 한국 선교자들에게 모순적인 두 가지 관점을 갖게 하는 것 같다. 선교지의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해결자’의 관점이 여전히 있다. 또 한 편으로는 미래 한국 교회는 과연 선교사들을 얼마나 후원할 것인가라는 질문이 동시에 있다. 한국교회의 현실을 걱정하는 ‘낙담자’의 관점이다. 오늘 만난 힘(HIM) 교회 목회자는 이런 한국 선교사들에게 전혀 새로운 관점을 갖도록 안내하고 있다.

그의 이름은 ‘아팃탄’이라는 젊은 목회자이다. 그는 2018년에 HIM 교회에서 파송되어 ‘항동’에서 교회를 개척하였다. 개척할 당시 8명 정도의 교인들이 시작하였다. 개척한 지 1년이 지났을 때 코로나 팬데믹이 찾아왔다. 개척 교회로서 치명적인 상황이 다가왔는데, 생존만 해도 잘한 상황이었다. 그런데 오늘 놀라운 이야기를 하였다.

“4년 만에 분립 개척하였습니다.”
“교회가 70여 명으로 부흥하였고 작년부터 분립 개척을 준비하였습니다.”
“그리고 지난 7개월 전에 ‘사라피’라는 지역에 30명 정도의 교인들을 파송하여 개척하였습니다.”

2018년에 개척하였으니 4년 만에 분립하여 새로운 교회를 개척한 것이다. 개척 교회는 한국이나 태국이나 어렵다. 선교지의 교회가 자립하여 현지인에게 이양해주면 매우 훌륭한 교회이다. 그런데 이 교회는 자립을 넘어서 또 다시 자립하는 교회를 개척한 것이다.

그 교회 개척자는 소위 ‘개척 성공’이 안 될 요소들이 두루 갖춘 목회자이다. 그는 주 민족인 아닌 소수부족 카렌족 목회자이다. 그가 개척할 때 나이는 고작 27살이었다. 그리고 결혼도 하지 않은 총각이었다. 신학교를 나온 지 얼마 안 되었고 모 교회에서 부교역자 경험도 길지 않았다. 신학교를 다닐 때부터 눈 여겨 보았던 그가 교회 개척을 한다고 했을 때 걱정을 많이 하였다. 그리고 코로나 상황이 3년 동안 계속되었다. 생존만 해도 잘 했다고 할 수 있는데, 교회는 역동적으로 성장하였고 아직도 어린 교회이지만 분립 개척하였다.

사실 이런 분립에 대하여 교인들은 마음이 아프다고 한다.
“개척지로 간 분들과 관계가 깊어져서 나누어지는 것은 가슴 아픈 일입니다.”
“그렇지만 복음을 전파하는 그 곳에도 교회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헤어짐의 아픔은 있지만 복음을 다양한 곳에서 전해야 하는 사명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참 성숙한 자세이다.

더 놀라운 일들이 벌어지고 있었다. 어제는 ‘도이로’라는 지역에서 성탄절 행사를 했는데, 전도가 주목적이었다. 그 마을에서는 처음 있었던 성탄절 행사였는데 70여 명의 타이인들이 참여하였다. 그곳에 이곳에서 전도하여 믿고 있는 초신자들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 곳에도 내년경에는 교회를 개척할 소망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다음주 25일 성탄 주일에는 20여 명의 불교도들을 초청하여 전도행사를 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 교회는 복음 전파와 세계 복음화에 중심을 두고 개척하면서부터 실천하고 있다. 태국인들이 더 많은 이 교회는 31살의 젊은 목회자 부부를 영적인 부모로 여기고 존경하고 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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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오영철 선교사 제공

“그리스도인은 모든 세대의 하나님의 백성과 연결된다.” 앤드루 월스의 위의 이야기는 한국 선교사들에게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그것은 ‘순례자’의 관점이다. 이것은 우리가 세상의 원리와 다른 원리로 살아가며, 그렇게 살았던 모든 시대의 하나님의 백성과 연결된다는 관점이다. ‘아팃탄’ 목회자가 개척한 ‘항동 HIM 교회’는 한국 교회가 직접 개척한 교회는 아니다. 모든 세대의 하나님의 백성과 연결하시는 하나님이 우리와 연결된 교회임을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상 교회의 주인 되시는 하나님의 섭리 가운데 그 교회가 시작되었다. 도저히 안 될 것 같은 상황 속에서 복음이 확장되고 있다. 우리들은 그 목회자와 교회의 헌신과 결실에 박수를 보내고 같이 기뻐할 수 있다. 같이 연결된 식구이기 때문이다.

한국 교회의 약화보다 더 큰 쇠락의 역사가 초대 기독교부터 현재까지 이어졌다. 1950년대 60년대 일반적인 예측은 20세기 후반에는 기독교는 소수로 전락할 것이라고 했다. 그렇지만 하나님의 교회는 더 다양한 세계의 모든 지역에서 퍼져 나갔다. 이제 비로소 기독교는 서구의 종교가 아니라 ‘세계 기독교(World Christianity)’가 되었다. 하나님의 섭리와 시간이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한국 교회의 부흥을 경험하였기에 선교지 교회를 부흥시킬 수 있는 ‘해결자’가 아니다. 우리 한국 교회의 상황이 녹록치 않기 때문이다. 우리는 동시에 한국 교회의 약화 때문에 미래는 어떻게 될까 걱정하는 ‘낙담자’도 아니다. 세계 역사의 주인이시며 교회의 주인 되신 하나님의 역사는 우리의 예측과 상식을 훨씬 넘어서기 때문이다. 코로나 상황에서 교회가 부흥되어 4년 만에 분립 개척한 ‘아팃탄’의 목회 현장은 그 크신 하나님의 신기한 교회 역사를 다시 확인하게 된다. 선교사는 놀라운 하나님의 섭리와 뜻을 겸허히 겸손하게 배워가는 ‘순례자’들이다.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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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철 선교사 | 1995년 GMS 선교사로 태국에 파송된 뒤, 현지 신학교에서 학생과 목회자를위한 교수사역을 감당하고 있다. 이곳에서 소수부족인 카렌족교회가 주민족인 타이족을 위한 선교적 교회를 세우는데 관심을 갖고 이들을 섬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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